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한국인 10명 중 8명 이상은 “한국사회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 국민인식 조사’). 하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을 포함한 기성 노조 활동을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가 노조 활동에 부정적이었습니다.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3%에 그쳤습니다. 노조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기성 노조에 대한 사회적 지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향신문은 이 간극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시민들은 노조를 싫어한다’는 류의 납작한 평가나 ‘노조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으로 인한 피해자’라는 일면적 평가 등과는 거리를 두려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조 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면적이었습니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파업을 하는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립니다. 특히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노동자 파업에 대해선 지지하는 여론이 더 높습니다.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화물노동자 파업 지지율은 각각 75%, 58%였습니다.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 파업(54%), 청소노동자 파업(80%) 역시 지지가 반대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런 양가적 인식을 고려하면서 노조가 노동자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취재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노조를 통해 ‘내 삶과 일터’를 바꾼 이들을 만났습니다. 기획 시리즈 1회엔 충남 천안의 식품기업 신미씨앤에프에서 ‘아줌마’로 불리다가 제 이름을 찾은 여성 노동자들, 36대의 직원 감시용 CCTV를 걷어낸 강원 강릉의 베어링 제조업체 신일정밀 노동자들, 콜수 압박에 시달리고 생리휴가를 가려면 ‘생리대 내라’던 직장을 바꾼 콜센터 상담사들 이야기를 실었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1회에선 대기업, 공공기관에 다니는 청년들의 ‘MZ노조’가 아니라 게임 개발자, 간호사, 배달 라이더의 노조 가입기도 다뤘습니다. 그러면서 ‘청년 세대는 노조를 싫어한다’는 말은 한국 사회에 퍼진 대표적인 오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2회에선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조와 전체 노동자 중 86%인 미조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은 이들에겐 여전히 법전 속 문구에 불과했습니다. 조직률이 0.2%밖에 되지 않는,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조는 섭외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은 사용자와 매일 얼굴을 맞대야 하는 노동조건 때문에 인터뷰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양대노총 가맹 산별노조에 지속적으로 문의한 끝에 대구 조양한울 노조위원장과 인터뷰하고, “작은 곳일수록 울타리가 튼튼해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미조직 노동자들의 경우 잘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30인 미만 사업장보다 섭외가 더 쉽지 않았습니다. 수소문 끝에 은행 경비원 노조를 준비했던 청년 노동자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노조 우산 아래에 있는, 14%의 노동자에겐 노조가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86%의 미조직 노동자에겐 노조는 해고 위험을 안고 싸워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아울러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작은 사업장의 미조직 노동자들은 계속 노조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3회에선 1965년 이후 노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미국의 변화도 살펴봤습니다. 특히 Gen-U(노조 세대)로도 불리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노조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기획팀은 30년가량 ‘노조 무풍지대’였던 아마존에서 첫 노조 설립에 성공한 크리스 스몰스 아마존 노조위원장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미국 노동운동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스몰스 위원장이 한국 언론과 심층 인터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스몰스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불고 있는 ‘노조 바람’, 그가 기성 노조와 다른 방식의 조직화를 시도한 이유, 노조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지막 4회에선 한국 노동운동이 성찰해야 할 점을 짚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아름다운 연대’를 보여주는 최근 사례를 국내에서 찾으려 했지만 딱 맞는 사례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기획팀은 미국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노조의 활동에 주목했습니다. 구글 노동시장은 한국 대기업과 매우 유사합니다. 구글 본사 엔지니어를 포함한 원청 정규직이 있고, 나머지는 임시 파견노동자·하청 노동자·프리랜서 등 불안정 노동자 그룹입니다. 이 불안정 노동자 그룹이 구글 노동시장에서 절반가량입니다. 알파벳 노조는 2년 전 출범 때부터 정규직뿐 아니라 불안정 노동자 그룹에도 조합의 문을 활짝 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연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성과도 내고 있습니다. 최근 구글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품질평가사(하청노동자) 임금 인상을 이끌어냈고, 원청인 알파벳이 유튜브 뮤직 하청 노동자의 “공동 사용자”라는 미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 판정도 받아냈습니다. 이 같은 알파벳 노조 움직임을 소개하면서 최근 한국 노동운동에선 이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기사 마지막 부분엔 소규모 사업장·이주노동자·파견이라는 단어가 교차하는 대구 성서공단노조 김희정 위원장의 제언을 담았습니다. 다양한 노동 전문가들의 멘트보다 가장 열악한 노동시장 중 한곳에서 노조 활동을 하는 활동가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힘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기획 구상 단계에서부터 최대한 실명 기재를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이에 기획시리즈 4회에 걸쳐 등장하는 취재원 대부분은 실명입니다. 다만 사용자로부터의 불이익을 우려한 일부 취재원의 경우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취재원은 없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기획이라 타 매체 선행 보도는 없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기획시리즈는 매 회차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 많이 공유되며 널리 읽혔습니다. 특히 1회차 기사의 경우 노조가 노동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호평이 많았습니다. 2회차 미조직 노동자,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사례는 그간 언론이 사례 발굴을 통해 잘 소개하지 않았던 분야라 의미가 있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3회차의 경우 ‘다윗’인 크리스 스몰스가 ‘골리앗’인 아마존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내용은 국내 언론에서 많이 소개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가 어떻게 기성 노조와 다른 방식으로 노조를 결성했는지, 어떻게 노조 결성을 ‘쿨’한 일로 만들어 청년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는지 등에 대해선 자세하게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스몰스 위원장의 육성을 통해 이런 대목을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조직노동이 성찰해야 할 지점을 짚은 4회의 경우 노동운동가들에게 전하는 울림이 있었습니다. 민주노총 가맹 산별노조의 한 활동가는 4회 기사를 보고 “기사 덕분에 노조 활동가들이 반성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조직노동이) 많이 관료화돼 있는 게 사실”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또 다른 활동가는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너무나 명확해서 속이 저리다”고 페이스북에 적었습니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페이스북에 “알파벳 노조, 대구 성서공단노조 등의 사례를 두루 살피며 노조운동에 빛과 소금이 될 얘기를 담고 있다”며 “구글 알파벳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도 못 받는 하청, 파견, 특수고용 노동자를 조직하고 그들의 권익 상승을 통해 격차를 해소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민주노조운동이 지향해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보도는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경향신문 3월 독자위원회에선 “지난 3일자 <“노조, 왜 해?” 물으신다면> 시리즈 2회는 미조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드는 데 어떻게 실패했고, 성공했는지를 잘 짚어줬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은 없었고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된 피신청사항도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