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2022년 12월 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평생 4·3수형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온 박화춘 할머니의 재심이 열리고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동안의 억울함이 이제라도 풀린 것은 다행이지만 가족에게조차 수형인이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할머니의 지나온 삶은 어땠을지 마냥 축하할 수 없는 결과였습니다. 저희는 박화춘 할머니를 직접 만나 왜 수형인이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왔는지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자식 때문에...”라고 답했습니다. 할머니를 칠십 평생 침묵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연좌제였습니다.
4·3 이 올해로 75주년을 맞았고 진정한 과거사 해결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시점이지만 아직 피해자들의 피해는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3은 연좌제라는 또 다른 모습으로 1세대 피해자들의 후손들에게 지속적으로 고통을 가하고 있었습니다. “연좌제 피해를 당했다”는 유족들의 하소연을 그동안 대수롭게 여긴 것은 아닌지 하는 반성과 함께 앞으로 우린에게 남겨진 과제는 1세대가 아닌 2세대들에게 가해진 연좌제 피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좌제라는 4·3의 사슬에 묶여 고통 받아온 유족들의 피해 실태를 알리고자 제작하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신체적, 물질적 피해와 달리 연좌제 피해는 입증이 한계적입니다. 법적으로 폐지된 연좌제가 정치적인 수단으로 공공연하게 시행됐지만 가해의 주체인 정부와 군경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료 또는 증거가 없이는 피해 입증에 제약이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연좌제 피해를 뒷받침할 근거를 보여주기 위해 지역방송사 최초로 경찰의 ‘밀항삭재카드’를 공개했습니다. ‘밀항삭재카드’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제주경찰이 도내 밀항 이력이 있는 도민들을 별도로 관리한 문서이며 문서 안에는 4·3과 관련된 인물들을 요시찰여부항목에 세세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밀항삭재카드’를 통해 사찰의 증거, 연좌제의 증거를 보여줘 객관적인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4·3 무장대 총사령관 이덕구의 살아남은 가족, 이복숙 씨의 사연을 통해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연좌 피해의 실상을 보여줬습니다. 이덕구의 가족을 피해자 프레임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직 제주 사회에서 거북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복숙 씨가 연좌제 피해자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시 이복숙 씨는 13살의 어린 소녀였고 이덕구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가족을 모두 잃고 죄인이 되어야 했습니다. 고향은 더 이상 이복숙 씨가 살 수 없는 원한이 땅이었고 평생을 바다 건너 일본에서 조국을 무서워하고 또 그리워하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조국을 상실하고 망국의 유랑민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던 이복숙 씨를 통해 연좌 피해의 공포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5. 사회에 끼친 영향
4·3 1세대 피해자가 아닌 2세대 피해자들을 집중 조명해 여전히 4·3이라는 역사 안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직업과 승진, 입학시험 등 사회적인 불이익은 물론 연좌제라는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전쟁에 참전하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참상을 사례자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해 연좌제 피해의 심각성을 제고했습니다. 결국, 4·3이 끝난 후에도 연좌제로 이어진 또 다른 4·3은 후대들의 가족공동체를 파괴했고 인권을 탄압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면 의례 겪었던 일이다’라는 인식을 지우고 연좌제는 한 인간의 존엄성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는 보이지 않는 칼날이라는 인식을 심어줬습니다.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단추가 하나씩 끼워지는 이 시점에서 한번도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진상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은 2세대들의 연좌제 피해의 진실을 밝힐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4·3 2세대들의 피해인 연좌제 피해 실태를 유족들의 증언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조명하고 제주 과거사 정리를 위한 과제를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언론 윤리 강령을 준수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고 제작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