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0),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1세기 서울 한복판에서 158명이 숨졌습니다. 사인은 압사였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참사였습니다.
사건 사흘만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출범했습니다. 경찰의 대비, 대응 부실이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던 상황에서 수사의 키를 다시 경찰이 잡았습니다. 셀프수사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저희의 문제의식도 같았습니다.‘ 제식구 감싸기’나 ‘꼬리 자르기’의 보여주기식 수사가 되지 않으려면 언론 취재가 경찰 수사에 한 발 앞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우선, 경찰의 대비부터 대응까지, 기능별·직제별 역할과 책임을 정리했습니다. 대비의 핵심은 정보라고 판단했습니다.
◇안전대비 정보보고서 원본 삭제
올해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 축제였습니다. 인파 사고 우려가 담긴 정보보고서가 없을 리 없다는 판단으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용산경찰서와 경찰 특별감사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서울경찰청 등 모든 취재 인맥을 활용했습니다. 결국 참사 전 용산서 정보과에서 핼러윈 데이 인파 사고 가능성을 제기하는 수 건의 보고서가 작성됐으며, 참사 후 원본이 의도적으로 삭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5일/단독] ‘핼러윈 안전대응’ 정보과 보고서 참사 후 삭제)
정보보고서의 작성자에 대한 회유 정황도 추가로 확인되면서 후속 보도가 이뤄졌습니다.(▲[6일/단독] 사전대비 문건 삭제 이어 ‘회유’ 시도까지)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이 삭제한 파일은 하드디스크에 보관돼 있던 원본입니다. 경찰 전산망에 올려진 정보보고서는 통상 보관기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됩니다. 전산에 등록된 보고서가 이미 삭제된 상황에서 저희는 참사 후 굳이 원본을 삭제해야 할 이유에 주목했습니다.
이즈음 경찰 특수본의 수사도 용산서 정보과를 정조준하고 있었습니다. 물밑에서 이뤄지는 수사상황을 취재하면서 의혹의 실마리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정보의 보고서를 토대로 경비 등 기능에서 기동대 투입 등 대비계획을 세워집니다. 핼러윈 데이 인파 사고 가능성을 제기한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묵살해 기동대 투입 등 경찰의 사전 대비를 어렵게 했으며, 이런 과오를 입증할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참사 후 보고서 원본을 삭제한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경찰 특수본이 이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김 전 과장을 피의자로 전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7일/단독] “안전보고서 묵살‧삭제” 진술확보…피의자 전환)
마지막 키워드는 윗선입니다. 일개 일선서 과장 선에서 모든 일이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 속에 취재를 이어간 결과, 윗선인 박성민 전 서울청 정보부장 역시 묵살‧삭제‧회유에 가담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일선 과장급 취재를 통해 SNS단독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하라”는 지시가 이뤄졌음을 확인했고, 김 전 과장과 박 전 부장이 직접 통화한 사실도 파악했습니다. 정보라인 윗선의 구체적인 개입 정황이 확인된 첫 보도였습니다.(▲[9일/단독] “감찰‧압수수색 대비”…윗선 ‘삭제 지시’ 정황 확보)
◇112 상황관리시스템 붕괴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의 대응도 문제였습니다. 경찰 특수본이 추정한 골든타임은 밤 11시쯤입니다. 첫 소방 신고가 이뤄진 밤 10시15분부터 따지면 거의 1시간이 지나도록 경찰의 비상연락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경찰의 야간 당직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야간 당직 시스템을 뜯어봤습니다. 보고체계 어디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참사 당일 서울청112상황실은 폭주하는 신고 전화에 아수라장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다음은 이런 상황을 판단하고 지시를 내릴 책임자는 무엇을 했는지였습니다. 취재 결과 당일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이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취재와 함께 특감팀의 감찰이 이뤄졌고, 곧 류 총경과 이 전 서장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가 잇따랐습니다.(▲[3일/단독] 또 고장난 야간 비상 상황관리…감찰 착수)
류 총경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태원 관련 신고만 195건이 무더기로 쏟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3일/단독] 상황관리과 자리 비운 사이 이태원 신고만 195건) 이런 상황에서 차석인 상황팀장도 우왕좌왕하다 소방의 연락을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3일/단독] 수십명 근무 서울청 112상황실…팀장도 ‘소방 연락받고 인지)
◇용산서장 뒷짐 CCTV 총체적 부실 단면
마지막 퍼즐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입니다. 이 전 서장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이태원파출소에 도착합니다. 밤 10시가 조금 안돼 용산서를 출발했지만 길이 막혀서 늦었다는 게 이 전 서장측 설명인데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1시간20분의 미스터리를 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는 이 전 서장의 동선과 관련해 의혹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먼저 이 전 서장의 동선을 시간대별로 파악했습니다. 이 전 서장이 용산서 인근 설렁탕집에서 출발한 시각은 밤 9시47분, 이태원역 인근에서 하차한 시각은 밤 10시55분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차한 장소도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로 특정됐습니다.
참사 현장에서는 이미 수십명의 심정지 환자가 쏟아지고 있던 11시 쯤 거리 곳곳 가게의 CCTV를 모조리 뒤진 끝에 뒷짐을 지고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는 이 전 서장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저희는 이 장면이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 대응의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판단했습니다.(▲[6일/단독] 도착 허위보고 전 용산서장…’늑장이동‘ CCTV 포착)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원과의 이해관계 없습니다. 기사는 모두 직접 취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저희 단독 리포트는 전 매체의 추종보도로 이어졌습니다.
류 총경의 경우 특감팀과 특수본의 문자풀‧백브리핑을 통해 대기발령‧피의자 전환 사실이 공식화됐고, 모든 매체가 기사화했습니다.
정보보고서 묵살‧삭제‧회유 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삭제 리포트(▲[5일/단독] ‘핼러윈 안전대응’ 정보과 보고서 참사 후 삭제)‘, ’회유 리포트(▲[6일/단독] 사전대비 문건 삭제 이어 ‘회유’ 시도까지)‘ 보도 후 “회유 과정에서 다른 말단 직원이 동원됐다”는 내용의 SBS의 별건 기사(7일)를 제외하면 모든 매체가 특수본 백브리핑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추종보도했습니다.
‘김 전 정보과장의 피의자 전환 리포트(▲[7일/단독] “안전보고서 묵살‧삭제” 진술확보…피의자 전환)’와 ‘박 전 정보부장의 삭제 가담 정황 보도(▲[9일/단독] “감찰‧압수수색 대비”…윗선 ‘삭제 지시’ 정황 확보)’ 후 SBS의 김 전 과장 대기발령(9일), 박 전 부장 대기발령(14일) 등 후속 기사를 제외한 대부분은 저희 기사를 추종보도했습니다.
저희가 단독으로 입수한 이 전 서장의 CCTV 영상은 신문‧방송‧통신 등 대다수 매체가 출처를 표기해 인용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후 김 전 정보과장과 박 전 정보부장, 류 총경, 이 전 서장은 모두 입건됐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증거인멸교사입니다.
특히 김 전 과장과 박 전 부장은 인파 사고 우려를 지적하는 정보보고서를 묵살해 경찰의 대비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참사가 일어났을 가능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삭제‧회유에는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저희가 제기한 의혹대로입니다.
김 전 과장‧박 전 부장은 구속됐습니다. 이는 특수본의 첫 구속 사례입니다.
참사 직후 경찰의 대응과정에 집중됐던 관심이 저희가 제기한 정보라인의 ‘정보보고서 묵살‧삭제‧회유’ 정황으로 확장되면서 윗선에 대한 특수본의 수사도 힘을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과적으로는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함으로써 추가적인 증거인멸 가능성을 차단하는 직간접적인 효과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저희 보도 이후 경찰의 상황관리시스템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야간 상황 책임자를 총경급으로 격상하는 등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류 총경을 시작으로 일선과 본청 112상황실 책임자은 대리발령 후 수사대상이 됐습니다.
이 전 서장의 CCTV는 국내 대다수 언론사 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언론에까지 인용·추종보도됐습니다. 지휘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경각심 제고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연합뉴스TV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고, 사내 심의를 거쳐 취재‧보도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신청 및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