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처음은 “건물에서 떨어진 환자가 진료받을 병원을 못 찾아 결국 죽었다고 하더라”는 한마디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제보자는 단순한 사망사건으로 생각하고 지나가는 말로 얘기를 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응급환자가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린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사망 사건이 아니라 전반적인 응급의료체계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살 수 있었고, 살기 위해서 구급차를 탄 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죽게 된 일은 의료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보도해 전반적인 응급의료체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미 환자가 죽은 상태였고 유족 측을 만날 수도 없었으며 이와 관련해 수사에 나선 경찰도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전반적인 사건 경위에 대해선 함구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 환자를 구급차에 태우고 병원 4곳을 다녔던 소방당국이 취재에 조금씩 협조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소방당국 관계자와 수 차례 통화를 하며 그날 구급차가 환자를 태운 시점부터 어떤 병원에 갔고 그 병원들은 왜 환자를 받아주지 않았는지 상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나자 기사의 방향은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구급차 탑승 당시 의식이 있고 우측 발목과 왼쪽 머리에 타박상이 있던 환자는 병상을 찾아 병원 3곳을 전전하던 사이 상태가 악화됐고 결국 4번째 병원에서 심정지가 오고 말았습니다. 사인은 내상 과다출혈로 첫 번째 방문했던 병원에서 MRI나 CT 등의 검사를 했다면, 권역외상센터에서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충분히 살 수 있는 환자였습니다.
저는 확인된 사건 경위를 바탕으로 환자가 지났던 병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대부분 환자의 개인정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지금껏 파악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환자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기사를 최초 보도했습니다.
▶[단독] 구급차 실려 2시간 넘게 '표류'…병원 4곳 다닌 10대 환자 끝내 사망(3월 28일 보도)
첫 번째 기사가 나오자 그동안 묵묵부답이던 병원들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그들은 각 병원이 왜 이 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중증외상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설치된 권역외상센터가 중증외상환자를 받는 외상 소생실 2개 병상이 가득 차 환자를 외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병상 없다" 추락 사고로 사망한 10대 외상 환자 진료 대기만 40분…"응급 의료체계 전반 재점검해야"(3월 29일 보도)
이어 이 같은 사건은 현 응급의료체계의 고질병인 병원 간 ‘환자 떠넘기기’에서부터 비롯됐다고 판단했고 관련 제도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첫 보도가 나간 후 사건과 관련된 대구시와 보건복지부의 합동조사가 시작됐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의사협회 등도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현 응급의료체계의 문제”라며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저는 이를 바탕으로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보도하게 됐습니다.
▶MRI·CT 촬영 없었다…'응급실 뺑뺑이 10대 사망' 환자 떠넘기기 조사(3월 30일 보도)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각 기관 관계자는 그 기관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성이 충분하나 본인이 기사에 실명거론을 꺼려 익명으로 표기했습니다. 취재하지 않은 내용을 익명의 관계자로 표시하는 행위는 없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해당 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 각 기관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현장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응급실 뺑뺑이’로 인해 10대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 대한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매일신문의 단독 보도가 나간 후 다음날 후속보도가 나가기 전까지 연합뉴스, YTN 등 언론사 약 60곳에서 매일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3월 28일 기사가 나간 후 보건복지부와 대구시는 공동 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응급의료기관 선정, 환자 수용 거부 및 전원, 진료까지 부적절한 대응과 법령 위반 사항 등이 있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직접 "10대 외상 환자가 응급의료기관에 적시에 이송되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겠다"며 "소아청소년과에 대해서는 ▷인프라 확충 ▷적절한 보상 ▷충분한 의료자원 확보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아이들이 필요할 때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국민의힘과 정부는 응급의료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하기로 했습니다. 당정은 지난 4월 5일 국회에서 '소아·응급·비대면 의료 대책 당정 협의회'를 열고 전국 어디서나 1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는 중증응급의료센터를 현행 40곳에서 60곳으로 확충하고, 응급환자 발생·이송·진료까지 안전하게 이뤄지는 '원스톱 환자 이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4월 3일 대구시 간부회의해서 "응급의료체계 공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문제가 있다면 강력하게 행정 조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정우택 국회부의장,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앞다퉈 개인 SNS에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단독 보도는 수년간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응급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초석을 세웠다고 자평합니다. 지금껏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된 보도는 몇 차례 나왔으나 이 보도만큼이나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킨 것은 없었습니다.
단독 보도 이후 60여 곳의 언론사에서 동일한 내용의 보도를 이어갔고 최근 정부에서도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자칫 잊힐 수 있었던 10대 환자의 억울한 죽음을 보도함으로써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기사를 접한 독자들도 댓글 등을 통해 저마다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찾지 못했던 경험을 성토했습니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개선될 수 있도록 매일신문은 지속적으로 보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2022년 '응급실 뺑뺑이' 사례 전국 7634건 대구 392건(4월 2일 보도)
▶"응급실 뺑뺑이에 속탄다"…경증환자 막을 수 있는 문턱 높여야(4월 2일 보도)
▶"119 신고 접수 단계부터 환자 분류 시작하는 것이 중요"(4월 2일 보도)
▶"응급환자 뺑뺑이, 정부가 필수의료 지원 의지 보여야"(4월 4일 보도)
끝으로 취재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에 어긋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해당 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91회)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 매일신문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매일신문 박성현 기자
“구급차를 탔는데도 병원을 못 찾아서 결국 죽었다던데?”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보도는 퉁명스러운 말 한마디로 시작됐습니다. 알고 보니 ‘응급실 뺑뺑이’는 지금껏 비일비재한 일이었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환자는 병원에 가기 위해 구급차에 올라타지만 정작 병원 응급실은 병상과 인력이 부족해 그 환자를 받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10대 환자의 죽음을 시작으로 현 응급의료체계의 모순을 지적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취재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거쳐 갔던 병원들은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다행히 당시 환자를 태웠던 소방당국과 관련 수사에 나선 경찰을 통해 그날의 과정을 찬찬히 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점은 확실해졌습니다.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존재하는 권역외상센터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상급 종합병원들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환자가 아니라며 전원을 권유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이후 각 병원들은 저마다의 해명만 내놓을 뿐 문제의식을 느끼는 곳은 없었습니다. 제도적으로 이 문제를 보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대구에서는 대형병원 6곳이 직접 나서 119구급대의 이송환자 수용 원칙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누군가의 희생이 따라야만 사회가 바뀌는 것에 굉장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부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지켜보겠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