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비상 시대입니다. 청정의 섬 제주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도민과 관광객은 기후위기를 개인의 삶과 먼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에 KBS제주총국은 제주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기후위기 현장과 실태를 조명하고, 실험 등을 통해 그 심각성을 알리고자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취재진은 제주도 전 해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후위기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해녀의 주 수입원인 소라가 수온 상승으로 제주 바다를 떠나고 있는 현상을 비롯해, 제주 바다에서 처음으로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을 포착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제주 바다를 다양하게 조명했습니다.
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소라의 북상 경로를 따라 제주와 동해 등 6개 해역에 있는 소라를 무작위로 채취하고, 위 내용물을 분석해 제주 소라가 해조류 대신 석회조류를 먹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수온 상승으로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소라가 제주를 떠나고 있던 겁니다.
수온이 소라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수온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취재진은 100마리가 넘는 소라를 수조에 넣어 23도부터 30도까지 하루에 1도씩 수온을 올리며 면역력을 분석했습니다. 주사기를 이용해 소라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수온이 올라가면서 외부 위험 물질을 차단하는 식세포율이 감소했고,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승하는 활성산소량은 2배나 증가했습니다. 해양학자들은 소라와 같은 저서생물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어류보다 객관적인 지표가 되는 만큼, 수온이 지금처럼 계속 상승한다면 해양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외에도 제주 남쪽 바다인 서귀포 섶섬에서 발견된 국내 미기록 어종을 비롯해 서쪽 바다인 비양도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거품돌산호 등 이전과는 달라진 제주 바다 곳곳을 촬영해 생생히 조명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내레이션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영화 <빛나는 순간>에서 해녀로 열연한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 씨가 맡았습니다. 올해 연기 생활 50년을 맞은 고두심의 대중적이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제주 바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며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특이사항 없음
5. 사회에 끼친 영향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한 '국내 기후변화 보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기후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프레임하고 스토리텔링 하는 지가 대중의 이해와 행동을 결정합니다.
취재진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제주 바다를 주제로 잡았습니다. 아름다운 겉모습과 달리, 물속에선 이미 준비되지 않은 재앙이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현장을 보여주는 게 이번 특집의 목표였습니다. 더 나아가 객관적인 실험을 통해 기후위기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조명했습니다.
두 달간 제주 바다 곳곳을 누비는 과정에서 제주에서 처음으로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을 포착하고, 제주항에서 국내 미기록 산호를 발견하는 등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생태계 현장도 촬영해 시청자에게 전달했습니다.
반향도 컸습니다. KBS제주총국 72주년 개국특집 ’제주 기후위기 보고서 <민둥바당>‘은 월드컵 기간 중인 2022년 11월 23일 저녁 7시 40분 4.3%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제주 사회에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과 환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관련 내용은 전국 9시 뉴스와 지역 연속 보도를 통해 전국의 시청자에게 전달됐고, KBS 주말 시사프로그램인 ’시사멘터리 추적‘을 통해서도 30분 분량의 별도 프로그램으로 제작돼 시청자에게 전달됐습니다.
취재진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강도형 소장, 양현성 박사)와 진행한 해역별 소라 상태와 수온 실험 등은 추가 실험을 거쳐 해양학 관련 논문으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결과가 나오면 제주지역 해양 생태계 정책을 수립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실험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후속 보도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제주 기후위기 보고서 <민둥바당>‘ 제작진은 제주도의 기후위기 현장을 전국으로 의제화하는 등 지역 언론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또한 해양생태계 변화라는 단순한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실험을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조명한 점,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적절한 내레이터를 섭외해 완성도 있는 제작성을 보여준 점 등을 높이 평가하기에, 위 보도를 이달의기자상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후보로 추천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