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한해 아동학대로 숨지는 아이들 40명 안팎… 과연 이것만이 비극의 전부일까?
16개월 정인이 사망 사건, 9살 아이 가방 감금 사망 사건, 창녕 11살 아이 쇠사슬 탈출 사건… 지난 2년, 온 사회가 공분한 아동학대 사건들입니다. 아이들의 비극이 드러날 때마다 모두가 분노하며 대책을 촉구하지만 아동학대는 끊이지 않습니다. 공식통계에 드러난 학대로 숨지는 아이들은 해마다 40명 안팎, 드러나지 않은 죽음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추정되지만 누구도 정확한 실체를 모릅니다. 취재진은 앞서 넉 달에 걸쳐 아동학대와 관련된 1심 형사 판결문 2년치 천4백여 건을 전수 분석하고 이 가운데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을 현장 취재해 지난 2월 KBS 시사기획창 다큐멘터리와 여섯 편의 디지털기사, 다섯 편의 방송기사로 전한 바 있습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아동학대 사건들의 실체를 분석한 결과, 보호자에 의해 은폐된 곳에서 일어나 피해가 커지기 전까지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아이가 숨지고서도 상당기간 범행이 감춰지는 ‘암수범죄’의 특성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마다 “드러난 아동학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분석하는 이유였습니다. 수면 아래 숨겨져 있던 아동학대의 실체를 제대로 마주해야할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습니다.
“아동학대 사망, 공식 통계의 최대 4배”
앞서 아동학대 전수분석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논문을 소개하는 짧은 기사들을 봤습니다. 아동 부검 자료를 토대로 학대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더니 공식 통계보다 최대 4배 많았다는 간략한 내용이었습니다.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찾아 심리분석실 연구팀을 만나봤습니다. 알고 보니 기사와 논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연구팀의 작업 중 일부일 뿐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아동 부검 자료를 토대로 우리사회에 숨겨진 아동학대 사건들의 실체를 분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었고, 논문에 소개된 1년치 또는 3년치 분석뿐만 아니라 최신 자료까지 수년에 걸쳐 분석하며 방대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숨진 아이들의 기록을 제대로 분석함으로써 살아있는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동학대 사건들을 전수 분석하던 취재진의 노력에 공감한 연구진은, 숨겨진 아동학대 사건들의 실체를 쫓는 후속취재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죽음들, 아동 사망의 진실’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시사멘터리 추적은 국과수 연구팀과 함께 아동 변사사건을 토대로 감춰져 있던 아이들의 수상한 죽음들의 실체를 최초로 현장 추적하고, 이 속에 숨은 진실이 무엇인지 포착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비극을 막을 제도적 대책도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해 방송과 네 편의 디지털 기사로 담았습니다.
“태어나자마자 3층에서 던져졌다가 쓰레기 덕에 살아난 아기”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려진 사건, 하지만 7년이 지나도록 누구도 ‘실체’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2015년 여름밤, 경북 경산시의 한 주택가. 갓 태어난 아기가 빌라 3층에서 추락했습니다. 아기는 다행히 쓰레기더미 위로 떨어져 골절 정도에 그치고 기적처럼 살았습니다. 아기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취재진은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형사를 수소문 끝에 만났습니다. 아기 엄마가 집에서 아기를 낳고 창밖으로 던졌습니다. 알고 보니 지적 능력이 낮았던 엄마는 친부도 모르는 아기를 임신하게 된데다 출산 직전까지 자신의 임신조차 몰랐고, 방에서 출산하게 되자 가족에게 들키지 않으려 범행한 겁니다. 엄마의 IQ는 54, 스트레스 상황에 상식적 판단을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고 범행을 했다는 인지도 떨어졌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엄마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지적 능력이 낮아 임신을 뒤늦게 안데다, 친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홀로 출산한 점, 아기가 부상에 그친 점 등이 참작됐습니다.
사건은 발생한 그날부터 엄마의 판결이 있기까지 수많은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비정한 엄마에게 던져진 아기가 쓰레기 덕분에 기적처럼 살아났다며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기적같이 살아났다고 알려진 아기는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생후 51일에 숨진 뒤였습니다. 그런데도 아기의 죽음은 어디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추락 사건을 조사한 형사조차 취재진에게서 아기의 죽음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취재진은 사건 후 아기가 숨지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추적해 재구성했습니다. 아기의 일시보호를 맡았던 위탁가정지원센터 담당자와 당시 엄마를 변호했던 변호사, 아기의 시신을 부검한 부검의, 아기 추락사건을 맡았던 형사와 아기 변사 사건을 맡았던 또 다른 형사, 아기를 엄마에게 돌려보낸 아동보호전문기관까지 모두 찾아내 무엇이 아기를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를 추적했습니다. 추적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엄마가 아기를 키울만한 인지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지만, 아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아기는 위탁가정에서 한 달 동안 무럭무럭 자랐고 장기위탁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친권자인 엄마가 양육을 원한다는 이유로 위탁기관의 반대에도 아기를 엄마에게 돌려보냈고 양육점검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기는 집으로 돌아간 지 열흘 만에 숨졌습니다. 엄마는 사망경위를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고 경찰은 ‘영아급사’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숨진 아기의 머리에 사망 직전 생긴 것으로 보이는 뇌출혈의 흔적이 여럿 발견됐지만 수사는 더 이어가지 못하고 미궁으로 종결됐습니다. 기적같이 살아난 아기가 사회의 방관 속에 결국 스러졌지만 취재진이 이를 확인하기까지 누구도 아기의 죽음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반성하지도 않았습니다.
숨겨진 아동학대 사망, 드러난 사망의 4배..."해마다 170명씩 숨진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심리분석실의 연구는 이처럼 ‘영아급사’로 단순 변사 처리된 수많은 숨겨진 죽음들의 실체를 분석했습니다. 0~18세까지 한해 숨지는 아이들은 2천 명 안팎, 이 가운데 15% 정도인 3백여 명이 수상한 사건으로 인지돼 국과수가 부검합니다. 이 가운데 학대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140~170명이 학대와 관련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식 통계의 최대 4배에 달했습니다. 취재진은 해당 연구 과정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기 위해 약 두 달에 걸쳐 국과수 연구팀과 수시로 회의하며 연구 과정과 연구 결과에 대한 함의점을 들여다봤고, 이를 어떻게 방송에 담을지 논의했습니다. 그 결과, 학대로 숨진 아이들의 80%가 “구할 수 있었다”는 연구진의 결론을 주요하게 포착했습니다. 연구 결과 가학성이 있는 학대는 적었고, 대부분 부모가 무직이거나 경제적으로 불안정했고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사각지대의 위기가정의 문제가 누적돼 아동 사망으로 나타난 겁니다. 해당 가정에 적절한 지원이 이뤄졌더라면, 아이들 역시 살 수 있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숨진 아이들의 기록을 상세히 살펴본 결과 살아있는 아이들을 도울 실마리를 찾은 겁니다.
취재진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 같은 분석이 의미있게 지속될 수 있고 실제 학대 예방에 기여할 제도적 대책이 없을지 찾았습니다. 그 결과 미국이 40여 년 전부터 아동학대 위험 요인을 줄이고 안타까운 아동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아동 사망 검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기사나 논문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보고서를 토대로 간략하게나마 내용을 알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미국 현지 취재원을 통해 해당 제도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을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아동사망검토는 0세부터 18세까지 숨진 모든 아이들의 사례를 의료인과 법조인, 수사기관, 아동 전문가, 교육자 등 전문가들이 모여 전수 조사하는 제도로, 미국 전역에서 시행하고 있고 대부분 관련 법도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사망 원인과 막을 수 있던 순간을 찾아 주기적으로 예방 대책도 만들고 있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제안했고 관련 법안들도 발의됐지만 진척은 없고, 사회적 논의도 거의 없었습니다. 국과수가 연구를 통해 아동학대 예방안을 도출하려 하지만, 제도적 기반 없는 개별 연구에 그치다보니 속도를 내기도 어려운 여건임을 짚었습니다. 어쩌면 막을 수 있는 아이들의 죽음은, 어른들의 방관 속에 오늘도 반복되며 수면 아래 숨겨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해당 취재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협업한 단독 기획 취재물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시사멘터리 추적의 ‘아무도 몰랐던 죽음들, 아동사망의 진실’은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아이들의 석연치 않은 죽음들을 꼼꼼한 현장 취재로 진상을 드러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진과의 협업을 통해 이처럼 학대와 연관된 아동 사망이 얼마나 되는지, 그 가운데 사회가 놓친 죽음이 얼마나 되는지를 입증한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이번 취재는 현장 추적과 현상을 드러낸 데 그친 게 아니라, 수면 아래 반복되는 아동 사망을 줄일 구체적인 대책도 제시했습니다. 미국 현지 취재를 시도해 아동 사망을 전수조사하는 ‘아동사망검토’ 제도의 작동방식과 목적, 효과를 보여줬습니다. 이 같은 제도를 구체적으로 소개한 보도 역시 시사멘터리 추적이 처음입니다. 국내에도 최근 이러한 제도 도입이 제안됐지만 사회적 논의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까지 짚어내 사회적 관심도 촉구했습니다. 취재진은 이번 주제가 최대한 다양하게 전파될 수 있도록 TV 방송뿐만 아니라 유튜브 편집버전과 스토리텔링 디지털 기사 4편도 보도해 많은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취재진은 앞으로도 이 같은 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후속 보도를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취재윤리강령을 충실히 지켰으며, 아동학대 관련 보도 기준도 수시로 참고해 엄격하게 지켰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87회 전체 총평
제38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에 84편이 출품됐고 이 중 5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1편씩 나왔다. 취재보도 1부문(정치·사회)에는 11개 부문 가운데 평소처럼 가장 많은 21편이 출품됐지만 이례적으로 수상작이 없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연합인포맥스의 <흥국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시장 신뢰 하락> 보도가 선정됐다. 흥국생명이 5년 전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연합인포맥스 보도 이후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평판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흥국생명의 재정 상태에 대한 의구심부터 외화 조달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채권시장은 큰 타격을 받아온 데다 싱가포르거래소에 올라온 ‘공시’를 기사화한 작품에 상을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경우 금액이 워낙 컸고, 보도 이후 당사자와 당국의 움직임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시사IN의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선정됐다. 화물차 약 4만대의 방대한 샘플을 분석해 화물차 기사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이 기사는 ‘데이터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물차 기사를 24시간 이상 동행 취재하며 데이터에 ‘현장’을 더했다. 데이터를 통해 현장의 포인트를 끄집어내고, 현장을 취재한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찾아내는 선순환을 통해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다. ‘화주와 정부 입장은 언급 없이 화물차 기사의 시각에서만 기사를 작성했다’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국민 고충도 다루지 않았다’는 반론 속에 난상토론이 이어졌지만 ‘현실 자체를 아주 잘 보여줬다’ ‘생생한 기사로 탁상공론식 자료에 힘을 붙였다’는 평가가 더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연합뉴스 대구경북취재본부의 <봉화 광산 매몰사고 221시간>이 수상했다. 만 9일 5시간에 걸친 구조 과정 내내 매몰된 두 광부의 가족 곁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아내는 등 끈기 있게 현장을 지키며 구출된 광부의 인터뷰까지 성사시킨 점이 돋보였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라일보가 출품한 <제주의 숨겨진 환경자산 숨골의 비밀> 보도가 호평을 받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강우패턴 변화와 지하수 오염에 주목한 이 보도는 지하수 오염원이 유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숨골(용암이 굳을 때 생긴 틈)을 파고들었다. 도내 전문가들과 취재팀을 구성해 숨골을 찾아 다녔고, 집중호우 시 숨골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고 있는 지표수를 채취해 수질을 분석했다. 그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숨골로 유입된 것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제주의 지하수 오염 실태에 경종을 울렸다. 해외 사례까지 추적, 분석하며 후속보도까지 꼼꼼하게 챙긴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참사가 앗아간 가족… 이 순간 함께 있다면> 보도가 갑론을박 끝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한겨레신문은 유가족들에게 받은 희생자의 생전 사진을 한국인의 연령별 평균 주름량, 얼굴색 등의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활용한 ‘3D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현재의 얼굴로 바꾼 뒤 대역 모델과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에 이 얼굴을 합성, 현실에서는 찍을 수 없는 가족사진을 완성했다. 의도는 좋지만 ‘보도’와는 거리가 있다, 사진보도 부문이 아니라 기획보도 부문에 출품했어야 했다는 등의 반론이 있었지만 ‘창의적인 일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사진보도의 영역을 넓혔다’ ‘유족에 위로를 줬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처: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52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