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단독기획)
제주의 봄가을은 짧아지고 있고 바다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현실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제주CBS 취재결과 제주의 가을은 30년 전에 비해 14일 짧아졌고 여름은 15일이나 길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제주 바다의 온도는 30년 전 보다 0.56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선 올해 기록적인 폭우로 반지하 주택 등에 살던 1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구촌 곳곳에서도 홍수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났고 반대편에선 가뭄과 산불로 고통이 컸다. 이 때문에 전 세계는 기후위기의 공포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말의 잔치로만 끝날 뿐 기후보호를 위한 실천에는 대부분이 소극적이다. 취재기자는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실감하면서도 개개인이 기후보호 행동에 나서지 않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대책이 없고 준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 이유로 취재기자는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나이부터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지만 정작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고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다.
우리나라 기후교육이 부실한데다 로드맵이나 비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제주CBS는 올해 5월부터 사전 취재에 돌입해 독일 함부르크의 사례에 주목했다. 함부르크는 초중등 과정부터 기후학교와 환경학교를 운영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그 영향력이 지역사회로까지 퍼진다는 사실을 취재과정에서 확인했다. 학교 밖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독일 현지 섭외와 사전 취재 등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 지난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독일 함부르크에서 다양한 교육자와 전문가, 학생들을 취재할 수 있었고, 국내에서도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기후교육 현장을 직접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함부르크는 기후교사까지 두고 모든 교과목을 연계해 전문적으로 교육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교사 개인기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제주CBS는 사전취재부터 현지취재까지 6개월간의 장기 프로젝트 끝에 ‘기후역습-제주의 봄가을은 안녕하십니까’를 기획특집으로 제작했고, 지난 11월 21일부터 12월 2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CBS 라디오 리포트와 노컷뉴스로 보도했다. 또 독일 함부르크와 국내 기후교육 현장 취재를 모은 영상물 10편도 제작해 노컷뉴스에 첨부했다.
2. 보도제작경위
우선 ‘제주 짧아진 봄가을 뜨거워진 바다...기후위기 공포(2022년 11월 21일자)’ 기사에서는 가뭄과 홍수가 교차하는 지구촌 곳곳의 기상이변 피해와 제주의 심각한 기후변화 상황을 전반적으로 취재해 담았다.
‘금요일 지구촌선 무슨일이...기후행동 나선 청소년들(2022년 11월 22일)’은 함부르크 청소년들이 매주 금요일마다 기후보호를 위한 시위에 나서고 있는 현장을 취재했고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기후소송과 기후행진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현실이 반영됐다.
우리나라에서도 꿀벌이 대거 실종되거나 폐사해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꿀벌과 동행하는 함부르크 환경학교의 교육현장을 담아 ‘꿀벌 실종 미스터리...동행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2022년 11월 23일)’을 기사화했다.
특히 기후와 환경보호를 위한 활동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함부르크 학교들의 다양한 기후보호 활동에 주목해 ‘카누도 타고 쓰레기도 줍고...기후보호 이색활동(2022년 11월 24일)’을 보도했다
‘이산화탄소 내뿜는 비행기타고 휴가?...기후학교의 고민(2022년 11월 25일)’에서는 기후학교와 환경학교로 지정된 함부르크의 학교들이 기후보호를 위한 50개의 계획을 스스로 세워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학생들의 70% 가까이가 자전거로 등하교하는 현실도 기사화했다.
‘우리는 행동한다 모두가 책임자고 관리자인 기후학교(2022년 11월 28일)’ 기사는 독일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이 40년 전부터 시작돼 특히 환경문제만큼은 누구나 책임자이고 당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함부르크 학교 현장에서 생물과 과학은 물론 국어와 음악, 미술, 체육 등 모든 교과목이 환경과 기후를 다루고 기후학교와 환경학교에는 전담교사까지 배치된 현장을 취재해 보도했다. 또 기후학교는 교사와 학생 등 모든 구성원이 동의해야 시작할 수 있고 6단계를 거쳐 인증된다는 사실과 각 학교에는 기후스카우트, 기후모임, 환경팀 등 다양한 조직체가 가동되고 있는 현실도 기사에 반영됐다.
또 독일 함부르크와 뮌헨이 난개발과 환경파괴를 우려해 주민투표까지 거쳐 올림픽 유치를 거부했고, 유리병은 물론 캔과 플라스틱병까지 반납하면 돈으로 되돌려주는 판트 활성화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함부르크의 생활상에서 보듯 시민들이 주도하는 함부르크 기후대응 사례를 ‘지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기후.환경위해 올림픽 포기(2022년 11월 29일)’에 담았다.
‘기후피해 빈곤층.동물에 집중...그래도 희망은 있다(2022년 11월 30일)’에서는 독일 함부르크 못지 않게 모든 과목을 연계하며 기후교육 수업과 프로젝트를 1년 내내 진행하는 국내 학교 사례들을 취재해 보도했다.
그러나 국내 기후교육은 로드맵이나 비전없이 교사 개인기에 의존하고 있고 전문교사도 없이 일부 과목에서만 기후문제를 다루며 단기적 성과위주에 치우치고 있는 현실을 ‘로드맵도 비전도 없는 기후교육 미래세대는 운다(2022년 12월 1일)’에 반영했다. 모든 교과서가 기후문제를 다루고 전문교사를 양성하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체계로 바꿔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주 이틀새 더위→눈…기후대응 절실한 이유(2022년 12월 2일)’에선 실천만큼 어려운 기후 인식전환을 집중 보도했다. 나부터,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단체와 기업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식의 전환은 결국 실행 가능한 것부터 실천해야 하고 그래서 초중등 과정부터의 기후교육이 절실하다는 점을 기사에 반영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후위기를 학교 현장의 교육 문제로 접근하는 보도는 그동안 없었다. 사실상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어서 자료수집과 취재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해외 사례 확인과 함부르크 현지 학교 관계자들을 섭외하는데 여러 난관을 겪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면서 해외 취재 일정을 잡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끈질긴 섭외와 자료수집, 사전 취재 덕분에 다행히 지난 10월 함부르크 취재 일정을 잡을 수 있었고 국내 기후교육 현장도 소화할 수 있었다.
사실상 처음으로 다루는 기획 아이템이었던 것 만큼 6개월 넘는 과정이 소요됐지만 코로나19 변수속에서도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사실을 독일 함부르크와 국내 현지 취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제주CBS가 장기적으로 추진한 단독기획이고 단순한 기후위기 현상만이 아닌 학교 교육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타 매체가 기사화할 수 없는 특성이 있다.
또 지금까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도하는 언론은 넘쳐났지만 기후교육과 환경교육의 문제로 접근하는 보도는 없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제주CBS의 단독기획 ‘기후역습-제주의 봄가을은 안녕하십니까’는 라디오 리포트와 노컷뉴스로 10차례 보도됐고 유투브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도 10편의 영상과 기사가 보도됐다.
또 포털에선 심층기획 뉴스란에 10편의 모든 기사가 오르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물론 기후교육과 관련한 제도의 문제까지 집중 보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그동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도하는 언론은 넘쳐났지만 미래세대 교육의 문제로 접근하는 보도는 없었다. 제주CBS 취재진이 처음 시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현지 취재의 결과물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도 긍정평가의 요인이다.
기후위기의 현상들을 단순 보도하거나 피해 사례만을 보도하거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하자는 등의 계몽성 기사만 넘쳐나는 상황에서 제주CBS의 ‘기후역습-제주의 봄가을은 안녕하십니까’는 새로운 시각에서 기후위기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뤄 우리에게 또다른 과제를 던져줬다.
기획에선 또 기후변화 사례들을 다양하게 취재해 반영한 것은 물론 함부르크 시민들이 기후대응을 주도하는 이유가 오래전부터 학교 현장에서 이뤄진 기후교육과 환경교육의 영향이었다는 점을 현지 취재를 통해 확인하고 우리나라 기후교육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비교한 점도 평가한다.
결국 로드맵도 비전도 없는 국내 기후교육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 체계적이고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기후교육 체계로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취재로 입증했다.
7. 기타 고려사항
이번 보도는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도 없고 취재진은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