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ㅇ)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한겨레는 지난 8월 입수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명단을 바탕으로 다양한 취재를 진행해왔습니다. 앞서 취임식 명단을 바탕으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윤 대통령 장모의 ‘사문서 위조’ 공범과 한남동 새 관저 리모델링 업체 대표, 극우 유튜버 다수가 대통령 취임식에 특별초청(대통령, 여사 명의) 받은 사실을 연속 보도한 바 있습니다. 수많은 초대 인물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취임식에 김건희 여사 명의로 초대된 인물이 실소유주인 ㄷ업체가 지난 5월부터 로봇개 사업 총판에 뛰어든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로봇개는 윤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갑자기 도입된 사업이었기에 ㄷ업체가 해당 사업을 수주했다면 사적 관계를 통한 국가 계약이 충분히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겨레는 지난 8월부터 ㄷ사가 판매를 맡은 로봇개 업체인 미국의 고스트로보틱스 한국 지사와 대통령 경호처 등을 두루 취재해왔습니다. 하지만 취재 당시 로봇개 운영은 2개 업체를 상대로 시험적으로 이뤄진 상황이었고 9월 말쯤에 실제 로봇개 임차 운용 계약이 체결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취재팀은 지난 9월27일 경호처의 로봇개 임차 운용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진 뒤 다시 본격적으로 취재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스트로보틱스가 생산한 로봇개를 대통령실 경호처에서 3개월 동안 임차 운영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 계약의 주체가 ㄷ업체인지 다른 총판인지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이 말을 아꼈기에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결국 취재팀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협업을 해서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로봇개 임차 계약을 ㄷ업체와 맺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작년 대선 후보 후원금 내역을 전수 조사해 ㄷ업체의 실소유주가 윤 대통령에게만 1000만원의 고액 후원금을 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2만명이 훌쩍 넘는 윤 대통령의 후원자 중에 1000만원을 후원한 사람은 50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ㄷ업체의 실소유주인 서아무개씨와 여러차례 통화를 하고 2시간 넘게 만나면서 그가 말한 내용들을 확인 취재하였습니다. 또 서씨의 주변인물을 10여명 취재하면서 그의 말에 신빙성이 있는지 검증도 충실하게 했습니다.
서씨가 경호처와 로봇개 임차 계약을 맺는 과정에 대통령 부부의 사적 인연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복수의 증언이 여러 경로로 취재됐지만, 취재팀은 논의 끝에 물증으로 입증할 수 있는 내용만을 담아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을 담아 11월23일자 1면에 “대통령 경호에 쓴다는 ‘로봇개’ 사업, 고액 후원자 실소유 업체가 따냈다”를 보도했습니다.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높지 않은 로봇개를 가장 안정적이어야 하는 대통령 경호에 투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로봇, 경호 전문가들의 일관된 의견도 모아 보도하였습니다.
보도 이후 대통령실은 입장을 냈지만, 계약 당시 고액후원자인지도 김 여사 명의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여했는지도 몰랐다는 해명을 내놓으며 특혜가 아니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흔히 로봇개로 불리는 4족보행 로봇 시장은 신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경호처는 과학화 경호를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꾸리고 로봇 사업 등을 신산업으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판매 실적이 없는 로봇개를, 더구나 2019~2020년 매출은 0원이며, 지난해에도 8700만원의 매출 밖에 기록하지 못한 ㄷ업체를 통해 임차해 운영하는 것은 그 자체로 특혜성이 다분합니다. 현재는 임차 운영을 하고 있어 비용이 많이 들진 않지만, 당장 내년에만해도 경호처는 로봇개 구입 예산만 8억원을 책정해뒀습니다. 한겨레 보도가 없었다면 현재 홀로 대통령실 경호용 로봇개를 임차 운영하고 있는 ㄷ업체가 이 사업 역시 따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경호용으로 납품하는 로봇개라는 평판은 신산업에서는 돈으로 바꾸기 어려울 정도로 큰 홍보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보도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후 과학 경호 명목으로 신규 편성된 예산이 어떻게 쓰일 예정인지 등을 정확하게 드러냈습니다. 이를 통해 권력 감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고 생각합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대통령실 취재는 늘 어렵습니다. 보안 등을 내세워 취재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입니다. 경호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독으로 입수한 취임식 명단을 바탕으로 끈질긴 외곽 취재를 통해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 대통령실 계약의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업체 대표가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에 이어 대통령 부부와 사적 인맥이 단 하나의 실수나 오류도 용납되지 않는 대통령 경호 사업 수주까지 이어진 정황을 보도하면서 보안이라는 이름으로 가려졌던 대통령실 비밀주의의 한켠을 헐어 낼 수 있었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은 신상이 특정될 때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인 경우에만 부득이하게 익명으로 보도하였습니다. 전문가 등은 최대한 실명을 실었습니다. 취재원과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으며 현장에서 직접 취재해 얻은 결과물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로봇개 계약과 관련한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으며 타 매체의 보도를 표절하지 않았습니다. SBS 등 여러 언론이 관련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SBS 8 뉴스: “대통령실, '경호 로봇개' 후원자 업체 계약 논란”(11월23일)
-KBS 뉴스: 대통령실 “‘경호처 로봇개 임차 계약’, 특혜 아니다”(11월23일)
-연합뉴스: 대통령실, 尹 후원금 업체 ‘로봇개 계약’ 의혹에 “사실과 달라”(11월23일)
***이외 다수 언론 보도
5. 사회에 끼친 영향
한겨레 보도 뒤 나온 대통령실의 해명은 납득이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겨레 보도가 논의 주제가 되었고 이재오 전 의원 등 여권 출신 인사도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부적절한 것이라는 취지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의 계약 과정에서 사적 인연이 작용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상식적이라면 고액 후원금을 냈거나 대통령 부부가 직접 취임식에 초청한 인물의 업체에게는 다른 부처도 아닌 대통령실의 계약을 맡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해충돌이 충분히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이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상황에 경각심을 심어주고 언론의 감시가 살아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및 언론중재위 제소도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