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과거사 문제를 취재하던 중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관계자로부터 검찰이 민간인을 범죄자로 만든 사건이 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부실수사가 알려질까 두려워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몰아 감금 협박해 재판에 넘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건을 잘 아는 관계자는 “공안 수사도 아닌데 민간인을 이렇게 수사한 건 처음 본다”고 말했습니다. 알고 있는 정보 조각들을 종합해 피해 당사자를 수소문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8월31일 피해자 이치근씨를 만났습니다. 31년이 지났지만 이씨는 범인으로 몰린 그 날을 세세하게 묘사했습니다. 이씨는 진정서를 관리하던 말단 검찰 수사관이었는데, 상사인 박모씨가 자신의 비위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위조하면서 사건에 휘말렸다고 했습니다. 진범인 박씨가 수사 도중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도망치자, 검찰이 사건을 덮기 위해 관리자인 이씨를 범인으로 몬 것입니다. 검찰은 조사 과정에서 이씨에게 범행을 인정하라며 수일간 잠을 재우지 않고 몽둥이를 들고 위협도 했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증언해줄 진범 박씨의 인터뷰가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이씨로부터 박씨 연락처를 받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박씨는 법무사 생활을 하고 있는 터라 공개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장시간 박씨를 설득했습니다. 31년간 누명을 쓰고 전과자로 살아온 이씨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수차례 설득 끝에 박씨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박씨는 9월15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본인이 진범이며, 검찰이 두려워 아무것도 모르는 이씨를 공범이라고 진술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박씨가 도망친 사이에 이미 이씨에 대한 강압수사가 이뤄진 터라 검찰이 “이씨를 주범으로 진술하라”며 협박했다고도 했습니다. 박씨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진술서를 진실화해위에도 제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박씨가 법무사 생활을 하고 있는 점, 가해 검사들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취재원을 보호하고자 부득이하게 익명으로 인용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치근씨 피해 사건은 경향신문 보도로 처음 알려졌습니다. 조사개시 검토 단계에서 YTN이 이씨 사연을 받아 보도했습니다. 조사개시 후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MBC, SBS, YTN, 문화일보 등이 보도를 실었습니다.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타 보도를 표절한 일도 없습니다.
▲YTN 9월26일: 진실화해위, 검찰 허위 진술 강요 '진정서 위조 사건' 조사 개시 검토
▲연합뉴스 11월28일: 진실화해위, 검찰 허위 진술 강요 '진정서 위조 사건' 조사 개시 검토
▲MBC 11월28일: 진실화해위 '검사 조작의혹 사건' 등 61건 조사개시
▲SBS 11월28일: 진실화해위, 1990년 '검사 조작 의혹' 등 61건 조사 착수
▲YTN 11월28일: 진실화해위, 1990년 '검사 조작 의혹' 등 61건 조사 개시
▲뉴스핌 11월28일: 진실화해위, '1990년 검사 조작 의혹' 사건 등 61건 조사
▲문화일보 11월28일: 진실화해위, 1990년 ‘검사 조작 의혹’ 등 61건 조사개시
▲뉴스1 11월28일: "서울지검 불법 수사로 실형"…진화위, 1990년 검사 위조사건 조사 개시
▲헤럴드경제 11월28일: 진화위, ‘1990년 검사 조작의혹 사건’ 조사 개시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보도가 나간 뒤 당시 서울지방검찰청에 근무하던 동료 직원들이 기자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이씨를 도와 진실화해위에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싶다 했습니다. 이씨의 2년 후배로 그와 같은 사무실 앞자리에서 근무하던 한 동료는 당시 검사가 이씨를 감금 조사하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경향신문 보도를 바탕으로 지난 28일 진실 규명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어 조만간 가해 검사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도 현재 진실화해위를 통해 가해 검사들의 연락처를 확보해 비공식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첫 인터뷰 당시만 해도 이씨에겐 당시 피해를 증명할 증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진범 박씨의 자백이 확인됐고, 증인들도 나타났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치근씨는 국가에 의해 누명을 쓰고 평생을 전과자로 살았습니다. 이씨는 “괜히 이 일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가 다시 보복을 당할까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약자의 목소리를 듣는 게 언론의 본령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권력에 의해 목소리가 묻힐 때 그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보도로 이씨 사건이 공론화하면서 이씨는 31년만에 두려움을 깨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조사가 끝나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기사를 기점으로 매주 1980~1990년대 수사기관으로부터 누명을 쓰거나 고문 등 강압수사를 당한 피해자들을 매주 만나고 있습니다. ‘이윤상 유괴살인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돼 고문당한 이상출씨, 노동운동 혐의로 경찰서에 감금됐다 투신한 복영호씨, 신군부의 ‘불량배 청소’의 피해자 김상철씨와 홍순주씨를 인터뷰해 보도했습니다. 이들 모두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해 조사 개시가 결정됐습니다.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