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O)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시작은 한 환경단체(환경보건시민센터)의 취재 제안이었습니다. 4년 전 인도 비사카파트남의 LG화학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참사와 관련해 피해자들을 상대로 후유증 조사를 하러 가는데 함께 가지 않겠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서 1년 전 환경단체와 서울대 백도명 교수 등 연구팀은 인도 현지에서 61가구, 257명을 상대로 후유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최소 11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호흡기와 피부 등에 문제를 갖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참사 책임이 있는 LG화학이 피해 배상은 물론 주민들 후유증 상황도 전혀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환경단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처음엔 의심했습니다. 12명이 숨지고 585명이 다친 사고인데 어떻게 LG라는 글로벌 대기업이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지 믿기지가 않았던 겁니다. 검증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지에서 직접 피해자들의 상황을 들어보고 사건 발생 현장을 톺아보면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저지른 참사와 그 책임이 명확히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지에서 꾸려진 피해자단체와 수차례 화상 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취재 일정을 잡았습니다.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족과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들을 만나기로 한 겁니다. 10살 딸을 잃은 어머니와 50년 동안 함께 살아온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 피부에 끔찍한 화상을 입은 젊은 남성과 평생 호흡기를 들고 살아가야 하는 중년 여성까지. 참사 당시 환자들을 직접 돌본 현지 의사를 만나 ‘왜 후유증 조사가 필요한지’ 물었으며, LG화학이 ‘어떤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현지 변호사도 취재했습니다. 또 LG화학이 주민들 치료를 위해 지정했다는 병원을 찾아 실제로 주민들에게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 검증했으며, 가스가 누출된 공장도 꼼꼼히 영상으로 담아왔습니다.
6박 8일 일정으로 다녀온 현지 취재와 참사 직후 꾸려진 인도 특별조사위원회의 사고 조사보고서를 분석한 뒤 LG화학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LG화학은 거듭 ‘죄송하다’ ‘재판 전 추가 지원을 위해 힘써 보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최종적으로 ① 유족들 사연 ② 후유증 피해자들 이야기 ③ LG화학의 책임과 참사를 대하는 우리 기업의 자세라는 내용으로 보도를 하게 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참사 당일엔 여러 외신을 비롯해 한국 언론사들이 사고 발생을 중심으로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 현지를 직접 가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건 국내 언론사 중 저희가 유일하고, 또 후유증 피해와 이에 대한 LG화학의 적극적인 책임을 촉구하는 보도도 사실상 저희가 유일합니다.
저희만 현지 취재에 나서서 그런지, 타 매체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혹은 발전된 내용으로 추가 보도를 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일부 매체(IT전문지)는 저희 보도를 인용해 ‘LG화학의 책임 회피’를 지적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3년 전, MBC는 참사 1주기를 맞아 <LG화학 인도공장 가스유출 1년‥ "약속과 달리 외면">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냈습니다. 이때 LG화학은 “1심 판결에서 피해 범위와 보상 규모 등이 정해지면 그 결론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고, 그렇게 3년 동안 같은 입장을 반복해 왔습니다. 그사이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을 사람들만 후유증으로, 그리고 생활고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취재가 시작되자 LG화학 측은 “판결 전이라도 검진센터 운영 등 피해 주민들을 위한 추가적인 의료 지원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내부 검토 단계라 구체적인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한층 진일보하게 입장이 바뀐 겁니다. 향후 실제 LG화학이 추가 지원에 나서는지, 그 지원이 주민들에게 유용하게 작용하는지 등을 묻고 검증하는 건 저희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제가 찾은 마을은 아주 작고 평온한 곳이었습니다. 옆집에 사는 철수가 누군지 아는 따뜻하고 정 많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평온은 LG화학 공장에서 불어닥친 독가스 때문에 모두 깨져 버렸습니다. 한집 건널 때마다 가족을 잃은 사연을 들을 수 있었고, 만나는 사람마다 숨쉬기가 어렵다거나 화상 자국이 간지럽다거나 하는 후유증 피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잘 조명되지 않았던 인도 현지 피해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국내 기업이 저지른 참사인 만큼, 국내 언론이 처음으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는 주 정부가 꾸린 특별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보고서와 인도 환경재판소의 자체 조사보고서를 입수해 참사 원인과 LG화학의 과실을 조목조목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 수명이 지난 탱크 사용, 당국의 허가 없는 설계 변경, 억제제 재고 미보유를 비롯해 독가스가 퍼지는데도 사이렌을 울리지 않은 공장 측 과실 등 LG화학의 잘못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밝혀냈습니다.
이제 기업은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값싼 노동력과 넓은 시장을 개척해 실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사람’과 ‘안전’을 대하는 태도는 한국이나 인도나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번 참사 주요 원인 가운데 “21개 중 20개 LG화학 책임”이라는 특별조사위의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합니다. 언론은 권력과 금력에 대해 감시하고 비판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 보도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기업이 현지에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감시했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405회 전체 총평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심사에는 69편이 출품돼 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이 많았으나 수상작은 적은 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으로 4편의 우수한 기사가 올라왔으나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를 다룬 기사를 놓고서도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13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얼차려’ 훈련병, 가혹행위 사실확인>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군부대에서 발생한 얼차려 사망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먼저 사망 사고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완전군장에 1.5㎞ 구보, 팔굽혀펴기 등의 팩트를 확인해 얼차려가 규정에서 벗어난 것이었음을 보여주면서 사건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구조적 문제까지 짚었더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보안이 철저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기에 손색이 없었다.
10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 조서 입수>가 이견 없이 일찌감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 국가 비상금이나 다름없어 꼭 필요한 곳에만 써야 할 예비비를 정부가 함부로 쓰는 실태를 제대로 짚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이견이 없었다. 정부의 예비비 편법 사용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지적한 문제이기는 하다.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인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어렵게 구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기사라는 평이 많았다. 단발성이 아니라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음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영광을 안았다.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어김없이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 미준수나 소방서와 지자체의 소방점검 부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사용 등에 주목한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관으로서 헌신적인 면모를 조명하고 희생정신을 기리는 기사가 뒤따른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방 현장에서 지휘관의 판단미숙과 현장지휘가 문제가 될수 있고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피해자 이송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서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소방관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두 공감하더라”고 전한 말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심사평이 될 듯싶다. 앞선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후속 기획물을 통해 기획을 더욱 심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점을 전한다.
지역 부문은 우리 지역 언론계의 저력과 노력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라서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함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인천일보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여고생 사망-합창단 연관 의혹>을 선택했다. 종교집단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성역처럼 돼 있는데 지역언론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실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천지역 언론이 타 지역인 대전까지 취재해서 17살 여고생의 죽음이 교회 합창단, 음악학교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 것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었다. 보도 이후 합창단장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에 미친 파장도 컸다.
이 밖에도 지역의 국책사업이나 난개발을 다룬 기획보도물이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작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