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19년 3월 <죽음의 격차>라는 제목의 책이 발간됐습니다. 앞서 일본에서는 2017년 3월 <死體格差 解剖台の上の「聲なき聲」より>라는 제목으로 나왔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시체격차 해부대 위의 ‘소리 없는 목소리’에서>입니다. 20년 넘게 3000구 이상의 사체를 부검한 일본의 법의학자 니시오 하지메는 부검대 위에서 ‘격차’를 발견했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요시사>가 만난 법의학자들은 ‘사체는 많은 말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법의학자는 몸에 남은 흔적으로 망자와 마지막 대화를 나눕니다. 니시오 교수는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사체가 대부분 사회적 약자였다고 고백했습니다. 에어컨이 없어 열사병에 걸려 사망하거나 난방을 하지 못해 집에서 얼어 죽는 사건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라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죽음의 격차’ 한 인간에게 딱 한 번 찾아오는 죽음에 격차가 있다? <일요시사>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매일 망자를 마주하는 법의학자를 만났습니다. 연 30만명의 사망자 가운데 부검대에 오르는 사체는 평균 8500명가량입니다. 부검을 할 수 있는 국내 법의학자 수는 30~40명 남짓(2020년 기준)입니다. 1명의 법의학자가 연 평균 250건의 사체를 부검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교실 등을 통해 만난 대부분의 법의학자는 3000구 이상의 사체를 부검했습니다. 법의학자들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이, 가족이 있는 사람보다는 무연고자가 부검대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법의학자들의 경험이 담긴 주장은 2015년 3월1일~2021년 3월31일 국과수와 경찰이 진행한 ‘현장검안 사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강서‧구로‧양천, 경기 부천 등 4개 지역에서 변사사건이 발생하면 국과수 법의관이 직접 출동해 사체를 검안하는 사업입니다. <일요시사>는 6년1개월, 2223일 동안 진행된 1만279건의 출동장부를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출동장부에는 ‘서글픈 죽음’이 가득했습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1149명의 기록은 가난과 좌절, 절망, 편견으로 범벅돼 있었습니다.
1만279명의 죽음은 1만279장의 사체검안서로 갈음됐습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종이 1장이지만 그 안에는 사회가 놓치고 있는 사회적 약자의 비명이 담겨 있었습니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 죽음의 원인, 죽음 이후 등 죽음을 포괄적으로 바라봤을 때 드러나는 분명한 격차는 이미 개인의 영역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출산, 보육, 교육, 의료 등이 사회보장제도로 처리되듯 죽음 역시 개인사가 아닌 사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고아나 이주노동자(미등록 노동자), 무연고자 등 최소한의 애도조차 받지 못한 채 쓸쓸히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사회적 예우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수명의 양과 질을 드러내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에서는 이미 빈자와 부자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삶의 격차는 필연적으로 죽음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결국 이 죽음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다양한 ‘암초’를 등장했습니다. 법과 제도는 이미 20년째 제자리걸음을 걷는 상태였고 의지를 가지고 움직여야 할 집단은 힘이 없습니다. 인력도 없고 권한도 없는 상황에서 사명감만을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관행처럼 굳어진 현행제도는 가끔씩 ‘사고’로 돌아와 국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병사로 판단해 화장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살인사건으로 밝혀진다든가, 노숙자인 줄 알았던 변사체가 사실은 경찰이 쫓고 있던 수배자였다든가 하는 일입니다. 현행제도가 놓친 죽음이 얼마나 많을까요. 국과수 관계자는 ‘얼마나 놓쳤는지도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죽음을 사회의 영역으로 끌고 오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안치실에서 화장장으로 직행하는 ‘직장’ 형태의 장례 절차를 지자체와 논의해 공영장례로 진행하는 사업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직 서울시만 진행 중인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전국 단위 지자체로 확산된다면 ‘애도’ 없이 저승길로 떠나는 망자의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시립승화원에서 공영장례로 치러진 두 ‘이모씨’의 장례식은 일면식이 없는 사람도 망자의 조문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취재진을 포함한 10여명에 가까운 이들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두 무연고자 사망자를 향해 애도를 전하고 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일요시사>는 13편의 지면 기사, 4편의 영상 기사, 1편의 디지털스토리텔링 보도를 통해 죽음에도 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달했습니다. 이제 눈으로 확인된 격차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번 보도를 기점으로 사회적 약자의 죽음에 사회가 눈 돌리지 않도록 관심의 끈을 이어가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서울시립승화원에서 공영장례로 장례를 치른 무연고 사망자 두 분은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현장검안(2016~2021년) 출동장부에 기재된 분들은 익명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모두 직접 현장에 방문했고 취재원을 만나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선행보도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주노동자는 사회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외국인 체류자 수가 200만명에 이르지만 이들의 죽음은 통계 대상조차 되지 못합니다. 이주노동자 부검률 기사는 이들이 얼마나 죽음의 문턱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내국인 부검률(사망자 수 대비)이 3%인 것에 반해 외국인 부검률은 17%에 이릅니다. 최소 5배가 넘는 외국인 사망자가 내국인에 비해 부검대에 오를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보도 이후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 관계자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주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국내 최초로 확인된 자료인 만큼 그 의미가 크다는 말을 전해왔습니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수치로 확인되면서 국민이 적나라한 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슬픈 기대도 드러냈습니다. 해당 이주노동자 단체는 <일요시사> 보도에 담긴 통계를 활용해 이주노동자 인권 개선에 나서겠다고 전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