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② 단독기획
2. 보도제작경위
저희 취재팀은 일상 속에서 이번 아이템을 착안했습니다. 사람들이 북적대는 대형마트 셀프 계산대에서 주변 눈치를 보며 시간에 쫓겨 계산하는 할아버지, 점원이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는 식당에서 키오스크 이용법을 몰라 한참을 쩔쩔 매는 할머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 아주 가까이에서는 꽃놀이를 가고 싶은데 모바일로 기차표와 숙소를 예매할 수 없어 애를 먹었던 취재기자의 60대 부모님 사연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데, 정작 서비스 현장은 비대면·디지털·로봇에 의존하는 쪽으로 변화하면서, 어르신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인구 현상과 영업 현장의 간극이 역사상 가장 괴리된 지금, 고령 소비자들이 서비스업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을 겼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우리 사회와 기업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이 이번 기획, 3부작 13개 기사의 취재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1회 <2030년, 어르신 고객 넷 중 하나>
1회에서는 어르신들이 고령친화적인 소비생활을 누리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해 봤습니다. 취재팀은 다각적인 분석을 위해 △66세 어르신의 소비 생활 동행 취재 △민간 분야 6대 서비스 관련 60~80대 어르신 100명 대상 113개 항목 심층 설문조사 △신체적·인지적 노화 현상에 따른 어르신 고객의 특성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취재 결과, 젊은 소비자만을 겨냥한 마케팅 용어와 펜데믹을 계기로 급속하게 진행된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이 어르신 고객들을 일상적인 소비 생활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집불통이거나 쉽게 언성을 높인다는 어르신 고객에 대한 편견도 실은 청력과 시력이 감퇴하는 자연스런 노화 현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드러냈습니다.
◆2회 <일본은 어르신 고객이 ‘왕’>
2회에서는 한국보다 20년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 어르신들의 소비 생활을 도쿄 현지 출장을 통해 생생하게 보도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면서 고령 소비자에게 무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손 편의점 △어르신 고객 시장을 집중 겨냥한 게이오백화점 △어르신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장애 요소가 없는 쇼핑 환경을 제공하는 스가모지조도리상점가 △환자들이 쉽게 진료를 받도록 환경을 갖춘 도쿄종합노인병원을 직접 찾고, 일본의 고령 소비자들을 만나는 르포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또 한국의 복지경영을 연구하는 다카하시 아케미 분쿄가쿠인대학 인간복지학과 교수, 삼성생명과 미래에셋 은퇴연구소를 거친 류재광 간다외어대학 교수와의 현장 동행 취재 및 인터뷰를 통해 일본 서비스 현장으로부터 배울 점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점을 심층적으로 탐구해 소개했습니다.
◆3회 <어르신 고객, 이렇게 맞이합시다>
3회에서는 현상 점검-해외 사례 탐구를 넘어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로 취재팀이 직접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서비스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작했습니다. 국내외 6개 지역의 가이드라인의 구성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했고, 자문위원 10명의 검수를 거쳐 5개 영역 23개 항목으로 구성된 한국일보판 ‘친(親) 어르신 가이드라인’을 도출했습니다. 아울러 2017년 서울시 주도로 진행됐던 ‘고령친화상점 오래오래’ 시범사업의 패인을 분석하기 위해 서울 동작구 성대전통시장, 은평구 신응암시장, 종로구 락희거리 및 송해길 소재 38개 점포를 직접 찾아 상인들을 인터뷰했습니다. 또 미국, 영국, 호주 등 한국보다 훨씬 진보된 형태의 고령친화가이드라인을 갖춘 나라와 지역들이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팀은 기획기사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전 취재부터 기사 작성까지 전단계에 걸쳐 고령사회 및 고령소비자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균형 잡힌 자문을 받기 위해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경희대 노인학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한국소비자원, 동국대 가정의학과, 성남시니어산업혁신센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령친화서비스단 등 다양한 학계와 공공기관에서 자문위원을 초청했습니다. 특히 기획의 최종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친어르신 가이드라인’은 취재팀이 초안을 구성한 후, 모든 자문위원으로부터 개별 항목들에 대해 일일이 피드백을 받아 재구성했습니다.
설문조사를 설계하고 실시하는 과정에서도 고령친화적인 조사를 진행하려 애썼습니다. 어르신들이 소비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13가지 상황을 설정하고, 각각의 상황 속에서 설문 대상자들이 겪은 '경험의 빈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문항을 설계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설문조사 방식 또한 본 기획의 취지에 어긋나지 않도록 응답하는 어르신들의 편의를 고려했습니다. 직접 어르신들을 찾아 종이 설문지를 나누어드린 후 기자들이 설문 작성을 도왔고, 설문지의 글자 크기 역시 최소 13포인트 이상으로 설정해 설문지 작성이 불편하시지 않도록 배려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국일보의 기획보도에 앞서서도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시니어마켓의 확대 가능성을 다루거나, 고령 소비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제고해야 한다는 보도들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일보의 ‘1,000만 고령 고객, 매뉴얼이 없다’ 3부작 기획은 유통, 의료, 주거, 교통 등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서의 고령 소비자의 소비 생활 실태를 분석하고, 여러 서비스 현장에 범용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선행 보도들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팀은 고령 소비자를 보다 배려하는 소비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어젠다 세팅을 했으며,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서비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직접 제작했습니다. 나아가 가이드라인을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백화점 3사, 전국은행연합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전국상인연합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등에 배포했습니다. 대부분의 협회 측이 “고령 소비자만을 위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 일부는 “한국일보의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활용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보도 이후 가이드라인을 활용하겠다는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을 상대로 키오스크 사용법 교육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인천 고령사회대응센터도 “보도 내용을 사업 기획에 참고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울산 선암호수노인복지관과 인터넷TV 관련 콜센터회사에서도 “한국일보의 가이드라인을 활용하겠다”고 전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공정보도, 정당한 정보수집, 취재원 보호 등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