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김 기자, 김구공관이라고 들어봤나?”
토요일 오후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세달 전 중국 충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는 취재원의 제보였습니다. 현지 한인회와 임시정부 유적을 둘러보다 산 속에서 ‘김구공관’이란 건물을 봤다는 겁니다. 사진 한 장도 보내줬습니다. 벽돌로 세워진 2층 건물이었습니다. 표지석에는 ‘金九公館’이라고 새겨져 있었습니다. 주말 내내 백범일지와 언론보도, 국외사적지 자료를 뒤져봤지만 김구공관과 관련된 기록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보훈부에, 임시정부기념사업회에, 또 김구의 사료만 따로 모으는 백범김구기념사업회에 전화를 돌렸습니다. 김구공관이란 사적지가 있는지 물어봤지만, 모두 처음 듣는다고 했습니다. 국외사적지를 연구하는 독립기념관에서 작은 단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5년 전 김구공관에 대한 소문은 들어봤지만 제대로 연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국내 자료로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는 ‘가짜 유적지’가 많다고도 했습니다. 관광객을 모으려는 수작이라고 했습니다.
직접 중국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한인회를 통해 입수한 중국 정부의 자료에선 “항일전쟁 당시 지어졌다”는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김구 선생을 포함한 임시정부 인사들이 충칭에 도착했던 시기와 일치했습니다. 2006년 중국의 한 지자체가 문화보호단위로 지정한 건물이란 점도 확인했습니다. 혹시 역사학계가 ‘자료부족’이라는 이유로 이를 외면하고, 국가가 방치한 건 아닐까 하는 물음표를 안고 충칭으로 향했습니다.
충칭은 ‘안개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1년 365일 중 100일 이상 농무가 잔뜩 낀다고 합니다. 김구공관이 있는 가락산(歌樂山)도 안개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저에겐 마치 진짜일까 아닐까 확신이 서지 않은 김구공관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직접 마주한 김구공관은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가짜 유적지’라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관광객은커녕 현지인들도 찾기 어려운 첩첩산중에 있었습니다. 상점은커녕 제대로 된 안내판조차 없었습니다. 선대 때부터 가락산에서 거주한 현지 주민의 증언도 모았습니다. 오래 전부터 김구공관이라고 불렀고, 건물 외벽에 한글로 된 우편물이 붙어있던 걸 봤다고 했습니다.
현지에서 입수한 서적에서 더 자세한 근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1993년에 출판된 책에선 “1939년 일본의 공습이 시작되자 국민당 정부는 중요인물들을 가락산으로 대피시켰다”는 설명과 함께, 당시 대피시킨 인물 가운데 ‘대한민국 총리 김구’가 명확히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또 “이때부터 중국풍과 서양풍을 혼합한 작은 빌라들이 세워지기 시작했다”며 김구공관의 위치도 적어놨습니다. 지금의 김구공관 모습과 위치와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2005년에 출판된 또 다른 서적에서는 비슷한 설명과 함께 김구공관의 옛 모습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창틀과 테라스만 복원됐을 뿐 지금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두 책의 저자는 중국 공산당 요직에 있던 인물들로, 모두 역사연구원 출신이었습니다. 한 저자와 연락도 닿았습니다. 김구공관에 대한 근거를 묻자, “중국 정부가 실시한 3차 국가문물조사 결과를 참고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제 마음 속 안개가 걷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취재와 촬영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중국에서의 취재는 분명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충칭에서 직접 발굴한 자료들은 김구공관의 실체에 확신을 줬습니다. 3명의 국내 역사분야 전문가도 중국 정부 자료를 시급히 검토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가짜 유적지 가능성을 말하던 독립기념관도 취재 자료를 넘겨달라고 했습니다. 보훈부는 올해 안에 현지 조사단을 파견하겠다고 했습니다.
김구공관 뿐 아니라 충칭의 임시정부 유적들도 둘러봤습니다. 폐가 수준으로 방치되거나 출입구가 가로막혀 있는 등 관리가 엉망이었습니다. 경색된 대중 관계 탓에 대한민국의 뿌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시대의 비극이 보였습니다. 이렇게 방치된 유적지는 김구공관만이 아니었습니다. 초대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이동녕 선생 거주지는 잡풀로 뒤덮여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곳은 보훈부가 ‘국외사적지’로 등록하고 관리하는 곳들입니다. 지난해 처에서 부로 승격된 만큼 보훈부가 지켜야할 책임도, 그 수준도 한 단계 높아져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보훈부는 국외사적지 관리를 위해 ‘보훈 영사’ 파견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자문을 구한 역사분야 전문가 3인(국립 역사연구기관장, 역사학과 교수, 한국사 강사) 요청에 따라 익명 처리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특이사항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김안수 취재기자, 김진광 영상취재기자 2명 현장취재, 뉴스제작에 참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특이사항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타 매체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MBC, 뉴스1, 뉴시스, 문화일보 등 다수의 매체에서 보훈부의 후속대처에 대해 잇달아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국가보훈부 산하 독립기념관과 백범김구기념사업회 등은 JTBC가 현지에서 입수한 김구공관 관련 사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JTBC는 서적 2권과 저자와의 대화록, 김구공관 사진·영상 등을 모두 제공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자료를 입수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의 외교채널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 JTBC가 보낸 사료를 검토한 결과, 국가보훈부는 “현지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 '김구 공관' 관리 미흡 보도에…보훈부 "현지 조사단 파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393175?sid=102) 보훈부는 현지 조사 결과를 검토해 김구공관을 국외독립사적지로 등록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동녕 선생 주거지 등 국외사적지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보훈부는 보도 이튿날 보도자료를 통해 후속대처를 발표했습니다. 중국 지자체와 협조해 시설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또 “향후 주중국대사관에 사적지 관리를 전달함 보훈 영사 파견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관련 보도자료 - 국가보훈부 “중국 내 독립운동사적지 보존·관리에 다각적 노력”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29232)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405회 전체 총평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심사에는 69편이 출품돼 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이 많았으나 수상작은 적은 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으로 4편의 우수한 기사가 올라왔으나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를 다룬 기사를 놓고서도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13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얼차려’ 훈련병, 가혹행위 사실확인>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군부대에서 발생한 얼차려 사망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먼저 사망 사고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완전군장에 1.5㎞ 구보, 팔굽혀펴기 등의 팩트를 확인해 얼차려가 규정에서 벗어난 것이었음을 보여주면서 사건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구조적 문제까지 짚었더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보안이 철저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기에 손색이 없었다.
10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 조서 입수>가 이견 없이 일찌감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 국가 비상금이나 다름없어 꼭 필요한 곳에만 써야 할 예비비를 정부가 함부로 쓰는 실태를 제대로 짚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이견이 없었다. 정부의 예비비 편법 사용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지적한 문제이기는 하다.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인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어렵게 구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기사라는 평이 많았다. 단발성이 아니라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음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영광을 안았다.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어김없이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 미준수나 소방서와 지자체의 소방점검 부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사용 등에 주목한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관으로서 헌신적인 면모를 조명하고 희생정신을 기리는 기사가 뒤따른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방 현장에서 지휘관의 판단미숙과 현장지휘가 문제가 될수 있고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피해자 이송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서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소방관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두 공감하더라”고 전한 말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심사평이 될 듯싶다. 앞선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후속 기획물을 통해 기획을 더욱 심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점을 전한다.
지역 부문은 우리 지역 언론계의 저력과 노력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라서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함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인천일보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여고생 사망-합창단 연관 의혹>을 선택했다. 종교집단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성역처럼 돼 있는데 지역언론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실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천지역 언론이 타 지역인 대전까지 취재해서 17살 여고생의 죽음이 교회 합창단, 음악학교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 것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었다. 보도 이후 합창단장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에 미친 파장도 컸다.
이 밖에도 지역의 국책사업이나 난개발을 다룬 기획보도물이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작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