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2월, KBS에 제보 한통이 접수됐습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30대 김 모 씨가 다른 지역으로 몰래 전입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씨가 자초지종을 알게 된 건 서울 성북구의 한 주민센터로부터 뜬금없는 연락을 받으면서였습니다. 해당 주민센터 직원은 김 씨에게 ‘성북구에 사는 게 맞냐’면서, 김 씨가 최근 성북구로 전입신고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년째 구로구에 거주 중인 김 씨는 놀랄 수밖에 없는 말이었습니다.
김 씨는 곧바로 성북구 주민센터를 찾아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2주 전쯤 일면식 없는 강 모 씨가 김 씨를 성북구로 전입시킨 거였습니다. 강 씨가 제출한 전입신고서에는 주민등록번호 등 김 씨의 개인정보가 상세히 적혀 있었고, 김 씨 이름의 도장도 찍혀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나도 모르는 새 성북구 주민으로…‘몰래 전출입’ 사기 기승
김 씨가 당한 피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신종 전세사기’임이 분명했습니다. 수법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집주인과 공모한 제3자가 세입자를 자신의 동거인 자격으로 다른 지역으로 전입시킵니다. 전입신고가 완료되면 전셋집은 ‘서류상 빈집’이 되고, 그 사이 집주인이 억대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아가는 겁니다. 피해자는 김 씨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서울 성북구에서만 3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 한 집에 두 세대주…몰래 전입도 기승
서울 도봉구 전셋집에 사는 A 씨도 최근 비슷한 피해를 당했습니다. 일면식 없는 누군가가 A 씨가 살고 있는 집에 또다른 세대주로 전입신고를 한 겁니다.
한 집에 세대주가 두 명이 된 상황. A 씨는 전세자금 대출 연장을 위해 ‘전입세대열람원’을 발급받던 중 이 사실을 알게 됐고, 대출 연장이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평소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등기부등본 등을 자주 떼보던 A 씨는 “설마 우리 집에 다른 사람이 세대주로 들어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 역시 실거주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허술한 전입신고 제도를 악용한 신종 사기 수법이었습니다. A 씨의 민원을 접수한 구청과 주민센터는 곧장 주민등록 말소 절차에 들어갔지만, A 씨는 대출 연장이 안 될까봐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 몰래 전출입 이렇게 당한다
KBS 첫 보도 이후, ‘나도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추가 제보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 중 경기도 이천 전셋집에사는 B 씨는 올해 초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몰래 전출입’ 피해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B 씨를 허위 전입신고한 인물은 구로구에서 성북구로 전입된 김 모 씨를 허위 진입시킨 사람과 동일인물이었습니다.
수법은 이랬습니다. 먼저 주소지를 정한 뒤, 누군가 세대주로 전입신고를 하면서 피해자를 세대원으로 등재합니다. 세대주는 세대원을 대신해 전입신고를 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세대원은 동행 안 해도 되는 맹점을 악용한 겁니다.
이때 주민센터는 세대주뿐만 아니라 세대원에 대해서도 ‘본인확인’을 하긴 하는데, 세대원 명의의 도색을 찍게 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게 다입니다. 만약 가짜로 도장을 파 가고, 공범의 연락처를 적어 낸다면 걸러낼 길이 없습니다. 또 신분증을 요구하긴 하지만, 신분증 확인은 법적 의무가 아닌 탓에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 정부는 피해 발생 알면서도 대책 마련 뭉그적
이런 피해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입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몰래 전출입’ 후 집주인이 담보 대출을 받아가는 피해가 5건 발생한 겁니다. 피해가 계속되자 안산시는 행정안전부에 ‘전입신고시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자’는 내용으로 제도 개선을 건의했습니다. 당시 행안부는 이를 받아들여 ‘전입신고시 실물 신분증을 확인’하도록 실무자 지침을 개선하긴 했지만, 법령 개정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그 결과 현장에선 신분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추가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KBS 취재 결과 ‘몰래 전출입’ 피해는 최근 1년간 수도권에서 10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첫 보도 이후 행안부는 빠른 시일 안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지자체 전입신고 담당자에게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KBS가 두 번째 보도를 이어간 3월 13일, 추가 피해가 또 발생한 겁니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이기훈 씨가 경기 고양시로 몰래 전출입 됐습니다. 사기 일당인 이 씨의 신분증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전입신고를 진행했고, 주민센터 직원은 제대로 된 신분 확인 없이 신고를 받아줬습니다. 전입신고서에 찍힌 이 씨의 도장과 전화번호 역시 가짜였는데, KBS가 보도한 수법 그대로였습니다.
■ ‘몰래 전출입’ 일당 검거…정부는 여전히 “대책 마련 중”
정부의 대책 마련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경찰은 몰래 전출입 일당을 무더기로 검거했습니다. KBS가 보도한 성북구 피해자 3명을 상대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거된 겁니다.
KBS는 경찰이 집주인 1명을 구속하고, 허위 전입신고자를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란 소식을 단독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경기도 시흥시에서 몰래 전출입 사기를 벌인 일당 3명을 구속 송치했다는 사실 역시 추가로 파악해 보도했습니다.
■ 전입시고할 땐 실물 신분증 지참…정부 대책발표
KBS가 연속 보도를 이어가자, 행안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전국 지자체 주민등록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었고, 그 결과를 지난 4일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전입신고를 할 때는 배우자나 가족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실물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전입신고 문자 알림 통보 서비스를 신설하는 등 유사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없습니다. 사건 단신 기사를 제외하고 ‘몰래 전출입’ 사기 수법을 상세히 보도한 건 KBS가 처음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KBS 보도 이후인 지난 4월 5일, 행안부가 ‘몰래 전출입’ 예방 대책을 내놨습니다.
전입신고 시 실물 신분증 지참을 필수로 하는 것이 골자이며, 이외에도 ‘전입신고 통보 서비스’ 신설 등이 대책에 포함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행안부는 주민등록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도 착수했으며, 4월 중 입법예고를 하는 등 추가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KBS 취재제작회의에서는 꾸준한 보도로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낸 수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소속사 확인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