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5월 한 신문 1면에는 한 장의 충격적인 사진이 실렸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한 산이 통째로 벌채되어 민둥산이 된 모습이었습니다. 신문은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오래된 나무를 베고 어린 나무를 새로 심으려 한다”면서 “숲을 파괴하는 것은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외국 논문을 인용해 ‘고령목이 탄소 흡수능력이 떨어진다는 산림청 주장은 오류’라는 주장도 폈습니다.
기사를 본 독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산림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숲을 파괴하는 것이 어떻게 탄소중립인가, 새 나무 심자고 오래된 나무를 베는 것이 말이 되는가, 아름다운 산림을 지켜야 한다’ 등의 의견이었습니다. 여론은 ‘정부의 잘못된 탄소중립 정책’으로 모아졌고, 정부도 (노령목을 베고) ‘나무 30억그루 심기’에서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였습니다.
당시 사석에서 만난 산림청 직원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목재를 사용한 인테리어, 목재 소품 등은 좋아하면서 나무를 베는 것은 싫어합니다. 나무를 베지 않고 어떻게 목재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도 그렇게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환경보호를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확산하던 때, 저희팀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목재를 사용하기 위해 나무를 계속 베거나, 나무를 지키고 목재를 쓰지 않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꼬리를 문 질문 끝에 내린 결론은 나무를 베어 쓰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목재를 쓰지 않을 수 있는가 따져봤습니다. 목재 사용은 계속 늘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탄소중립’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가 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전 세계는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말 뿐이 아닌 실질적 행동에 돌입했습니다. 각 국의 탄소중립 정책 중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 것이 바로 목재 사용 늘리기입니다. 쓸수록 고갈되는 광물자원과 달리, 나무는 베어내면 그 자리에 또 심고, 기를 수 있는 순환 가능 자원입니다. 목재로 사용되는 동안에도 탄소를 저장하며 바이오매스 등으로 남김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비닐, 플라스틱, 콘크리트 등 소재와 달리 버려져도 쉽게 썩어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도 다른 소재에 비해 6~30배나 적습니다. 목재가 환경 파괴의 주범인 다른 소재들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자원’이라는 데는 전문가 이견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산림을 보호하고 외국 목재를 수입하면 되지 않을까. 이는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해외 목재를 수입하면 유통 과정이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 국제사회는 자국 목재를 사용해야 목재의 탄소저장량을 인정해 줍니다. 따라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국산 목재, 지역 목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목재 사용을 위해 나무를 베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나무는 20~30년생일 때 가장 활발히 탄소를 흡수하고 이후 탄소흡수 능력이 줄어듭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기준에 따른 것으로 국내 환경단체들도 대부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숲이 오래되면 나무가 병에 걸리기도 쉽습니다. 주변 숲이나 환경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너무 우거진 숲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오히려 생물다양성을 해치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대규모 벌채는 당연히 산림을 파괴하는 행위이며 지양해야 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나무 베기는 산림을 건강하게 가꾸고 탄소흡수 능력을 높여 탄소중립에 기여합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나무를 많이 심고 또 많이 써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저희팀은 이 고민의 과정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민둥산 사진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에서 볼 수 있듯 한국인들은 대부분 ‘숲은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림녹화 사업과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지난 50년간 ‘나무를 베는 것은 죄’라는 인식이 뿌리내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행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지금,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탄소중립 시대, 나무를 다시 생각한다’라는 시리즈를 기획해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총 4회, 5개 지면을 통해 심층 보도했습니다.
보도를 통해 본보는 한국의 산림·목재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성을 제시하고, 본격적인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산림을 건강히 가꾸고, 목재를 많이 쓰자’고 제언했습니다.
<인터넷 주소>
<1회>나무, 써야 할까, 쓰지 말아야 할까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106508492?OutUrl=naver
‘산림 이용=환경 파괴’ 인식 개선… 환경·경제 두토끼 잡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106508552?OutUrl=naver
<2회>‘18층 목조건물’ 콘크리트 빌딩숲 나무가 되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107515019?OutUrl=naver
<3회>지역 삼나무로 지은 학교·도서관… 마을 전체가 ‘탄소저장고’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108515709?OutUrl=naver
<4회>‘푸른 강산’ 강박에 늙어가는 숲… ‘보호→ 순환’ 인식 전환해야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109517636?OutUrl=naver
“다음세대엔 AI 산림감독원 나올 수도”
https://www.segye.com/newsView/20221109517637?OutUrl=naver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취재 지원(3차)을 받아 오스트리아, 캐나다, 일본 현지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세계적 기준에서 한국 산림 정책의 현주소를 살피기 위함이었습니다. 단순한 선진국 사례 소개에 그치지 않기 위해 한국에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국가를 선정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또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의 산림목재정책과 비교해볼 수 있도록 각 국가에서 각기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취재했습니다.
산림·임업계 뿐만 아니라 당초 나무심기를 위한 벌채에 반대했던 환경단체도 입장도 담아 중립적인 시각을 제시하려 노력했습니다. 특히 산림 순환 경영 과정에서 환경을 해치지 않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병행돼야 할 일에 대해서 짚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보도 내용은 본보 영상팀과 협업해 각 회차마다 5분가량의 동영상으로도 제작했습니다. 이를 인터넷 기사와 함께 서비스해 기사를 읽지 않은 독자들도 문제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최근 몇 년 사이 방송, 신문에서 목재 사용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보도는 몇 차례 있었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 관점에서 목재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를 위해 숲을 적극 가꾸고 베어야 한다는, 다소 불편한 부분까지 한꺼번에 다룬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나무를 적당히 베어 산림을 순환시켜야 한다’는 저희 기획의 결론은 ‘산림을 보호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대중의 인식에 반대되므로 여전히 지지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기후위기와 산림] 목재의 재발견...탄소 배출 줄이는 친환경 자재’(11월 24일 동아사이언스), ‘목재가 약하다고? 성능·환경 다 잡은 ‘고기능 건축 자재’(11월17일 경향신문),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사용 급증, 관리 시급’(11월28일 내일신문), ‘유엔식량농업기구, 2050년 목재소비량 37% 증가’(12월 5일 한국목재신문) 등 탄소중립과 목재 사용 확대에 관련된 보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목재 사용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이를 위해 산림 순환 경영이 필요하다는 여론 또한 확산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독자들은 “산림은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순환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신선했다”, “기후위기 시기에 국민들이 알아야 할 정보다”, “이 기사를 보니 왜 오래된 산을 벌목해 가꿔야 하는지 알겠다”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보도 후 임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관계 공무원, 지자체, 사업체 등이 참여하는 연례행사인 ‘우디즘페스티벌’의 발표 요청도 있었습니다. 이에 세미나에 참석해 저희가 취재한 해외 목재친화도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관계자들은 “임업인들이 산림을 파괴하는 사람들처럼 인식돼 억울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보도가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면 좋겠다”, “국산 목재를 많이 써야 탄소중립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정보가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목재를 내장재 뿐 아니라 구조재로도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축계에서도 이 기사에 관심을 가졌고, 특히 시리즈에 언급된 해외사례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와 기사 작성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사내에선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새로운 시도였다. 벌채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어렵고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는 내용을 동영상 제작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 종이신문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좋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