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① “유망주 은퇴 기로”..사실 무근 입장의 벽
광주시체육회 소속 레슬링 현직 선수 아버지로부터 제보를 받았습니다. 아들이 지도자의 ‘갑질’로 은퇴를 고민 중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해당 선수는 지난해 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올해 실업팀에 입단한 유망주였습니다. ‘갑질’의 내용은 폭언하고 다른 선수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을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수를 괴롭혔다는 주체는 광주 남구청 감독과 코치였습니다. 실업팀 중에서도 비인기종목인 레슬링 선수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합니다. 이 때문에 지도자조차 없는 광주시체육회 소속 선수들은 광주 남구청 지도자들의 관리 아래 있었습니다. 문제는 두 지도자가 27년 동안 지역 레슬링계를 좌우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제보자 편은 없었습니다. 동료 선수들은 말이 없었습니다. 또 지도자들과 관리 주체인 광주 남구청은 사실무근이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제보자인 아버지와 선수가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며 흠집 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은 심층 취재를 결정했습니다. 제보자가 현직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선수와 수십 년간 지역 체육계 거목으로 있은 지도자 말이 엇갈린다면, 선수 측이 약자임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② 감사 처벌 ‘솜방망이’..광주*전남 전수조사
초기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한 심층 취재는 지난 7월 보도됐습니다. 사실 무근이라던 광주 남구청은 레슬링팀을 특정 감사했습니다. 당초 취재진이 지적한 문제 가운데 일부는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였습니다. 문제가 된 남구청의 간부는 취재진과 인터뷰 이후 처벌이 관대한 것 아니냔 지적에 ‘경고*훈계도 수위 높은 처벌’이라고 답했습니다. 광주 남구청뿐만 아니라 광주, 전남 지역 감사 결과와 처분을 전부 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① ‘무소불위’ 체육 지도자..예단을 팩트로 확인
지도자의 ‘갑질’은 한국 체육계를 보면 품을 수 있는 일반적 예단입니다. 하지만 이를 사실로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무소불위라는 표현처럼 지도자 눈 밖에 나면 당장 신상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도자 ‘갑질’을 주장하는 제보자의 말을 뒷받침 할 증거도 부족했습니다. 제보자 주장이 사실인지 현직 선수들을 만나 물었습니다. 선수들은 침묵했습니다. 자신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이를 아는 지도자와 구단 운영 주체인 광주 남구청은 해당 사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말했습니다.
전직 선수들을 접촉했습니다. 제보자를 통해 현재 운동을 그만둔 학부모와 선수들에게 연락했습니다. 대부분 거절했습니다. 그들은 과거에도 지도자의 횡포를 지적했지만 바뀐 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안을 끈질기게 추적하겠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데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일부 전직 선수와 학부모가 입을 열었습니다. 수십 년간 성과 평가 없이 지도자를 역임했고, 선수 선발부터 운영까지 전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② “계약서 쓴 적도 없다”..거짓 밝혀낸 집요함
전직 선수들의 피해 내용은 제보자보다 심각했습니다. 한 선수는 계약서를 본 적도, 쓴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 때문에 자신의 계약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의 연봉을 받는지도 모른 채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계약서를 쓰지 않은 선수는 여럿이었습니다. 이들은 직접 도장을 찍고 계약서 한 부를 받는 상식이 남구청 팀에선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복수의 피해 내용을 듣고 남구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구청은 부인했습니다.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는 겁니다. 당사자 동의를 구해 구청에서 보관 중인 계약서 원본을 열람했습니다. 구청장의 이름이 들어간 직인 위에 버젓이 선수 도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해당 원본을 촬영해 선수에게 보냈지만, 본 적도 없는 계약서라고 했습니다. 계약서를 둔 수차례의 ‘핑퐁’ 끝에 지도자와 구청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지도자는 ‘구청이 요구해 선수 도장과 서류를 일괄 제출’했고, 구청은 ‘전임 공무원이 업무 편의상 대신 도장을 찍은 기억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③ 선수단 선거 운동 동원 ‘의혹’..실업팀 제도적 모순
레슬링 실업팀 지도자가 적절한 평가 없이 무소불위를 유지할 수 있던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변화는 없었다는 전직 선수 학부모의 말이 뇌리에 박혔습니다. 제보자의 말에 단서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지난 제8회 전국 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구청장의 출판 기념회에 휴식 중이던 선수들이 참석한 적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자치구 실업팀에서 구청장은 구단주입니다. 또 구청장은 선수단 운영비를 지원하며, 선수 선발에 있어 최종 결재권자였습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제도적 모순을 드러낼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
이 역시 동료 선수들의 증언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해당 구청장의 출판기념회 사진을 전부 찾았습니다. 통상 출판기념회는 공개적 선거 운동으로 사진, 영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건장한 무리가 구청장과 기념사진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찾았고, 확인 결과 지도자와 레슬링팀 선수들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지도자는 황당한 답변을 했습니다. 구청장이 좋은 사람이어서 선거 포스터를 단체 SNS방에 올리는 등 홍보했고, 출판기념회에 가자고 말은 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도자의 발언만으로도 구청장과 관계에서 모순을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에 보도했습니다.
④ 계약서 무단 날인 인정..관대한 처벌
광주 남구청은 연속 보도 이후 레슬링팀에 대한 특정 감사를 벌였습니다. 지난 1995년 이후 사실상 첫 관리, 감독이었습니다. 자체 감사에서 네 가지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공무원의 선수 동의 없는 계약서 무단 날인과 방만한 구단 운영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처벌은 관대했습니다. 계약서 무단 날인을 인정한 공무원은 훈계와 주의만 받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공무직 신분인 감독과 코치는 감봉이나 견책에 해당하는 경징계가 요구됐습니다. 공무원 규정에 따르면 훈계와 주의는 징계에 포함되지 않는 말 그대로 주의였습니다. 선수들에게는 무소불위 지도자였지만 공무직 신분인 감독, 코치는 구청과의 관계에서 또 다른 약자일 수 있었습니다. 공무직에 대한 처벌은 엄중하고, 제 식구인 공무원에겐 관대한 건 아닌지 의심을 가졌습니다.
⑤ 광주*전남 감사 결과 전수 조사..1천 5백 건 중 4건만 징계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표현을 쓰기에 추가적인 취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레슬링팀 감사 결과를 곧장 보도하기보다 광주, 전남 전체 감사 결과를 기획 취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광주광역시와 다섯 개 자치구, 전라남도의 감사 결과를 취합해 정리했습니다. 감사 결과는 각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용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했습니다. 기한은 지난 2020년부터 3년간으로 한정했습니다. 취합 결과 광주시와 5개 자치구, 전라남도의 해당 기간 감사 적발 건수는 3천 5백여 건에 이르렀습니다. 이중 자치구는 1천 5백여 건의 문제를 적발하고도 4건만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수천만 원대 불공정 계약과 공무원의 출장비 허위 수령 10여 건이 한 번에 적발됐는데도 주의만 줬습니다. 광주시로 확대해도 11건, 전체 0.5%에 불과했습니다. 징계가 요구되는 대상 역시 대부분 공무직이었습니다.
반면 인근 전라남도는 1천 4백여 건을 적발해 36건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재발을 막기 위해 봐주기식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답했습니다. 감사의 목적은 처벌보다 교정이라고 답한 광주시 관계자의 말과 대비를 이뤘습니다.
⑥ ‘가뭄에 콩나듯’ 징계 요구돼도 정상 참작
감사에서 징계 요구가 적었다는 것에 더해 실제 처분을 살폈습니다. 감사실이 경징계 이상을 요구하면, 처분을 결정하는 것은 각 지자체 인사위원회의 몫입니다. 징계가 요구된 사례들은 지역 사회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내용이었습니다. 신축 아파트 붕괴를 불렀던 공무원의 부실한 관리랄지 전, 현직 공무원들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불법 주정차 과태료를 면제해줬던 내용들이었습니다.
결과는 대부분 훈계와 주의로 감경됐습니다. 지난 3년간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서 징계 요구를 받은 건 71명이었지만, 그중 19%만 징계를 받았습니다. 감경의 이유로는 포상이나 징계하기에는 처벌이 과하다는 인사위원회 판단이 있었습니다. 물론, 포상이 있으면 감경하는 것은 인사 규정상 위법은 아닙니다. 다만 타 지자체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포상을 감경에 인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만큼 광주 공직사회의 제대로 된 감사를 위해 필요한 지적이라 판단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취재, 보도는 지난 7월과 이번 달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레슬링팀의 문제를 지적했을 때는 이달의 기자상에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된 광주 남구청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후속 내용까지 취재를 예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광주 남구청 레슬링팀 문제에 관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광주 남구청의 특정 감사 결과가 나온 뒤 신문사의 추종 보도가 한 건 있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광주 남구청은 레슬링팀을 특정 감사했습니다. 남구청은 선수 계약서 작성 시 표준 계약 매뉴얼을 지키고, 감독과 코치가 전권을 행사했던 선수 선발에도 외부 전문가를 구성해 견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주 남구청장 지방선거 동원 의혹에 대해 경찰은 수사를 벌여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이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