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V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루하루 기사가 모자라는 언론사식 ‘유동성 위기’가 찾아온 날이었습니다. 기사 쓸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데스크로부터 농정 취재를 요구받았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 ‘전국 재배면적 1위, 신동진벼 퇴출’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적정 생산대책으로 내놓은 건 ‘신동진벼 퇴출 계획’이었습니다. 특정 품종에 대한 사실상의 사형 선고였습니다. 핵심 혐의는 ‘다(多)수확’, 재배해보면 쌀알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전북지역이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전국에서도 재배면적이 가장 넓지만, 특히 그중에서도 전라북도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50%가 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쌀알 굵고 밥맛 좋아 상품(上品)으로 여겨지는 대표 브랜드라는 이유가 컸습니다.
하지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신동진벼에 대한 공공비축미 품종 매입을 제한하고, 국립종자원이 종자 공급을 중단한다? 친절한 해설기사가 필요했습니다. 공공비축미로 사들이지 않겠다는 건 신동진벼 농가에 소득을 보장해주지 않겠다는 뜻, 종자 공급 중단은 따져보니 정말 국가 차원에서 ‘신동진 볍씨’를 말리겠다는 뜻이었습니다.
눈높이를 낮춘 기사에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댓글 향연이 펼쳐졌습니다. 신동진벼가 뒤집어쓴 ‘혐의’에 공분했습니다. 아무리 쌀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시장성이 뛰어난 맛좋은 품종을 퇴출한다니.. 전국의 ‘신동진팬’들이 분노의 댓글로 반응했습니다.
그게 ‘진짜 시작’이었습니다.
■ 신동진벼 생산성, ‘10a당 596kg’ 아니었다
퇴출 로드맵에는 신동진벼를 참동진벼로 대체하는 계획이 담겨있습니다. ‘얼마나 더 뛰어나길래?’하는 호기심에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기사와 자료를 뒤졌습니다.
그때 하나가 걸렸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촌진흥청이 지난 2월에 작성한 보도자료였습니다. 신동진벼가 병해에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유전적으로 유사한 대체품종인 참동진벼를 권장하는 홍보 자료였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신동진벼의 단위면적당(10a, 300평)당 수확량은 536kg. 정부가 설명한 신동진벼 수확량(596kg/10a)과 차이가 현격했습니다. 퇴출 기준으로 제시한 570kg/10a에도 크게 밑도는 수치였습니다.
농정당국 관계자들의 자문을 구했습니다. 알고보니 신동진 벼가 처음 출시된 20여 년 전과 현재 재배법이 바뀐 영향이었습니다. 질소비료를 많이 쓰고 재배시험을 한 옛날 시험데이터는 596kg/10a으로 많은 반면, 최근 시험데이터는 줄어든 표준 질소비료량에 따라 생산량이 536kg/10a로 적게 나온 것입니다.
■ 2023년 퇴출 정책, 20여년 전 데이터로?
그때부터 의문은 꼬리를 물었습니다.
첫째, 신동진벼의 생산성이 뛰어나 퇴출해야겠다는 정부의 설명, 사실인가?
둘째, 신동진벼를 참동진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은 합리적인가?
셋째, 벼 품종 퇴출 기준(570kg/10a 이상)의 출처는?
넷째, 그 퇴출 기준은 얼마나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만들어졌나?
이 네 가지 질문과 가설을 바탕으로 취재를 보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산하기관 연구진들이 내놓은 신동진벼 재배 실험결과를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기자의 궁금증에 권위를 더하기 위해 국회의 도움을 빌렸고, ‘퇴출 근거’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식 답변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놓은 답변 가운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해명은 단언컨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신동진벼 퇴출 정책의 허구성과 모순성 여실히 들추고 고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해당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현장에서 직접취재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신동진벼 퇴출을 결정한 근거인 ‘벼 생산성’을 팩트체크해 퇴출 정책의 허구성을 규명한 첫 기사였습니다. ‘벼 퇴출 기준’의 실체를 밝힌 보도 역시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농정분야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농민신문>과 <한국농어민신문>을 중심으로 ‘기준 논란’을 다룬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노컷뉴스 <주말 뉴스쇼>에서도 관련 논란을 소개하는 등 반향이 상당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의 신동진벼 퇴출 계획이 발표되자 시선은 대부분 들끓는 농심(農心)을 향했습니다. 쌀 생산량 데이터를 제시하는 정부, 신동진벼를 키울 수 없어 먹고살 걱정을 호소하는 농민들. 일대일 구도로 보기에 사실 이 운동장은 매우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기사는 논리를 제공했습니다. 정부의 그럴싸한 설명이 오류투성인 근거, ‘과다생산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신동진벼의 무죄 이유를 하나하나 규명했습니다. 정부는 결국 퇴출 정책을 3년 유예했습니다. 단순히 여론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의식할 만한 여론이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한 농민단체는 취재진이 제시했던 신동진벼 생산성 데이터로 정부 설명의 허구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책 발표 이후에도 이어진 아젠다 키핑에 전북지역 지방의원들은 신동진벼 퇴출 정책에 대한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취재에 적극 협조해준 국회 이원택 의원실은 공청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비로소 수평적 논의의 장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양한 자료 수집 노력과 분석, 기관발표 보도자료에 착안해 정부 정책을 의심하고 오류를 규명한 보도였으며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