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3‧1절만 되면 전국 지역자치단체들은 저마다 행사를 열겠다고 부산해집니다. 올해도 3‧1절이 다가오자 광주‧전남 곳곳의 지자체가 각지의 3‧1절 관련 사적지에서 기념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소식을 보내 왔습니다.
하지만 광주일보는 보여주기식 행사를 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려면 그들이 실제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현장과 사적지, 그들의 유해가 묻힌 묘, 위패를 모신 사당 등이 방치된 사례를 접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광주일보는 광주‧전남의 3‧1절 역사 현장을 발로 뛰어 살펴보겠다는 생각으로 취재에 나섰습니다.
광주일보는 민족대표 33인 중 유일한 호남 출신 인물이자 유일하게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사한 독립투사 양한묵 선생의 묘가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온 사실을 전국 언론 최초로 보도했습니다. 또 앞으로 묘 관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묘를 이장하고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등록 신청하는 등 후속 대응을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또 장성군 ‘삼일사’와 함평군 ‘낙영재’ 등 전남 지역 대표적인 독립만세 운동 현장과 사적지들이 관리 부실로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알리고 각 지역자치단체의 무관심을 꼬집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3‧1절에 앞서 광주일보는 광주시는 물론 목포시, 화순군, 무안군, 장성군, 함평군, 영암군 등 전남 지역 곳곳에 있는 사적지를 찾아 관리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특히 역사적으로 만세운동 기록이 있음에도 이정표 하나 세워지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은 사적지나 오랫동안 관리하는 이 없이 방치된 곳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양한묵 선생 묘처럼 전남 지역에 있는데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사례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민족대표 33인’ 양한묵 선생 묘 방치…‘부끄러운 3·1절’(3월 2일 1면)= 양한묵 선생은 민족대표 33인 중 유일한 호남 출신이자 유일하게 감옥에서 순국한 애국지사로, 화순군에서는 매년 3‧1절마다 추모제를 열 만큼 호남인에게 각별한 독립투사입니다. 양 선생은 당초 서울 수철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가 지금으로부터 99년 전인 1922년 지금의 화순군 앵남리 앵무산으로 이장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추모제는 화순읍 광덕리 남산공원에 세워진 추모비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내년이면 양 선생이 화순군에 묻힌 지 100년이 되는데 인터넷 등지에서 떠도는 사진처럼 수수한 모습일지, 아니면 그 사이 확장‧보수가 이뤄졌을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28일 찾아간 양 선생 묘소는 처참한 상태였습니다. 봉분은 산짐승이 파헤친 듯 양 측면의 흙이 떨어져나갔고, 봉분 인근에도 풀이 어지럽게 자라나 있었습니다.
묘소로 향하는 입산로는 나무 계단 대부분이 썩고 부러져 10여㎝ 크기의 녹슨 대못이 곳곳에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묘소를 찾아가는 안내판 하나 찾기도 힘들고, 묘소 인근에 세 기의 봉분이 뒤섞여 있어 어느 것이 양 선생의 묘인지 알아보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화순군은 올해도 남산공원에서 양 선생 추모제를 올리는 데 그쳤습니다.
독립운동 사적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선열들의 혼이 깃든 곳인데, 하물며 독립투사의 유해를 모신 묘가 방치되고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도를 통해 정부나 지자체에게 책임 있게 묘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았습니다.
▲곳곳 부서지고 곰팡이 핀 위패 …씁쓸한 독립역사 현장(3월 2일 6면)= 광주일보는 장성군, 함평군 등 전남 곳곳의 사적지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현장도 발견했습니다.
3‧1절을 하루 앞둔 시점인데도 여러 사적지에서 눈에 띄는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 장성군 ‘삼일사’는 천장의 황토가 떨어져나가고 독립운동가들을 모신 위패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으며 함평군 ‘낙영재’ 앞에 설치된 깃대에는 찢어진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장성군 ‘사거리전통시장’과 무안군 옛 무안읍장터 터, 목포시 옛 영흥학교 등은 아예 사적지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안내판이나 표지석조차 없었습니다.
더구나 보훈처와 지자체는 시설 소유주 등 관리자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남 탓’을 하고, 그렇다고 별도의 조치나 지원을 하지도 않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독립운동가 유족은 관리 어려움을 호소하며 지자체가 관리해 주길 기대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도 확인했습니다.
광주일보는 이들 사적지의 실태를 사진과 글로 여과없이 보도해 선열들의 호국의식을 보전하려면 보여주기식 행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독립 운동 사적지들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했습니다.
▲훼손 방치된 ‘민족대표 33인’ 양한묵 선생 묘소 긴급 보수 나선다(3월 7일 7면)= 양한묵 선생 묘 방치 관련 광주일보 보도 이후 전남도와 화순군, 국가보훈처, 제주양씨 문중은 양 선생 묘소 관리 부실을 인정하고 긴급 보수에 나섰습니다.
문중은 보도 다음날 즉시 양 선생 묘에 흙을 채워넣는 등 보수 조치를 했습니다. 전남도는 이에 더해 양 선생 묘를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등록할 수 있는지 여부와 기존 70여cm 크기의 비석에 더해 양 선생의 공적을 기릴 수 있는 추가 비석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내놓으며 체계적인 관리를 약속했습니다.
전남도는 또 양 선생 묘소 관련 광주일보 보도를 계기로 3월 중 전남도 내 현충시설 240개소를 일제 정비한다는 계획을 세워 그동안 방치돼 있었던 다른 사적지까지 모두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화순군, 양한묵 선생 묘 이장…집중 관리(3월 10일 7면)= 화순군은 광주일보 보도를 계기로 양 선생 묘를 화순군 도곡면의 야산으로 이장하고 집중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현 위치가 문중이 관리하기 어려운 자리인데다 참배객도 찾아오기 힘들다는 이유였습니다.
화순군은 문중 동의를 받아 전남도교육청 소유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착수했으며, 추가 비석과 안내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세우는 등 후속 대응에 나섰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과정에서 사적지 실태 관리 현황을 다각적으로 보기 위해 전남 6개 시‧군의 사적지를 직접 찾아가 확인하며 비교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에서 선행보도되거나 타 보도를 표절한 바 없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보도 당시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방치된 사적지 실태에 공감하는 이들의 성토가 이어졌습니다. 보도를 통해 문중은 양한묵 선생 묘소를 즉시 보수했으며, 화순군은 양 선생 묘소 관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묘를 이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남도는 보도를 계기 삼아 240개 현충시설을 일제 점검하고 보수하는 사업을 시작하고 사적지를 이후로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독립투사 선열들의 희생으로 만든 우리나라, 후손들은 그들의 뜻을 보전하고 숭고한 정신과 호국의식을 지켜 나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방치된 사적지는 후손들이 그 의무를 미처 다 하지 못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1년에 한번씩 기념행사가 열릴 때만 순국선열들의 공적을 나열하고, 정작 사적지 관리는 “문중이 관리할 일”, “지자체가 관리할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기만 한 결과 민족대표 33인의 묘까지 훼손된 채 방치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광주일보의 보도는 지난 수십년간 손 놓고 있었던 사적지 관리 실태를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지자체 차원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키우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했습니다.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지자체들의 약속이 무색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성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일보의 취재 및 보도는 언론인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에 맞춰 진행됐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과 관련자들의 이의 제기, 반론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전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91회 전체 총평
제39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11개 부문 69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5개 부문에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0편이 출품된 가운데 경향신문의 <‘비계덩어리 삼겹살’ 눈속임 종지부-고기와 지방 비중 법제화 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비계덩어리 삼겹살’>보도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기사로서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구력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로 평가받았다. 나아가 주어진 현상을 단편적으로 폭로하고 비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비계 비중에 대한 객관적 기준조차 없는 제도적 미비점을 찾아내고 농식품부와 돼지고기 유통업체의 일탈과 관리 소홀 의혹까지 제기함으로써 결국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8편이 출품됐고, 한겨레신문의 <‘질병산재’ 황유미들의 733년>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산업 현장에서 질병 산재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재해로 인정받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많은 재해 노동자들의 고통을 대변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상은 상대적으로 재해로 인정받기 쉬운 반면 내상은 노동자 개인 잘못으로 치부하다보니 오랜 세월 지리한 싸움 속에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독려함으로써 언론의 공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질병 산재 피해자 500여명을 전수 조사한 끝에 역학조사 기간이 733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등 근거가 탄탄해 더욱 큰 공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모두 8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SBS의 <작전명 ‘모차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 보도에 돌아갔다. 보도의 공익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탐사적 성격도 있으며 사실관계가 모두 근거가 있는 노작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대기업과 재벌 오너라는 우리 사회 강자의 치부를 비판한다는 점이 언론사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3개월에 걸친 끈질긴 취재를 통해 상당 부분 사실에 근거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상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모두 11편이 출품된 가운데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 보도와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사망 사건> 보도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목포MBC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관리비 예산> 보도는 상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수법이 동원되고 노조마저 개입한 부정 의혹의 실태를 세세하고 끈기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보도 이후 파장이 컸던 점과 접근이 까다로운 예산 집행 내용을 치밀하고 집요하게 취재한 점이 돋보였다.
매일신문의 <‘응급실 뺑뺑이’ 10대 환자> 보도는 자칫 단순 사건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사안을 잘 추적해 응급의료체계 미비점이 현장에서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사회적으로 보완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은 사안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 문제의식과 취재력에 심사위원들이 높은 점수를 주었다.
전문보도부문에는 모두 네 편이 출품됐는데 수상작은 MBC의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가 선정됐다. <깡통전세 감별기> 보도는 전세사기가 사회적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시의성이 높고 2700만건이라는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라면 위험하다는 실체적 분석을 해냈다는 점, 나아가 감별기를 만들어 시청자 독자들이 스스로 살고 있는 집 전세가 등을 입력해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널리즘이 사실을 밝혀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결과가 시청자 독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까지 같이 도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