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달 초 정치권 관계자에게 이상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른바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후보로 알려진 김기현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복수의 대통령실 행정관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유포되고 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단톡방의 풍경은 전해들은 내용보다 심각했습니다. 행정관은 단순히 방 참가자가 아니었습니다. ‘삼각지(용산)’ 채팅방, ‘마포 대통령실 방문 톡방’ 등 복수의 단톡방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 A·B씨와 선임행정관 C씨가 속해 초대 행각을 벌였습니다. 삼각지(용산)에는 B씨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D·E씨를 초대했고, 마포방에는 B씨가 D씨를, 소영철 서울시의원이 E씨를 초대했습니다. D·E씨는 두 방 모두에서 김기현 후보 지지성 글·사진과 안철수 후보 비방성 글·사진을 올렸습니다. 연락을 받지 않은 B씨를 제외하고 A씨와 C씨에게 첫 보도 전 통화를 통해 내용을 구체화했습니다. 반론도 받았습니다. 3월3일 <[단독] 대통령실 관계자들 속한 단톡방에 ‘김기현 홍보·안철수 비방’ 메시지> 기사(지면용 3월4일 4면)를 작성한 배경입니다.
첫 보도 이후 추가 취재 과정에서 단톡방에 참가한 모 당원(이하 제보자)에게 뜻밖의 내용을 들었습니다.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런데, 이전에도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다’며 그는 말을 조심스레 꺼냈습니다. 대통령실 행정관이 자신에게 접근해 ‘‘김이 이김’이라는 단톡방이 있다’ ‘들어와서 올라오는 글 내용을 다른 방에 좀 공유해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보자는 이후 ‘김이 이김’ 방에 잠시 들어갔다가 며칠만에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런 적은 있는데, 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줄 수 없다’는 말은 줄 수도 있는 물질이 존재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제보자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대통령실은 살아있는 권력이고, 제보는 자칫 가족의 삶과 자신의 업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였습니다. 당원인 그와 당내 민주주의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무원의 중립 의무와 민주적 절차 위반이 시민의 사람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끝내 그를 설득해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받아냈습니다. 녹음 속 대화는 “그때 인사드린 A행정관입니다”로 시작해, “이제 뭐 저희 뭐 전당대회도 별로 안남고 그래서, 저희 뭐 김기현 대표 뭐 이런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 뭐 콘텐츠 올라가 있으면 뭐 그런 것도 좀 봐주시고 좀 전파하실 방 있으면 전파도 좀 해주시고 그러십사(그래주시면 해서)”라는 말로 이어졌습니다. A씨는 “방 이름이 ‘김이 이김’ 뭐 이런 방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A씨의 이름과 목소리는 제가 확인하고 들은 바와 일치했습니다. A씨에게 수차례 전화하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확인하고 제보자 연락을 통해 내용 확인과 보도 다짐을 받아낸 때는 이미 밤 10시를 넘겨서였습니다. 급히 기사를 써서 전송했고, 해당 보도는 경향신문 신문 제작 공정상 마지막 판 1·4면에 짧게 실렸습니다. 3월6일 두 번째 기사 <대통령실 관계자, 당원에게 김기현 홍보물 ‘전파’ 요청했다>(지면용 3월6일 1·4면)를 보도한 배경입니다.
같은날 오후 세 번째 기사 <[단독] 대통령실 ‘김기현 홍보글 전파 요청’ 음성 공개>(온라인판만 존재) 기사를 썼습니다. 제보자 신원이 특정될 수 있는 내용과 행정관 A씨의 실명을 지우고 두 사람 목소리를 변조했지만, 행정관의 전대 개입을 증명할 수 있는 핵심 내용은 그대로 실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두 번째 기사 <대통령실 관계자, 당원에게 김기현 홍보물 ‘전파’ 요청했다>와 세 번째 기사 <[단독] 대통령실 ‘김기현 홍보글 전파 요청’ 음성 공개>에 등장하는 제보자의 정체를 숨겼습니다. 제보자는 국민의힘 당원이지만 일반 시민이기도 합니다. 그는 제보 과정부터 녹취록의 공개 및 녹취 파일의 제공을 꺼렸습니다. 가족과 자신의 안위가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국가 최고이자 살아있는 권력의 치부일 수 있는 내용을 일반 시민이 공개한 자체만으로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게다가 그는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용산 대통령실에 초청한 특정 지역 및 시민단체 등 인사들과 연관을 가진 사람입니다. 작은 흔적만으로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생각에 제보 전부터 기사화 이후까지 내내 노심초사했습니다. 제보자를 익명화한 이유입니다.
행정관 A·B씨와 선임행정관 C씨, D·E씨도 익명으로 적었습니다. 다만 A~C씨의 실명과 D·E씨의 카카오톡 내 이름은 알고 있어 취재를 시도했고, A·C씨와는 통화도 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첫 기사는 대통령실 출입인 유설희 기자가 대통령실 관계자 반론을 받아 바이라인을 함께 달았습니다. 세 번째 기사는 녹음파일을 유튜브에 게시한 유명종 기자의 바이라인을 함께 달았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행보도 없습니다. 타 보도를 표절한 적도 없습니다.
첫 보도 직후 다수 언론사가 해당 기사 내용을 받아 썼습니다. 안철수 의원실에서 즉각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논평을 썼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의원실에 따르면’ 또는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라는 전제를 단 기사가 다른 언론사 다수에서 작성됐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보도 이후엔 더 많은 언론사가 경향신문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다수 언론사가 녹취록 및 녹음파일의 제공을 요구했고, 공중파·종편 메인 뉴스에서 경향신문을 출처 삼아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 TV 시사 토크쇼도 기사 및 녹음 파일을 인용했습니다.
안철수 의원 측과 국민의힘 당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경찰에 대통령실 행정관 및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고발한 것을 계기로 각 언론사에서 수사 상황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연속 기사는 대통령실이 여당 전당대회에 개입한 육성 증거를 확보한 첫 보도입니다. 그만큼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반응도 컸습니다.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던 3월 초엔 김기현 후보 사퇴 여론이 당내에 퍼졌습니다.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가 모두 김기현 후보를 비판했고, 안철수·황교안 후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전당대회 이후엔 법적 다툼이 남았습니다. 국민의힘 당원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행정관 B씨, 선임행정관 C씨, 그리고 D·E씨 등 5명을 서울 용산경찰서에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안철수 후보 측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직권 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습니다.
전당대회 전후 ‘불공정 선거’라는 꼬리표가 당에 남았습니다. 당 밖 인사, 시민단체 사람, 교수 등 전문가들도 비판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종훈 정치학 박사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중에 분명히 법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분석했고,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명백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며 “당사자 직무정지를 시키고 내부적인 감찰을 통해서 진상 규명을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진중권 교수는 대통령의 ‘멘토’라 불리는 신평 변호사를 앞에 두고 “대통령실의 행정관들이 선거운동까지 했다. 이것은 분명히 현행법 위반”이라며 쓴소리를 했습니다. 당내 인사인 박정하 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마저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 없이, 나중에라도 전모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실 행정관이 특정 후보 지지·비방글 유포자를 직접 단톡방에 초대한 장면 캡쳐나, 대통령실 행정관이 당원에게 특정 후보 지지글 유포를 요청하는 육성 파일 등 물증을 찾아내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 기사가 처음입니다.
대통령실의 개입이 조직적이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처럼, 정권 말에 진실이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대통령 박근혜씨의 공천 개입(20대 총선 직전 불법 여론조사 실시 등)도 재판에 이르기 전엔 ‘친박’ 당선을 위한 박씨의 개입 아니냐는 의혹과 물증인 유출된 여론조사 결과지가 전부였습니다.
역시나 대통령실은 “(보도가) 맞다 해도 공직선거법상의 위반 행위가 될 수는 없겠다”(3월6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개인적 의사 표현 정도이지, 대통령비서실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다든지, 선거운동을 한 것은 아닌 것 같다”(3월9일 이진복 정무수석) 등 반응을 보이며 보도의 여파를 줄이려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내부 제보자는 나오지 않았고, 추가 취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만 훗날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입구를 만들어 둔다는 생각으로 취재에 임했습니다. 언론윤리강령 기준도 준수했습니다.
권력 감시가 언론의 사명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위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