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국민일보의 ‘욕망의 출발선, 영어유치원’은 한국사회의 문제로 지적돼온 부와 교육의 불평등의 첫 시작 장면을 찾아내 독자들 앞에 보이자는 시도의 결과물입니다. ‘부의 불평등’은 ‘교육의 불평등’과 떼어 말할 수 없는 것이었고, 이 ‘교육의 불평등’은 나날이 저연령화, 주입식화하는 고액 사교육과 함께 심각해진다는 진단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취재 역량을 집중할 대목은 결국 대물림의 출발점, 불평등의 연결점인 유아 대상 영어학원(일명 ‘영어유치원’)이라 판단했습니다.
약간의 취재 직후 국민일보는 영어유치원이 소득과 부동산, 개인의 행복 등 한국사회 구성원의 관심사‧생활상을 관통하는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사회의 새로운 ‘엘리트 양성’ 코스 맨 앞에는 영어유치원이 있었으며, 영어유치원 합격을 위한 또다른 유아 사교육 시장도 있었습니다. 영어유치원 설립 숫자가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치 및 서울대 합격자 숫자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점을 확인한 것은, 부와 교육 수준을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이 현실임을 입증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국민일보는 사회 각계의 공론 형성을 기대하며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국민일보는 차별화된 보도를 위해 영어유치원 학부모를 심층 인터뷰함은 물론 실제 90년대부터 영어유치원 교육을 받고 성인이 돼 사회에 진출한 당사자들의 반응을 수집했습니다. 학부모‧졸업생 두 집단의 설문조사를 통해 학부모의 기대와 졸업생의 실제 행적 차이를 유의미하게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또 영어유치원의 실제 교재를 확보, 학계의 영어교육 권위자들의 감수를 거쳐 유아 선행학습의 정도를 분석했습니다. 다각도로 재구성한 영어유치원 교육 내용들은 교육계와 학계의 언어 전문가, 의료계의 정신의학 전문가 등의 진단에 비춰 문제점 여부를 파악하려 했습니다. 그 밖에도 학계의 교육 불평등 분야 연구 권위자, 교육평론가, 영어교육 교재 판매자, 영어 공용화론 주장자, 전직 헌법재판관 등 다양한 취재원을 접촉했고, 이들로부터 사실과 의견을 두루 수집했습니다.
<1> 3살 아이의 ‘초시합격’: ‘욕망의 출발선, 영어유치원’의 1회차 보도는 현재 영어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와 영어유치원을 졸업한 졸업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그리고 영어유치원 전후 교육 실태에 대한 재구성으로 꾸렸습니다. 설문조사를 통해서는 종전까지 알려진 바 없는 새로운 국면을 보도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이르게는 만 3세부터의 유아들이 영어유치원 ‘합격’을 위한 사전적인 사교육을 하고 있다는 학부모들의 응답이었습니다. ‘사전 사교육’을 하는 영어유차원 학부모는 3명 중 2명(66%)이었습니다. 물론 교육비와 자녀들 진학 기대 수준도 추출했습니다.
1회차 보도는 성인이 된 영어유치원 졸업생의 응답이 학계의 종단연구 결과와 교차 검증된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가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영어유치원 교육을 받은 유아가 시간이 흘러 실제 자사고‧특목고에 진학하는 비중(약 19%)이 전체 학생의 비중(약 7%)보다 높다는 점을 발견한 것인데, 이는 한국교육종단연구 자료로 분석한 ‘2013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학생’들의 향후 진학 경로와 크게 유사했습니다. 연구 당사자인 변수용 교수가 “유사하다니 놀랍다”고 했습니다.
<2> 돈 스피크 코리안: 1회차 보도가 영어유치원의 실태를 한국사회 엘리트 코스의 경로에서 외부적으로 탐사했다면, 2회차 보도는 영어유치원에서 실제 벌어지는 교육이 어떠한 모습인지를 내부적으로 관찰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사전 사교육’부터가 과거보다 크게 고난도화‧주입식화 하고 있다는 사실, 이와 관련한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 이러한 과열의 이면에는 결국 부모의 큰 기대가 있다는 사실들의 발견이었습니다.
국민일보는 구체적으로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한 유아대상 영어학원이 사용하는 교재를 학부모들로부터 다수 확보하였습니다. 여타 영어유치원들의 ‘학습형’ 변모를 선도한다는 이곳에서 실제 어떤 수준의 영어를 가르치는지 생생히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학계는 “미국 어린이가 배우는 것을 2년 어린 한국 어린이가 그대로 배운다”며 과도한 선행학습을 우려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유명 영어유치원들의 입학시험(레벨테스트)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는 영어유치원과 그 파생 사교육 시장 구성원들조차 우려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습니다.
<3> ‘영유’의 경제학: 부의 불평등이 교육의 불평등과 연결되고, 교육 불평등의 시작점이 영어유치원이라면, 영어유치원과 부의 상관관계가 한국사회 속에서 발견될 것이라고 국민일보는 판단했습니다. 국민일보는 교육부를 상대로 공개 가능한 데이터를 얻었으며, 교육 불평등 문제를 국회에서 지적해온 무소속 민형배 의원실을 통해 서울대 합격자 등의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분석 결과 서울 자치구의 영어유치원설립 숫자는 아파트값, 서울대 합격자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국민일보는 이 대목에 있어서도 다른 원인들이 있을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으며, 도출된 데이터를 학계의 전문가들을 통해 가감 없이 검증, 견해를 얻었습니다. 결론은 한국사회에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 투자가 일반화돼 있고, 그 투자 효과가 유의미하다고 받아들여져 불평등이 가속화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같은 교육 투자의 강화는 결국 양극화한 한국사회의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 다수의 진단이었습니다.
<4> 영어가 종교인 나라: 4회차 보도는 이 모든 실태의 거대한 원인을 살펴보자는 시도의 결과입니다. 국회의 논의 내용, 과거의 언론보도 및 연구 내용, 무엇보다도 ‘영어 공용화론’을 주장해온 당사자 등을 두루 취재했습니다. “한국인들은 왜 영어 교육을 중시하는가”에 대한 답변은 결국 “한국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상징적 지위가 있다”였습니다. 영어 능력만으로 국제고 명문대 등에 입학할 특전이 있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사회적 보상 시스템’이 있다는 진단이었습니다. 한국 내 영어의 지위를 단적으로, 또 씁쓸하게 보여준 장면은 1998년 영어공용화론을 주장한 복거일 작가의 25년 만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는 “내가 주장해온 것이 이제 상식이 된 듯하다”고 했습니다.
<5‧끝> 공교육의 빈자리: 영어유치원 사교육은 박탈감을 낳지만 한편으로는 기본권의 영역에 있는 존재였습니다. 공교육의 개입에는 법률적 한계가 있었으며, 가장 권위 있게 견해를 제시할 수 있다고 평가할 만한 헌법재판관 출신들도 얼른 태도를 결정하지 못하는 난제였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보도는,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공동선이 충돌하는 영어유치원 논의의 독특한 한계를 모두 그러모아 전달하는 방식으로 꾸렸습니다. 국민일보는 독자들의 반응이 각자가 선 곳에 따라 상이하다는 사실, 영어유치원 문제를 비판적으로 대하는 이들 중에도 영어유치원 학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려 했습니다. 얼른 제도적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오히려 탐사할 만큼의 거대 담론적 난제가 아니라 할 것입니다. 장기적 해법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학력제일주의의 타파입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영어유치원 전현직 관계자, 영어유치원 파생 사교육 시장의 종사자, 학부모는 익명 처리했습니다. 다만 독자들은 유명 영어유치원을 특정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여, 불성실한 익명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타 학계나 교육계, 의료계의 관계자들은 실명 보도하였습니다. 기자 4인 전원이 현장취재를 최우선의 원칙으로 했습니다. 취재원과의 다른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영어유치원 관련 선행보도는 많았습니다. 다만 영어유치원 합격을 위한 ‘사전 사교육’의 존재, 영어유치원 졸업생들의 자사고‧특목고 진학 비중이 크게 높다는 사실 등은 이번 보도가 최초로 전달한 것입니다. 타 매체가 같은 취지의 기사를 전달하지는 않았으나, 연속보도 중 SBS MBC가 국민일보의 해당 기사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욕망의 출발선, 영어유치원’ 연속보도는 교육 당국의 직접적‧전국적인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연속보도(3월 6일~3월 10일) 2주 뒤인 3월 24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열어 영어유치원의 위법 불법성 여부에 대한 점검과 지도 단속을 당부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민일보 기자들에게 간담회를 요청했습니다. 3월 29일 국민일보 보도와 관련해 서울특별시교육청 내에 초등교육과 등의 부서들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렸습니다. 이 태스크포스는 영어유치원 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공교육의 흡수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게 됩니다. 조 교육감은 “무조건 규제의 칼날을 댈 수는 없으나, 공교육이 어떻게든 ‘응전’하겠다”고 했습니다.
교육 당국 이외에도 다양한 이들이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 대치동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묵희 원장은 “부모와 아이 모두 피해자가 되는 상황들을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가진다”며 보도에 깊이 공감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해당 기사는 국민일보의 언론윤리강령 기준에 맞춰 취재, 작성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