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o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이메일로 온 첫 제보.. 모든 언론이 시작한 취재”
2월 27일 월요일. MBC,KBS,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사에 “충북의 한 정치인이 금배지를 찬 상태로 항공기에 탑승해 음주 추태를 벌였다”는 익명의 제보가 이메일을 통해 접수됐습니다. 알고 보니 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떠난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소속의 박지헌 도의원(국민의힘)이었습니다. 당일 대부분의 언론사가 해당 내용을 취재하였으나,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제보자는 더는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당사자인 도의원은 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함께 연수를 떠난 도의원과 사무처 직원들도 내용을 잘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해당 도의원이 탑승한 아시아나 항공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기내 소란이 없었다는 짧은 회신만 돌아와 사건은 그대로 종결되는 듯했습니다.
“벽에 막힌 취재.. 그때 걸려온 불명의 전화”
하지만 관련 사태를 취재해온 MBC충북 취재기자(김대웅)의 휴대전화로 금요일 밤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착신 번호를 알 수 없는 번호.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숙제를 드리겠다면서, 기내 음주 추태는 물론 현지에 도착해서 벌어진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언론사에 먼저 제보했지만, 해당 언론사는 취재를 통해 확인하지 못하였으며 기사화하지 못한 상태라고 제보자를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체코 프라하 호텔 금연 객실에서 해당 도의원이 동료 의원과 함께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변상금을 물어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내에서는 폭탄주를 말아서 마셨다는 구체적인 증언도 있었습니다. 본인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을 통해 전해 들은 내용이지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주말부터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여행에 동행한 가이드와 동료 의원, 사무처 직원들까지 10명이 넘는 관계자들 모두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했지만 모두 취재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체코 현지 호텔에 연락했지만, 어떠한 사실도 확인해 주지 않았습니다.(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호텔 측에는 변상금을 주면서 비밀 유지 약속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취재하다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이 적지 않았습니다. 또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의 지인들을 통해, 지인의 또 다른 지인들을 통해, 그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 등을 통해 퍼즐을 맞추듯 하나하나 조사하고 되묻는 과정을 되풀이한 결과 닷새 만에 제보 내용 상당수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진실로 믿을 만한 신뢰성 높은 복수의 증언을 확보해 첫 단독 보도에 나섰습니다.
“단독.. 단독.. 단독..” 윤리특위를 이끌어내다
3월 8일 첫 단독 보도가 방영되고 난 뒤, 해외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의 태도는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누가 무슨 얘기를 기자에게 했는지 서로 불신이 가득 찼고 이른바 ‘죄수의 딜레마’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자신이 피해를 볼 것을 걱정해 기자에게 이실직고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함께 담배를 피웠다 적발된 의원이 대부분의 사실을 시인하면서 두 번째 단독 보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지헌 의원은 여전히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리고 비공개로 진행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대한 세 번째 단독 보도. 세 차례 단독 보도를 통해 조용히 묻힐 뻔한 사건에 비난 여론이 집중됐고, 시민단체와 야당의 성명도 나왔습니다. 박 의원이 소속된 국민의힘이 도의회를 장악하고 있었지만, 윤리특위에 회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MBC충북의 보도를 통해 박지헌 의원은 물론 함께 담배를 피운 동료 의원까지 윤리특위에 회부됐습니다. 충북도의회에서는 5년 반만의 일이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제명.. 거짓말이 제명을 이끌다
이후의 보도는 박 의원의 거짓 해명에 집중했습니다. 사건 자체도 문제였지만, 주민 대표인 도의원이 거짓 해명으로 일관한 점이 분노를 끌어냈습니다. 동료 의원들의 여론도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도의회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고, 주민 여론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렇게 열린 윤리특위. 윤리특위 위원장은 박 의원의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입술을 떨면서 제명 결정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은 물론, 1952년 충북도의회가 개원한 이래 처음으로 윤리특위가 동료 의원의 제명을 결정한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비판.. 조례 개정과 “박지헌 방지법”
하지만 의원 35명 가운데 28명이 박 의원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어서, 본회의에서 제명안이 부결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박 의원 지역구 주민을 일일이 만나 취재해보니 당연히 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만, 지방의회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고질적인 병폐가 다시 재연됐습니다. 이후 보도는 이 같은 결정의 문제점과 주민 분노에 집중됐습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 권고에도 조례는 개정하지 않았고, 몇 년 전 만들어놓은 자체 규칙은 상위법에 위반되는 엉터리였습니다. 박 의원은 30일 출석정지라는 징계로 낮춰졌는데, 실질적으로는 나흘만 의회에 나오지 않으면 됐고, 이 기간 의정비도 전액 받았습니다.
결국 충북도의회는 물론 국회까지 제도개선에 나서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충북도의회는 4월 임시회에서 조례를 만들어 징계받은 의원들은 앞으로 의정비를 반으로 깎기로 했습니다. 청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이른바 ‘박지헌 방지법(지방자치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습니다. 출석정지 징계를 회기 기간에만 적용하고, 의정비를 삭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박 의원에게 소급 적용할 수는 없지만 불합리한 제도를 바꾸는 계기를 이번 연속 보도를 통해 마련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관심의 사각지대에 있는 지방의회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취재해 연속 보도함으로써, 행정 감시라는 지역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들이 있고, 관련 녹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크로스 체크를 통해 사실 확인을 충분히 하였습니다.
② 불상의 제보자는 누구인지 지금도 알지 못합니다. 제보자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상태였고 제보자 신원을 확인하지 않아도 제보 내용의 사실관계를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③ 모두 직접 현장 취재하였습니다.
④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 보도로 어떠한 매체에도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첫 단독 보도 이후 지역 언론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었고, 윤리특위 회부 이후에는 거의 모든 언론이 이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타 매체 반향 문서는 별도로 첨부했습니다.
*<별첨1>타 매체의 반향
5. 사회에 끼친 영향
1) 충북도의회 조례 제정 및 개정, 규칙 폐지
2) 국회 박지헌 방지법(지방자치법 개정안) 발의
*<별첨2, 2-1, 2-2> 자체 리포트 기사 두 편과 관련 자료를 별도로 첨부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해 취재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은 받지 않았고 반론 신청과 언론 중재 신청 역시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