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판>
[단독]대통령 업무보고 하루에만 1억원...깜깜이 업체 선정에 몰아주기 의혹까지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9877
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2. 보도제작경위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는 정부 부처가 매년 초 대통령에게 한 해 업무계획 등을 보고하는 자리입니다. 보통 청와대나 정부청사에서 진행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면보고로 대체된 적도 있습니다. 이러한 대통령 업무보고에 수억 원대 예산이 지출된다는 사실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정부 첫 새해 대통령 업무보고가 진행되던 2022년 12월~2023년 1월, 업무보고 회의장과 용역 등에 대해 뒷말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접했습니다. 사실관계나 의혹의 핵심 등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습니다. 대통령 업무보고와 관련한 부처의 준비 과정 등이 궁금했습니다. ‘뒷말’을 검증할 필요도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면, 이를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우선 정확한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와 입법기관을 통해 각 부처의 자료를 받는 방법이 주요 선택지입니다.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는 일정조차 비공개됐을 만큼 ‘깜깜이’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업무보고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연설문 전문 등 간단한 자료조차 비공개를 원칙으로 합니다. 이러한 대통령실의 기조 때문에 각 부처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원에게 자료를 비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습니다. 국민이면 누구나 가능한 정보공개청구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1월 모든 부처에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 예산과 업체명 등을 요구했습니다. 전임 정부와의 형평성, 행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과거 업무보고 내역 등도 함께 요청했습니다.
일부 기관은 1월 말부터 답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수의 기관은 정보공개처리기한을 연장했습니다. 먼저 받은 답변을 토대로 기초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운이 좋게도, 일부 기관은 업체명과 계약 사유, 사용한 예산, 과거 내역 등을 짧게나마 모두 답했습니다. 취재 결과, 공연·행사기획 업체인 J업체는 답변을 한 기관 14곳 가운데 6곳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다른 업체에 비해 가장 많은 건수입니다. 계약 금액은 1억7000여만원으로, 단일 업체의 계약액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복수의 기관이 한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고 볼 소지가 있습니다. 국방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복수의 부처 관계자에 대한 취재를 통해 비공개 기관도 J업체와 계약한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기관들은 J업체와 수의계약한 이유에 대해 ‘전문 업체이기 때문’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6곳 가운데 국방부와 외교부는 J업체에 각각 5000만원 이상을 지출했습니다. 현행 국가계약법 시행령과 기획재정부의 계약예규 등에 따르면, 소액 수의계약(5000만원~1억원)에 대해서는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에 견적서를 제출하는 등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시스템에서 견적서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예외적인 상황도 고려해, 조달청 실무자에게 수의계약 절차 등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실무자는 “기관이 견적서를 올렸지만 표시가 안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관련 기관에 확인했지만, 견적서와 관련해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국방부는 기사가 나간 뒤 “국가계약법 등 계약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계약을 체결했고 견적서는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제출받았다”며 “다만 대다수 국방부의 수의계약은 국가안보, 국방 등과 관련돼 전자조달시스템에는 비공개로 하고 있어 조회가 제한된다”는 공식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여러 건의 수의계약을 따낸 J업체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했습니다. 업체는 등기상 2011년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상 기업 소개로는 지난 10여년의 이력을 명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등기와 기업정보 등에 소개된 사무실 주소도 모두 달랐습니다. J업체의 운영 형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 업체가 소개한 사무실 A와 B를 차례로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인근 업체 관계자들은 모두 J업체가 입주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J업체 대표는 기자의 방문 직전 사무실을 이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번 업무보고로 인해 지난해 말부터 일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답변을 비공개한 정부 부처와도 계약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입니다. 하지만 J업체 대표는 복수의 부처와 수의계약을 맺은 배경에 대해서는 “열심히 일해 온 결과인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느냐”라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부처의 업체 선정 방식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비공개로 ‘억’ 대의 계약을 맡길 때 업체 검증을 제대로 했을까. 국방부 관계자는 업체 검증을 했느냐는 질문에 “업체 평가서를 토대로 업체를 확인하는 작업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업체 평가를 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행사 진행 구상 등이 담긴 기획안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기관은 또 “이번 업무보고는 모든 정부부처가 동일 장소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국방부보다 앞서 진행한 정부부처의 회의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동일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J업체 외에 H업체의 수의계약도 드러났습니다. 지난 2월 부처 취재 과정에서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가 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 행사를 포함해 업체와 계약했다는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에 공식 질의서를 넣었습니다. 확인 결과, 국민경제자문회의는 H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1억2800여만원을 지출했습니다. 현행법상 수의계약 최대 기준인 1억원을 넘긴 것입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측은 ‘대통령 업무보고 행사가 급하게 잡혔다. 이는 예외 사유인 긴급한 행사에 해당돼 금액 제한 없이 계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의계약 배경은 ‘H업체가 전문행사업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등기와 기업정보 등을 토대로 H업체를 파악했습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H업체의 주요 이력을 온라인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H업체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자, 전화 통화와 사무실 방문 등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답변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취재 이후 전문가 자문을 구했습니다. 정부 부처와 국회에서 일하는 관계자에게 대통령 업무보고와 관련한 수의계약 등 견해를 물었습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수의계약 몰아주기’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법조인에게도 이와 관련해 자문을 구했고, “하나의 업체가 계속해서 수의계약을 맺은 것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취재 결과를 종합해 △수의계약 몰아주기 의혹 △기관의 업체 검증 문제 △고액 수의계약 과정에서 대통령 업무보고가 긴급한 행사에 해당하는지 등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기사화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실명보도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다만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김현지 기자가 취재해 기사 작성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시사저널 단독 보도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지난 2023년 3월30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대통령 업무보고 수의계약 의혹에 대해 “권익위에 신고가 들어와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 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