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 명의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는 없었을까”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를 두고 언론은 처음에는 참사가 어째서 일어났냐에 관심을 뒀습니다. 그리고는 경찰과 소방의 사전 대비가 얼마나 미흡했는지, 참사 이후에 보고 체계는 무엇이 잘못됐고,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에 집중했습니다. 책임을 규명하고 문책을 하는 과정은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취재를 진행하면서 계속 제 머리를 맴돌던 의문은 조금 방향이 달랐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었을까”. 애초에 일어나서는 안될 참사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비극이 시작된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가 가진 시스템이 과연 최선의 방식으로 작동했는지 밝혀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경찰과 소방, 용산구청은 따로 움직였을까”
참사를 취재하며 가장 의아했던 점은 경찰과 소방, 지자체가 서로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따로 움직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정도 규모의 사회적 재난이라면 실시간으로 공조하며 구조 작업에 나서야 할텐데, 그런 게 전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신고 녹취와 무전 내역 등이 차차 공개되면서 그런 의심은 더 커져만 갔습니다. 애초에 참사가 발생한 걸 인지한 시각도 각 기관들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유관 기관들 사이에 소통하는 방법이 없었던 걸까. 이미 ‘재난안전통신망’이라는 시스템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경찰,소방,지자체 등 각 재난대응기관이 하나의 통신망 안에서 소통할 수 있게 하자는 논의에서 나온 시스템이었습니다. 첫 논의는 무려 19년 전,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직후 나왔습니다. 서로 다른 지휘보고체계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해보자는 취지였다고 합니다. 한차례 무산을 겪고, 세월호를 겪고서야 비로소 재난통신망이 본격적으로 구축에 들어갔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1조 5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간 대규모 사업이며, 작년 5월에 이미 개통도 했습니다.
첫 통화는 밤 11시 41분..2초, 10초, 183초
재난안전통신망은 과연 제대로 작동했을까. 시스템이 제대로 설계되고 작동했다면, 각 기관의 대처가 이렇게까지 산발적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참사가 발생했던 10월 29일 밤, 재난안전통신망이 가동된 시간과 총 통화 시간 등을 확보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집요한 요청 끝에 행정안전부로부터 얻어낸 자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재난통신망이 사용된 가장 빠른 시점은 밤 11시 41분. 이미 참사가 발생한지 1시간 반 가량 지난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도 다른 통화망은 다음날 새벽과 오후에 첫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통화시간마저 각각 2초, 9초, 183초. 국민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혈세 1조 5천억을 투입한 시스템이 사실상 방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재발 막겠다더니..“첫 술 밥에 어찌 배부르나요”
행정안전부는 참사 당시 상황전파에 있어 재난안전통신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곧바로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식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거듭 자료요청을 하는 의원실 관계자를 “이게 기사거리가 되냐”고 방해했고, 취재진에게는 “첫 술 밥에 어찌 배부를 수 있겠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 통신망을 사용해야 하는 공무원들이 숙지가 덜 돼서 그런 것 같다”고 변명을 시도했습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세월호 참사같은 사회적 재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출범한 초대형 국가사업이었습니다. 무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약속한 시스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국가도, 국가가 만든 시스템도,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도 바뀐 건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언론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취재를 해나가야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취재원 보호를 위해 신원을 노출하지 않았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공적 업무로 만난 취재원으로 사적인 이해관계 일절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MBC 취재진이 의원실과 함께 공문을 입수해 취재하고, 행정안전부 등 관련기관으로부터 반론을 청취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MBC가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와 취재로 시작된 보도였기에,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습니다. 11월 3일 <뉴스데스크> 단독 리포트로 재난안전통신망이 참사 당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는 걸 밝힌 첫 보도가 나왔습니다. 바로 다음날, 이태원참사 중대본 브리핑에서 “재난통신망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정부가 공식 인정한 이후부터 보도가 쏟아져나왔습니다. 연합뉴스의 긴급 속보 알림을 시작으로, 거의 모든 매체에서 메인 뉴스로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행안부가 전날 MBC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놓자, 이를 분석하는 기사들도 이어졌습니다.
주요 방송사에서도 곧바로 MBC 단독 보도에 대한 추종 보도가 나왔습니다. KBS는 용산구청에 직접 찾아가 재난안전통신망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통신 내역을 확인하는 9시뉴스 리포트를 만들었습니다. 채널A는 메인뉴스에 리포트를 편성하고, 11월 4일자 동정민 기자의 ‘앵커의 마침표’에서도 참사 당시 활용되지 못한 재난안전통신망으로 해당일 뉴스를 마무리했습니다. YTN, MBN, 연합뉴스TV도 같은날 재난안전통신망의 미작동과 관련된 메인뉴스 리포트를 제작했습니다. 행정안전부와 중대본이 지속적으로 개선 관련 피드백을 내놓으면서, 연합뉴스 등 주요 통신사도 계속 관련 보도를 이어나갔습니다. 거의 모든 지면 매체 역시 재난안전통신망에 대한 기사를 꾸준히 담아냈고, 사설을 통해 비판의 메시지를 낸 곳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됐더라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 내용의 문제 제기였기에, MBC 보도 내용 이외의 것을 더 깊게 파고든 심층 기사들도 나왔습니다. 뉴스타파는 2부작을 통해 서울지역의 경찰-소방서에서 사실상 재난안전통신망이 전혀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추가적으로 재확인했고, 주간경향 역시 긴 분량의 기획기사를 실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국가애도기간이었던 11월 3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단독 보도가 나갔습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천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고, 유튜브에서도 16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다음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중대본 브리핑에서는 어째서 재난안전통신망이 가동되지 않았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여기서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버튼만 누르면 유관기관 간 통화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그 부분이 잘 작동이 안됐다”고 인정했습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재난안전통신망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보도 내용이 사실로 보여지고, 효과적으로 구축된 통신망이 재난 상황에서 사용되지 못한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고, 이와 관련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시스템의 문제를 공식으로 인정하자, 정치권에서의 논의로도 확장됐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여야가 한 목소리로 시스템의 미작동에 대해 지적을 이어나갔습니다. 국회 행안위에서는 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현안질의를 했고, 이상민 장관은 “행정안전부에서 총괄하지만, 현장지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해본 적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재난안전통신망이 어째서 작동하지 않았는지 물었고, 이상민 장관이 “재난기관 간 상호소통을 위해 실제 적용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는 어떻게 재난통신망이 작동했는지 재차 지적이 나오자, 결국 “기관 사이 소통에 문제가 있었고, 개선 방안에 대해 즉시 고민하겠다”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1조 5천억원을 투자한 시스템이 작동을 안했는데,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라며 강한 비판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이상민 장관이 개선 방안을 약속한 이후, 빠른 진전이 있었습니다. 최초보도 1주일 만인 11월 10일, 행안부 김성호 본부장이 “재난안전통신망이 당초 목적대로 유관기관 간 통신에 원활히 활용되지 못했다”며 다시 사과했습니다. 다음날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열고 재난안전통신망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행안부는 이태원 참사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은 원인을 파악하고, 현장중심 교육과 관계기관 합동훈련을 통해 재난안전통신망 이용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기사는 MBC 보도국 안에서도 기사의 공익성을 인정받았고, 취재 과정에서도 행안부 담당자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접촉해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했습니다. 또, 확인된 내용만 기사에 반영하는 등 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과정, 그리고 보도 이후 감사원 측의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 피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