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1980년대 일본은 반도체 강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칩 설계와 파운드리는 물론 메모리반도체에서도 존재감을 잃었습니다. 미국은 당시 급성장하는 일본 반도체로 인해 무역 불균형이 심화하자 미일 반도체 협정을 맺었고, 일본 반도체 산업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약 40년이 흘러 미국은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술 강국의 부활을 외치고 있습니다. 설계부터 생산, 제조에 이르기까지 첨단산업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발(發)2차 테크 빅뱅’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주 타깃은 중국이지만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있습니다. 미국이 기술 강국 부활을 천명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와 겹칩니다.
국제 관계에서 손익정산은 냉정하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미국이 필요에 의해 해당 산업에서 한국과 동맹을 맺고 있지만 ‘자국우선주의’의 날카로운 발톱을 언제 우리를 향할지 모를 일입니다. 최근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는 조건으로 제조공정의 핵심기술을 요구한 반도체 가드레일 규정이 한 예입니다.
이에 서울경제는 미국발 2차 테크빅뱅이 벌어지는 와중에 우리나라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산업이 맞닥뜨린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총 6회, 15개면에 걸쳐 기획했습니다.
먼저 배터리 분야에선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등 한국 배터리 산업이 둘러싸인 거시적인 환경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자 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은 중국산 공급망을 배제하고 자국 내 배터리,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지에 생산기지를 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저희는 그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배터리 업체의 북미 투자 규모가 한국의 14배에 달한다는 팩트를 근거로 특정 지역 의존적인 사업 행태의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과거 일본의 반도체 산업처럼 한국도 장기적으로 집중 견제를 당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이 삼원계(NCM)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의 인산철(LFP) 배터리가 전기차 대중화 시기와 맞물려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IRA 시행 이후에도 중국 배터리사들이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기술합작 형태로 IRA를 우회하는 전략이 상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 공장 현장을 직접 방문해 K배터리의 현주소를 짚었습니다. 수치와 통계에 가려진 실제 현실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광물 공급망을 다각화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간 밸류체인 구축이 시급하고,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국내 전기차 산업의 공동화 우려와 해외에 비해 미흡한 전기차 공장 지원 제도를 복합적으로 다뤘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 배터리 및 전기차 관련 투자가 해외에만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미래차 전환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하고, 10곳 중 6곳이 적자 상태라는 자동차산업협회의 분석 보고서도 단독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한국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수출에 힘을 쓰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국회와 정부가 반도체 공장 세액공제에 몰두하는 사이 전기차 공장에 대한 지원은 소외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치권은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서 전기차도 반도체와 동일하게 25%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고 설명했지만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핵심인 전기차 전용공장은 적용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것을 발견해 ‘반쪽짜리 세액공제’라는 주제로 보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도체 산업도 짚었습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반도체 동맹을 맺고 있지만, 이면에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기 위해 수십조, 수백조원의 투자를 벌이며 각자도생하고 있는 상황을 심층 분석했습니다. 이같은 ‘쩐의 전쟁’으로 앞으로 경험하지 못할 반도체 초공급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며 ‘향후 10년’이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운명을 좌우할 골든 타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달리 국내에선 반도체 전문 인력의 양성이 뒷걸음치고 있다는 현실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전공 대학원생들의 반도체 칩 제작 실전 경험이 매년 급감해 책상에서 이론 교육을 받은 뒤 반도체를 설계해도 이를 막상 웨이퍼 위에서 실물로 구현해 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포항공대의 경우 칩 제작지원이 단 1건에 불과하고 석사 채용에도 현장 투입에 2년이 걸린다는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업체, 현대차그룹, 각종 협회 관계자와 학계 관계자들을 두루 취재했습니다. 취재원의 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하되, 소속과 이름 노출을 꺼려하는 일부 취재원의 경우 부득이하게 익명 인용 보도했습니다. 제보자와 취재원과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으며, 모든 보도물은 취재한 기자의 바이라인을 달았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IRA가 발효된 지난해 이후 국내 업계가 받을 영향에 대한 보도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경제의 이번 ‘미국發 2차 테크빅뱅’ 기획은 그간 보도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지금 당장 사업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부터 닥쳐올 미래까지 입체적으로 다뤘습니다. 특히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현장은 증설 이후 전체 언론사 처음으로 서울경제에 공개됐습니다. 기아 평택항 수출부두 또한 기아의 허락이 있어야만 접근 가능한 곳으로 한국 수출을 짊어지는 완성차 업계의 현 주소를 보여주기에 적합한 현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경제의 보도 이후 유럽연합(EU)에서 핵심원자재법의 구체적인 윤곽을 발표하면서 다른 매체들도 비슷한 시각으로 한국 배터리 및 전기차 산업이 받을 영향을 추종 보도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말 발표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에는 저희 기획이 우려한 대로 중국산 배터리를 직접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면 중국 배터리 기업이 법의 취지를 무력화하고 미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머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실제로 중국 CATL은 미국에서 포드와 합작 공장 설립에 나서면서 K배터
리를 긴장하게 하고 있습니다.
※ 타매체 주요 후속보도 현황(별도문서 첨부)
5. 사회에 끼친 영향
서울경제의 기획 보도 이후 한국 전기차 공장 세액공제에 대한 지원 여론이 커졌고 완성차 업계를 대변하는 자동차산업협회의 강남훈 회장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도 전기차 투자 유인할 입법 시급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본지 보도가 나간 당일인 지난달 22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에게 "완성차를 조립․제작하는 시설에도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돼야 되지 않냐"고 주장했고,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도 24일 울산 현대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특법 개정안에 전기차 전용공장이 빠진 점을 거론하며 신속한 입법을 약속했습니다. 양기대 민주당 의원은 최근 전기차 전용공장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킨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마지막 회차(4월 3일자)에 게재된 '대학원생 칩제작 40% 뚝... 포항공대도 칩 제작 1건' 단독 기사의 경우 기사가 보도된 이후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구체적 진상 파악을 지시하면서 이례적으로 "학생들에 대한 지원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즉각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언론기사에 대해 정부가 사실 관계 해명이 아닌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자료를 내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만큼 서울경제 기사가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산업부는 조만간 대학생 반도체 제작 지원을 위한 별도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 또한 취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저희는 한국기자협회가 채택한 윤리강령과 실천요강을 준수하며 이번 취재 및 보도를 했음을 밝힙니다.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채택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하며 취재와 및 보도를 했음을 밝힙니다. 위 내용은 소속사 서울경제신문의 확인을 거쳤음을 밝힙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나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첫 출품작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