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V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이번 보도를 위해 끝까지판다팀은 석 달 넘게 공시 자료 및 내부 자료 1,000여장을 분석하고, 수십 명의 대인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SK그룹과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의 부적절한 거래 및 이익 몰아주기 의혹, SK그룹과 알케미스트의 유착 의혹, 배후에 있는 최태원 회장의 집사로 알려진 은진혁 씨, 나아가 알케미스트 실소유주 추적까지 하나하나 모두 지난한 취재였습니다.
내부 자료를 어렵게 입수해 SK가 키파운드리를 직접 인수할 계획과 전략 및 실사까지 마련하고도, 알케미스트가 조성하는 PEF(사모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단계를 더 거쳤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습니다. 투자자로 참여한 지 1년 7개월 만에 키파운드리를 직접 인수(일명, 모차르트딜)하면서 인수 단가만 4,149억 원에서 5,698억 원으로 1,500억 원 이상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케미스트는 펀드 자금 관리 및 매각 성공 보수 명목으로 170억 원을 챙겨갔고, PEF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이자 운용사 입장에선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EXIT(매각) 상대가 SK하이닉스로 사전 내정돼 있었다는 증거도 함께 보도했습니다. SK가 모차르트딜 과정에서 알케미스트를 숨기라는 요청을 하고, 알케미스트 역시 통상의 운용사와 달리 자신들을 숨긴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2018년 설립한 신생 운용사 알케미스트가 조성한 6,870억 원 규모의 PEF 가운데 기업 인수에 나선 5개 거래 모두, SK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회사였다는 사실도 보도했습니다. SK와 알케미스트의 수상한 관계를 더욱 사실적으로 보여줬고, 알케미스트는 오로지 SK와 관련된 거래로만 막대한 이익을 챙겨갔습니다.
끝까지판다팀은 유착 의혹 배후까지 추적하면서 진실 규명에 노력했습니다. 알케미스트에 최태원 회장의 개인 집사로 꼽히는 은진혁 씨가 근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은 씨는 알케미스트가 정부에 제출한 문서, 공식 자료 어디에도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채 감춰져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장시간 추적 끝에 은 씨가 알케미스트 사무실로 출근한다는 사실 찾아내 SK와 알케미스트의 연결고리를 찾아냈습니다. 외부 노출을 꺼리는 은 씨는 단순 고문일 뿐이라며 의혹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취재진은 은 씨가 타고 다니는 고급 외제차의 소유주를 추적해 알케미스트가 인수한 기업인 오션브릿지 명의 법인 차량이라는 사실 밝혀냈습니다.
SK와 알케미스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진은 알케미스트 소유 구조도 추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가지고 있던 알케미스트 지분 80%가 케이맨제도의 법인으로 넘어간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개인 지분을 조세회피처의 법인으로 넘겨 실소유주를 꽁꽁 숨긴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케이맨제도 소재 법인 대표인 대만인 주 모씨를 찾아냈고, 그가 국내 알케미스트의 고문이며 알케미스트가 인수한 기업의 이사로 재직한 사실도 보도했습니다. 특히 주 씨가 국내 입국 시 거소지를 신고할 때 SK건설로 적어낸 사실까지 밝혀냈습니다. 고문으로 있는 알케미스트,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각종 기업이 아닌 SK건설을 거소지로 제출한 것으로, 알케미스트와 SK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입니다.
내밀한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실소유주를 규명하고자 케이맨제도 법인으로 지분 넘기기 전 소유자였던 A씨를 수소문해 접촉했고, A씨로부터 “케이맨제도로 지분이 어떻게 넘어갔는지 모르고, 알케미스트로부터 돈 한 푼 받은 적 없다. 지분을 대신 맡아주고 있었다”는 실토를 받아냈습니다. 알케미스트 지분을 차명 소유하고 있었다는 건데, 은진혁 씨의 배우자가 A씨 집에 수시로 찾아가는 등 은 씨와 A씨가 인척 관계였다는 사실까지 규명했습니다. SBS보도 이후에야 은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알케미스트를 운영했고, OEM펀드였다는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모두 현행법 위반 소지가 다분한 내용입니다.
앞서 상술한 내용 모두 끝까지판다팀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내용들입니다. 자본시장의 게임체인저이지만, 복잡하고 난해한 사모펀드 관련 사건을 보도하기 위해 취재진은 다양한 금융전문가를 접촉했고, 꼼꼼히 준비했습니다.
지금은 활자로 쓸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취재는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다른 사건에선 기본적으로 알 수 있는 기초 정보도 이번 사건에선 서너 배 넘게 품을 들어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장시간 뻗치기는 기본이었고, 접촉부터 설득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는 취재였습니다. 재계 2위 그룹이 관련됐다는 이유로 전문가 인터뷰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끝까지판다팀 취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계속 취재 중입니다. 보도 이후 국회, 금융당국, 수사기관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당국을 상대로 자료를 제출받으며 사안을 파악 중에 있고, 검찰은 이번 의혹을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번 보도에서 키파운드리 인수에 관여한 인물을 비롯해 금융 전문가 등을 익명 인터뷰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특히 인터뷰 내용을 대독을 통해 보도하였고, 그 이유를 방송 중 기자의 출연을 통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대한민국 재계 2위인 SK그룹의 핵심 비리 의혹을 보도하다보니, 핵심 인터뷰이는 물론 금융 전문가도 인터뷰를 두려워했습니다. 자칫 발언의 말꼬투리가 잡혀 거액의 송사에 휘말리거나 금융계에서 각종 보복에 나설 것을 심각하게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부득이하게 대독 인터뷰를 진행했고, 실제 인터뷰한 영상 원본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번 상신에 참여한 6명 모두 현장취재와 자료분석 등에 참여했고, 기사나 출연 등을 통해 보도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알케미스트가 사모펀드를 구성해 각종 기업을 인수하거나 매각했다는 스트레이트는 단편적으로 과거에 보도한 것만 있을 뿐입니다. 끝까지판다팀 보도와 같이 거래 과정의 수상한 정황과 알케미스트와 SK와의 유착 의혹 배경 등을 보도한 건 없습니다.
끝까지판다팀의 이번 기사를 받아서 보도한 언론은 사실상 없습니다. 3월13일, 은진혁 씨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불법성을 인정한 정도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반면, 끝까지판다팀 보도 직후 3월9일~10일 ‘강력 대응하겠다’는 SK그룹의 보도자료를 받아 쓴 기사가 거의 100건에 달합니다. SBS 취재내용은 거의 담기지 않았고, SK그룹의 해명이 절대 다수인 기사들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재벌 관련 사건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게 얼마나 힘겨운 일인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보도로 거대 자본의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사모펀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등에 큰 경종을 울렸습니다.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한 부의 집중이 점점 불가능해지자, 최근 일부 대기업 등은 사모펀드 조성에 우회 참여하며 편법으로 기업을 인수하거나 매각해 손쉽게 돈을 버는 경향이 암암리에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사모펀드를 통해 기업을 인수하고 운용하면, 계열사에서 빠지게 돼 공정위원회 등의 감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끝까지판다팀 보도 이후 재계 등에서 편법 사모펀드 참여에 경각심이 생겨났고, 금융기관 등에서도 모니터링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알케미스트와 SK그룹의 문제에 대해 의식하고, 각종 자료를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제출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4월 임시국회에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동부지검의 특수부인 형사6부는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취재 과정에서 언론 윤리를 위반한 사항은 없습니다. SBS 자체 규정도 위반한 사실이 없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조정신청을 제출했습니다. 조정신청은 SK그룹이 아닌 SK하이닉스 측에서 나섰습니다.
끝까지판다팀 보도의 핵심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측근 인사가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가 사모펀드를 조성해 SK와 관련된 회사만 인수해 수익을 올린다는 것입니다. SK와 알케미스트의 유착 및 실소유주 의혹이 핵심입니다. 보도 핵심 내용 중 한 부분에 대해선 최측근인 은진혁 씨가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실상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취재후기
(391회)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 SBS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SBS 박현석 기자
“아들~ 그런 거 자꾸 취재하면 나중에 안 좋은 거 아니니? 올해까지만 그 부서 한다고 해, 응?” 이번 보도를 통해 노모에게 또 하나 걱정거리를 안겨드린 모양입니다. 오랜만에 TV에 나온 아들이 반가웠는데, 아들 어깨너머로 거대 자본 권력이 보이셨나 봅니다. 걱정의 종류는 조금씩 달랐지만, 이번 보도 내내 우리 부서를 바라보는 회사 안팎의 시선은 딱 걱정 반, 응원 반이었습니다.
여러 걱정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은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뿐이었습니다. 찾아내고, 분석하고, 묻고, 토론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습니다. 서로를 지키기 위해, 우리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동료들은 수습기자들처럼 밑바닥 취재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취재를 이끌어 준 부장과 수없이 많은 문을 두드려야 했던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온갖 음모론 또한 피할 수 없었습니다. 또 다른 거대 권력이 개입됐다는 이야기부터, 보도 속 등장인물의 상대방 측에서 시작됐을 거라는 말들까지.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용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더 당당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순수하게 보다 나은 사회, 옳은 것을 향해 나아갔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분들의 도움과 참여가 있었습니다. 기자협회 회원이 아니어서 함께 수상하진 못했지만, 영상취재 하륭 기자, 김준호 VJ, 영상편집 이승희, 하성원 기자, 탐사보도부 박정선 작가와 박선하 스크립터에게도 깊이 감사드리며, 취재 후기를 마칩니다. 취재가 충실히 된 기사 작성보다 후기 쓰는 게 더 어렵네요.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