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지난 7월, 부산 지역 문화계에선 희소식이 들렸습니다. 영화 ‘김군’으로 알려진 강상우 감독이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이하 재단)의 10·16 부마항쟁 기념식 총연출을 맡게 되었다는 겁니다. 거기에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한 가수 이랑 씨까지 초대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흔한 관변단체 기념식이 아닌 소위 ‘힙(hip)’한 기념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막상 10월 16일 기념식은 달랐습니다. 장관의 적당한 훈화 말씀에, 지자체 장들은 제대로 참석하지도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강상우 감독을 접촉했습니다. 강상우 감독은 ‘윗선’이 누군지 알아야겠다며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했습니다. 보도로 인해 선한 의도를 가지고 일을 출발시켰던 ‘실무자’들이 고초를 겪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강 감독과 ‘보이지 않는 검열’의 윗선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선 강상우 감독과 재단이 주고 받은 이메일, 녹취파일을 모두 공유받아 재단의 태도가 언제부터 바뀌었는 지 확인했습니다. 그 다음엔 재단의 상위행정기관인 행정안전부가 어떻게 재단에 개입했는 지 증거, 증언을 찾고 시기를 특정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국 강상우 감독이 8번 째 이메일을 주고 받은 시점 (9월 셋째 주)을 기준으로 재단이 강 감독과 이랑에게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노래의 변경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하고 부탁한 사실을 확인했고, 정부 부처 공시·취재원 취재를 통해 9월 2주 차~3주 차에 행정안전부 담당자, 재단 실무자, 국무총리실 산하 부마항쟁진상규명위원회가 만나 회의를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그 회의 이후 기념식에서 가수 이랑 씨의 <늑대가 나타났다> 라는 노래를 뺄 수 있냐는 압박이 시작된 겁니다.
이후 강상우 감독과 재단 이사 간의 나눈 통화 내역을 분석해 “행안부가 재단의 예산 줄을 잡고 있어서...” 라는 통화 내역을 확보하였고, 행정안전부 담당자와의 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간접적인 외압이 있었다는 맥락을 짚어냈습니다.
검열인가 아닌가에 대한 회사 내부에서의 토론도 있었습니다. 국가가 주최하고 후원하는 기념식이면 국가가 주도하는 대로 이끌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상우 감독이 처음 감독 직을 맡았을 때의 이메일을 보면 다릅니다.
재단의 제안을 받은 강상우 감독은 관변행사처럼 치러지는 기념식이라면 연출을 맡지 않겠다고 고사했지만, 재단 측은 ‘청와대나 윗선의 개입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며 강 감독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두 번의 고사 끝에 강상우 감독은 총연출을 맡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상우 감독과 가수 이랑 씨에게 인건비가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인건비 지급은 용역업체의 몫’ 이라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서 말입니다. 30여 통이 넘는 이메일과 20여 통이 넘는 전화로 업무 지시, 조율은 모두 재단과 직접적으로 해놓고,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예술가를 교체한 뒤, 계약서에 명시한 사업비는 용역업체를 통해 받으라는 태도. 어쩌면 과거 빨간 줄을 쫙쫙 그어놓고 ‘지우라’고 윽박지르는 것보다 검열은 더 진화했을 일입니다. 산하기관을 통해 ‘알아서 기라’는 암묵적 압박과 돈을 통해 길들이려는 방식 말입니다.
결국 이러한 행태는 새로운 시대의 검열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두 개의 기사로 나눠 ① ‘노래 빼라’는 검열의 모습 ②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행사비를 주지 않는 ‘갑질 행태’를 지적하는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실명 취재원이 얼굴을 드러내고 인터뷰 하였습니다.
② 이해관계 없습니다.
③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제작했습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부마항쟁 기념식에 가수 섭외해 놓고 본인 곡 대신 "희망찬 곡 부르라" 한 행안부/한국일보/11월 23일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공연에 이랑과 늑대의 ‘하울링’이 필요한 이유/경향신문/11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가수 이랑 씨의 인터뷰/MBC/11월 25일
-이랑 “행안부, 내 곡에 명백한 검열… 법적 대응”/국민일보/11월 25일
-‘검열이 나타났다’…가수 이랑, 노래 문제삼은 행안부에 법적 대응/한겨레/11월 27일
-VIP가 ‘늑대’냐고? 착각은 자유입니다만…/시사IN/11월 28일
-'건전가요' 시절 떠오른, 행안부 주연의 기막힌 '촌극'/오마이뉴스/11월 28일
-“가수 이랑의 노래 교체, ‘검열로 느낀다’가 아니라 검열 그 자체”/미디어오늘/11월 29일
-검열이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한겨레21 레드기획/12월 2일
5. 사회에 끼친 영향
기사가 나가고 나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이 일었습니다. 우선 영상 기사 조회 수는 169만 뷰(12월 7일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두 개로 쪼개어 나간 기사에 달린 댓글은 각각 2762개, 5760개(12월 7일 기준)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3000개의 좋아요 댓글을 받은 글은 ‘검열을 해놓고 검열이 아니라고 말해버리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을 해야합니까? 이것이 어째서 검열인 것인지 차근차근 가르쳐주어야 하는 겁니까?’ 입니다. 뿐만아니라 SNS에서는 위 기사가 공유되면서 오히려 노래를 더 알리고 듣자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늑대가나타났다 #정치검열반대 가 그 키워드입니다.
또 가수 이랑 트위터는 100건 이상 리트윗 되었습니다. 추종 보도의 인용까지 살피면 리트윗 300건이 넘어갑니다.
우선 행정안전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검열은 아니다’고 “밝은 느낌의 기념식이 되길 원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SNS를 통해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검열을 의식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와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는 가수 이랑을 지지하는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또 가수 이랑 씨와 강상우 감독은 박근혜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았던 하주희 변호사를 선임해 국가손배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문제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문제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