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 8월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당시 우리 사회는 이들의 죽음을 단편적으로 보도하는 데 그쳤습니다. 국민일보는 이들의 사연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13회가 넘는 기획 시리즈 ‘보호종료, 새 동행의 시작’을 통해 이들이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과 제도적 미비점을 심층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보육원이나 그룹홈 시설 출신의 아이들의 개인적인 일탈로만 여겨졌던 비행 문제들 역시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될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매년 2500명의 보호종료아동이 만 18세의 나이에 시설을 떠나 사회로 내보내집니다.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원하는 경우에는 24세까지 시설에서 지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기존에 사용하던 ‘보호종료아동’이라는 정책용어는 ‘자립준비청년’으로 바뀌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어리고 연약한 사회의 보호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이들은 사회로부터 온전한 자립을 강요 받았습니다.
부모에게 외면당해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은 시설 밖에 나서는 순간 혼자였습니다. 자립정착금 500만원에, 월 35만원씩 5년간 자립지원수당이 지원되지만 평생 용돈관리를 해본 적 없던 아이들은 시설 퇴소 후 계획적으로 이 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국민일보 사회부 사건팀이 만난 대다수의 보호종료아동들은, 기댈 곳이 없어 시설에서 먼저 퇴소한 형이나 누나를 따라 다니다가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의 정착지원금을 노리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첫 회 ‘열여덟 어른에 잔인한 세상’, 그리고 2회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는 청춘’에서는 8월 21일 안타깝게 숨진 광주의 한 대학생의 사연에서 출발합니다. 단순히 ‘보호종료아동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내용으로 보도가 됐지만 국민일보 사회부 사건팀은 이 아동이 생전 어떻게 살았는지, 숨지기 전 어떤 고민을 갖고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따라가봤습니다.
<기사 구성>
국민일보 ‘보호종료, 새 동행의 시작’ 기사는 크게 두 가지 부문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 부문에서는 보호종료아동들이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다만 단순히 ‘어렵다’ ‘힘들다’는 현상적인 접근보다도, 이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 정서적 고립, 분리됐던 기존 가족과 겪는 문제, 시설에서 겪었던 트라우마 등 다각도로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던 두 명을 생전 보호했던 시설 관계자들을 취재했습니다. 숨진 두 청년은 기존에 나왔던 이들의 문제와는 달랐습니다. 시설으로부터 온전한 자립을 한 것도 아니었고, 보호자가 없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온전한 자립도 아니어서) 해줄 수 있는 지원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과 달리, 그 과도기에 있는 청년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곧 혼자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자립지원금을 다 소진했을 때 겪는 좌절감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당장 자립 직후 손에 돈을 쥐어주는 제도보다도, 정서적 안정을 위한 지원과 돈을 안정적으로 벌고 쓸 수 있도록 하는 금융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짚었습니다.
두 번째 부문에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들을 돕는 목사나 NGO, 기업 등을 소개해 보도를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보육원을 운영하는 목사는 자신의 삶을 포기한 자립청년에게 “난 널 포기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냉소섞인 문제점 보도만을 하지 않고 국민일보의 따뜻한 시각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현재 이뤄지고 있는 미담 사례를 발굴해 소개한다는 취지입니다.
한편, 극단적 선택을 하는 보호종료아동의 숫자도 최초 보도했습니다. 3년간 최소 13명의 보호종료아동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막연하게 이들이 사회에서 고립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숫자로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특히 국민일보는 사망으로 자립수당 지급이 중단된 보호종료아동을 찾았고, 이들이 마지막에 머물렀던 시설을 취재해 사망자들의 사연을 전수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사연 취재를 거부한 시설이나 당사자의 지극히 개인적 문제로 인한 극단적 선택 등을 제외한 3명의 사연을 심층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일본과 미국, 영국 해외의 선진 사례도 직접 현지 국가를 방문해 취재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실태조사 연구만 활발할 뿐, 아직 해외 사례에 대한 연구보고서는 없었습니다. 하나하나 현지 관계기관과 주정부기관에 연락을 해 시리즈 취지를 설명했고 취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이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모아질 수 있도록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보호종료아동 20명과 시설 관계자 등을 인터뷰 해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다만 낙인 효과를 두려워 하는 당사자의 경우 실명 보도 대신 익명 보도로 처리했습니다. 당사자 동의를 구한 경우에만 실명과 사진을 사용해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3개월 넘게 이어진 장기 기획시리즈여서 타 매체 반향은 없었습니다. 다만 국민일보가 시리즈 보도의 일환으로 전수 조사했던 ‘극단 선택한 자립준비청년 3년간 최소 13명’ 기사와 관련해서 추가 보도한 언론사는 있었습니다(뉴스1, 12월 5일자 등)
5. 사회에 끼친 영향
가장 큰 변화는 보도 이후 자립준비청년들의 지원이 대대적으로 확대 개편됐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립준비 청년들, 정부가 부모 심정으로 챙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11월 17일 자립준비청년 지원 보완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월 35만원이던 자립수당을 40만원으로 늘리고, 매년 공공임대주택 2000호를 우선 공급해 주거 안정을 돕는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특히 정착금을 계획 없이 써버린 뒤 좌절을 겪는다는 국민일보 보도를 계기로, 금융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500만원씩 분할지급하는 안도 지자체에 권고키로 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립지원전담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국민일보 2022년 9월 15일자 8면)에 따라 시·도 자립지원전담기관 인력을 현 120명에서 내년 180명으로 확충키로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인터뷰는 모두 당사자들의 동의 하에 진행됐습니다. 고인이 된 이들은 유가족과 주변 지인들의 동의를 얻어 취재했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언론중재위 피신청사항, 반론신청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