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그들이 곧 부산과 바다의 역사지만, 제대로 정리된 기록은 없었다. 오랜 세월 물질하며 가족을 부양한 여성들이지만, 타지 사람들은 ‘부산에도 해녀가 있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 해녀의 삶과 문화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렇지 않아도 부산 해녀는 소멸에 가까워진 상황. 대다수 지역이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고, 마지막 해녀만 남은 곳도 있었다. 심지어 60대 미만 해녀는 스무 명뿐. 더 늦기 전에 그들의 역사를 기록해야겠고 생각했다.
특히 부산은 해녀 역사에 의미가 큰 도시였다. 1887년 ‘출향 물질’을 떠난 제주 해녀가 처음 정착한 곳이 부산 영도. 이른바 ‘육지 해녀’의 중심지였다는 사실도 널리 알리고 싶었다.
부산을 포함한 육지 해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고 싶기도 했다. 전국 곳곳에 해녀가 있어도 제주도보다 지원은 적고, 지역별 문화 보전도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녀 문화’만 해도 제주도로 범위가 국한된 상황이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해녀 잠수복’부터 맞췄다. 해녀 공동체를 찾아다녔고, 그들과 같은 옷을 입고 함께 잠수했다. 그렇게 해녀라는 문화유산을 글과 영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진은 최소 30번 이상 부산 바다 곳곳을 찾았다. 새벽부터 해녀들을 만나 얼굴을 익히며 마음을 열게 했다. 지역별로 다른 해녀 공동체 특징과 개인적 이야기를 수집할 수 있었다.
부산시와 기초지자체 등에서 각종 문헌, 사료, 통계 등을 모았다. 해녀를 연구하는 학자들을 만나 각종 논문도 분석했다. 그렇게 모은 자료를 해녀들 증언과 비교 확인했다. 여러 방면으로 취재 끝에 부산 해녀의 현황과 역사, 지역별 해녀 공동체와 개인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1) 지면 기사 – 부산 해녀의 현황과 역사
제주 해녀가 처음 정착한 부산 영도부터 부각했다. 국내 최초로 고무 해녀복을 판매한 옛 ‘보온상사’ 대표와 언론 최초로 인터뷰도 진행했다. 제주은행을 취재해 서울 테헤란로를 제외하면 영도에 유일하게 지점이 있는 비화도 소개했다. 6개월 넘게 이어진 보도의 시작이었다.
몸값이 높았던 우뭇가사리가 제주 해녀를 부산에 오게 만든 역사적 배경도 보도했다. 천한 취급 받으며 추운 바다를 견딘 부산 해녀들 이야기와 끈끈한 공동체 사례도 정리했다.
백화현상과 해양쓰레기, 각종 개발 여파로 부산 해녀가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도 고발했다. 탈의실 같은 해녀 시설이 부족하고, 신규 해녀 가입 문턱이 높은 현실도 짚었다.
제주도 밖 육지에서 해녀학교를 운영하는 거제도까지 찾아갔다. 며칠간 교육생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해녀가 양성되는 과정을 보도했다. 해녀 전담 부서와 축제가 있는 제주도 사례도 알렸다.
2) 온라인 기사 – 지역별 해녀 공동체 기록, 해녀 심층 인터뷰
영도, 다대포, 송도, 남천, 용당, 기장, 청사포 등 주요 해녀 공동체 7곳을 상세히 기록했다. 청사포는 오리발 대신 실내화를 신고, 남천동은 광안대교 아래를 누비는 지역별 특징을 부각했다.
해녀(부녀)회장, 최고령자, 막내 해녀 등 지역별로 최대 3인을 선별해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터뷰 기사는 공감하기 쉽도록 1인칭 시점으로 풀어냈다. 최대 1시간이 넘은 인터뷰는 10분 안팎으로 줄였다.
모든 온라인 기사는 영상과 함께 보도했다. 영상은 기자와 PD가 해녀촌 일대나 바다에 들어가 찍은 영상을 활용했다. 해녀들과 같이 배를 타고 나가서 촬영하거나 먼바다는 드론을 띄웠다.
3) 부산숨비 취재진 해남 도전기
부산 해녀 취재에 나선 기자와 PD들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해남 도전을 구상했다. 부산 해녀들 고충과 감정 등 ‘그들이 사는 세상’을 제대로 전달하자는 의도였다. 영도에서 고무 해녀복을 맞춘 뒤 틈틈이 물질을 연습했다. 해남이 되는 과정은 모두 영상과 기사로 보도했다.
해녀복을 맞춘 보온상사의 대표는 수심 6m 풀장에서 잠수 교육을 도와줬고, 영도 막내 해녀는 감지해변에서 물질 훈련을 도왔다. 거제해녀학교 교육생들과 훈련도 받았다. 결국 청사포, 기장, 영도 등에서 해녀와 함께 물질하고, 불가사리 제거 작업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취재한 내용으로 부산 해녀들이 사는 법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4) 부산 해녀 ‘온라인 기록관’ 제작
올해 9월 23일 부산숨비 인터랙티브 페이지(http://soombi.busan.com)를 열었다. 취재진이 제작한 일러스트 지도를 활용했고, 해녀 공동체 7곳과 해녀 17인 개별 인터뷰를 하나로 모았다. 가상 부산 해녀박물관을 세워 그동안 취재한 부산 해녀 역사 등 각종 내용을 정리했다. 해녀 사진관을 추가해 기자와 PD들이 촬영한 사진과 부산일보 수장고에 보관된 옛 사진도 전시했다.
5) 다큐멘터리 제작 (후반 작업 중)
해녀 공동체, 심층 인터뷰, 해남 도전 이야기 등을 담아 90분 분량 다큐멘터리를 작업 중이다. 파편적인 영상보다 전반적인 부산 해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목적이다. 육지 해녀를 다룬 만큼 강원도 동해에서 작업한 피아니스트 ‘김재훈 <S.W.I.M>’ 앨범을 사용했다. 올 11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김재훈 피아니스트에게 취지를 설명해 BGM 사용 동의를 받았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부산숨비 보도는 모든 인물을 실명 보도했다. 일부 TV 프로그램처럼 촬영비를 지급하며 취재나 촬영을 하지 않았다. 물질에 필요했던 해녀 잠수복과 장비는 회사에 요청해 구입했다. 인터렉티브 페이지는 부산시 지역발전위원회 취재 지원금으로 제작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그동안 부산 내에서 지역별로 해녀들 삶과 문화를 취재해 이야기를 상세히 기록한 적은 없었다.
신문과 방송, 기자협회보, 시사인 등은 ‘부산숨비’를 지역성을 강조하고 주민에게 다가간 새로운 보도라고 평가했다.
해녀가 있는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규슈 <서일본신문>은 올해 7월 ‘해녀들 인생을 기록하다’라는 기사를 보도하며 부산 해녀 현황과 ‘부산숨비’ 취재진을 소개했다. 올 10월 일본 지상파 방송 TBS는 정보 프로그램 ‘왕의 브런치’ 부산 편에서 부산숨비 영상을 방영하기도 했다.
성평등 확산 가치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부산숨비’는 ‘양성평등 미디어상’ 최우수상에 선정돼 12월 수상을 앞두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도 받았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1) 사료 - 영도해녀문화전시관, 영도구청, 부산제주도민회 사료관에 <부산숨비> 영상 전시
부산숨비 취재진이 만든 ‘부산 영도, 육지 해녀의 시작’ 영상 콘텐츠가 전시물로 채택됐다. 전시관과 구청은 “영도 해녀 이야기와 역사적 특징을 잘 담은 콘텐츠라 새롭게 전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민회도 올 9월 영도구 도민회관에 처음 여는 사료관에 부산숨비 영상을 전시했다. 도민회는 “부산 회원만 22만 명 정도인데 이주 역사 시작은 제주 해녀”라며 “사료관을 찾은 분들이 해녀 역사가 담긴 부산일보 콘텐츠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전시했다”고 밝혔다.
2) 학술 – 울릉도 해녀 포럼과 한일해녀포럼에 <부산숨비> 참여
부산숨비 보도는 올해 11월 울릉도에서 열린 ‘제주 해녀의 울릉도·독도 출향과 해녀 문화 계승’ 심포지엄에서 지역 해녀사를 깊이 있게 정리한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올해 8월 2016년 이후 6년 만에 열린 ‘한일 해녀 포럼’에도 부산숨비 콘텐츠가 전시됐다. 동의대 포럼 장소에 취재진이 촬영한 사진 등이 한일 학계와 지자체 인사들에게 관심을 끌었다..
3) 문화 – 부산 해녀 흔적 담긴 ‘부산비엔날레’
올해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RBSC·Rice Brewing Sisters Club)’ 연락을 받고 작품 제작 과정에 도움을 줬다. 그들은 비엔날레 작품을 만들기 위해 ‘부산숨비’ 기획을 참고했고, 부산 해녀들 손동작과 해조류 등을 취재해 작품에 반영했다.
4) 공공외교 -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관과 ‘해녀 콘텐츠’ 협업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 공공외교 사업인 ‘2022 코리에이터 시즌5’에 협업하기도 했다. 부산일보 취재진과 프랑스인 유튜버들이 부산 해녀들과 물질에 동행해 문화를 소개했다. 프랑스 대사관, 프랑스 유튜버, 부산일보 유튜브 채널에 각자 편집한 해녀 콘텐츠가 동시에 올라갔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올해 3월 <부산일보> 독자위원회는 ‘부산숨비’를 “지역신문이 지향해야 할 지역성의 가치와 사명을 제시했다”며 “다매체 송출을 동시에 겨냥한 크로스미디어 기획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사내 기자상인 ‘부일기자상(2022년 2분기/기사·칼럼 부문)’에도 선정됐다. 부산일보 기자협회는 “지역 문화에 애정을 갖고 바다에 들어가 체험하며 이야기를 기록한 기자들 노고가 컸다”며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담아내 지역 언론의 지향점을 잘 보여줬다”고 밝혔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은 없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