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한북정맥. 오래전 과거와 달리 이제 생소한 이름입니다. ‘국토의 뼈대’로 불리는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와 경기북부 주요 시군을 빠짐없이 가로지르는 산줄기가 한북정맥입니다. 조선후기 지리서 '산경표(산의 경계표)'에서 백두대간(1대간)과 그에 버금가는 산줄기인 13개 정맥 중 하나로 한북정맥이 체계화됐습니다. 강원도 철원, 화천을 거쳐 경기도 포천, 파주, 가평, 양주, 의정부, 고양, 파주와 서울시 성북구, 도봉구 등에 자리 잡아 있고 능선의 길이는 장장 160km에 달합니다. '경기북부 허리'라 해도 무리가 아닌 이유입니다.
그러나 한북정맥은 한사코 외면 받아왔습니다. 백두대간이 특별법을 통해 지난 20여 년 동안 개발 행위 등으로부터 보호받는 것과 달리 한북정맥을 포함한 남한지역 9개 정맥은 법 울타리 밖에 방치돼 개발의 칼날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경기도도 외면했습니다. 경기도는 지난 2008년 ‘한북정맥을 살리겠노라’ 공언했습니다. 정맥 능선을 따라 경기북부에 신도시 개발 계획이 잡히며 정맥 훼손이 우려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말뿐이었습니다. 별다른 정책이나 보호 방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방치된 한북정맥을 뒤덮은 건 도로, 채석장, 골프장만이 아닙니다. 주거·상업·교통 시설을 망라한 신도시가 한북정맥 곳곳을 도려내고 올라섰습니다. 이제 훼손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사실상 복구가 불가능한 '복합 훼손지'가 한북정맥 전 구간의 17%(산림청)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제 낯선 이름이 된 한북정맥은 왜 이토록 보호받지 못할까.’
경인일보가 그 어떤 언론보도로도 조명 받지 못한 한북정맥 훼손실태와 보전방안 취재에 나선 건 이 의문에서 비롯됐습니다. 수도권과 접한 지리적 특성상 개발로 인한 훼손 피해가 크면서도, 많은 지역이 군사보호구역에 속해 생태계 보전 가능성 또한 높은 '아이러니'한 존재인 한북정맥이 정부, 지자체 보호 없이 파멸을 거듭하는 그 실체를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정맥 일대 개발 흐름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북정맥을 조명하는 것이 나머지 정맥들이 마주하게 될 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재, 보도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경인일보는 취재에 앞서 '한북정맥 기획취재팀'을 꾸렸습니다. 한북정맥이 거치는 지역 지리에 밝은 포천·양주권 주재기자와 본사 사회부, 사진부, 디지털콘텐츠 센터 기자 등 회사의 역량을 한데 끌어 모았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취재팀은 포천 광덕고개에서 파주 장명산에 이르는 한북정맥 경기도 전 구간에 이르는 현장 취재기간 2주를 포함, 총 1개월여의 시간을 한북정맥 취재에 오롯이 투입했습니다.
취재팀은 크게 두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이 주어진 만큼,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 그리고 지역 주민과 한북정맥을 종주코스로 삼는 다양한 등산객들의 걱정과 바람을 그대로 담아내자는 것과 한북정맥의 현 모습을 토대로 실현 가능한 보전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능성을 그려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이제까지 정부와 지자체가 정맥 보전에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유를 다각도로 짚어보며, 이들이 변화의 불을 지피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땔감을 제공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구상에 따라 아래의 1차 기획 8편과 디지털스페셜 ‘경기북부 허리가 끊겼다’ (https://mountain.kyeongin.com)가 완성됐습니다. 디지털스페셜은 인터랙티브 형식을 통해 지면 보도가 채울 수 없는 깊이 있는 현장감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 삼았습니다.
①<맥 끊긴 한북정맥… 난개발로 '山山조각'>으로 이번 기획을 열었습니다. 채석으로 정상부의 형체가 뜯긴 파주 장명산과 한국전쟁 발발 전에 생긴 군사도로가 지금의 왕복 2차선 포장도로로 변해 정맥을 갈라놓고 있는 포천 광덕고개의 현장 모습을 통해 정맥 훼손이 '현재진행형'인 점을 드러냈습니다. ②<개발논리 칼날에 도려진 '국토의 뼈대'>에서는 한북정맥 경기도 전 구간의 훼손 실태를 조명했습니다. 취재팀이 눈에 담은 양주, 고양, 파주 등에 걸친 한북정맥 주요 산줄기는 대형 신도시를 비롯해 골프장,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거나 개발이 한창이었습니다. 백두대간이 아닌, 한북정맥의 실상을 짚은 이유에 대해서도 함께 짚었습니다. 이 두 편의 기사에서 현장에 밀착하자는 첫 번째 원칙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파주 장명산 아래 마을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한 어르신의 자조 섞인 한탄과 고양 서삼릉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의 아쉬움과 기대도 그런 원칙을 바탕으로 전할 수 있었습니다.
③<한북정맥 부활 '멈춰버린 16년'… 복원·보전 '공허한 메아리'>에서 경기도가 2008년 한북정맥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이 무위에 그쳤다는 내용을 처음 보도했습니다. 경기도는 연구 용역만 맡겼을 뿐 이후 어떤 제도 정비나 보전사업에 나서지 않았다는 걸 취재로 확인했습니다. ④<허울 좋은 한북정맥 보호대책… 결과는 '누더기 산줄기'>에서는 정맥 개발행위를 제한하는 '환경평가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개발을 막는 데 별다른 효과가 없는 허울뿐인 규제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정부 각 기관에 권한과 책임이 분산된 탓에 정맥에 대한 일관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제도상의 허점도 함께 다뤘습니다.
⑤<파멸(破滅)… 우리 스스로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편에서는 한북정맥 등산로에서 만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등산객들은 백두대간만큼이나 등산코스로 한북정맥이 각광받음에도 군사시설, 신도시 등에 가로막혀 느닷없이 도심 길을 걸어야 했던 일화를 전했습니다. 이를 통해 방치되고 끊긴 등산·산책로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⑥<연간 환경적 가치 '3조원대'… 보물 지키기 "지금이 골든타임">에서는 한북정맥의 '환경가치'가 남한 지역 9개 정맥 중 압도적으로 높다는 산림청 조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뛰어난 한북정맥의 남다른 활용 가치를 짚는 취재였습니다. 이뿐 아니라 한북정맥에 백두대간 못지않은 역사·문화적인 가치가 있다는 제언까지 덧붙였습니다.
⑦<지자체 사업에 '실마리'… 관리체계 일원화·훼손지 조사 시급>편에서는, 일선 지자체 차원의 산줄기 보전·복원사업이 정맥 살리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이 같은 사업의 한계점 등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한북정맥에 걸친 지자체들이 자체 사업을 펼치지만 실행 의지에 좌우되는 측면이 크고, 예산 문제에 따라 단발성이 그치고 있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⑧<난개발로 깊어진 상처… 덧나기 전 '생태계 보전' 수술대로>에서는 산림·생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면서, '한북정맥 살리기'에 대한 다양한 측면의 관점과 견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보존에서 나아가 보전 내지는 '친환경적 개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한북정맥 너머로의 메아리
⑨<경기북부 지자체 '한북정맥 살리기' 힘모은다>와 ⑩<혈관 뜯긴 한북정맥, 회복은 산 넘어 산… "공존 대상으로…" 북부의 메아리>에서 한북정맥 실태를 처음 알린 경인일보 보도를 접한 경기북부권 주요 시군이 보전방안을 찾겠다고 나선 것을 기획보도의 연장선에 담았습니다. 한북정맥 경기도 시작 구간이자 전체 산줄기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자리한 포천과, 옥정·회천·고읍지구 등 대형신도시가 자리한 양주의 지자체장은 경인일보와 만나 한북정맥 보전 계획을 밝힘과 동시에 '북부권시장군수협의회'에서 한북정맥 보전을 공동 과제 삼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보도했습니다.
지자체뿐 아니라 정부도 경인일보 기획보도 이후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⑪<한북정맥 지키기… 대책마련에 한뜻 30년만에 오르는 첫걸음>편과 ⑫<국토의 뼈대를 보듬으려 '한자리'>편을 통해 산림청이 한북정맥을 포함해 남한지역 9개 정맥의 실질적인 보호 대책 논의에 나섰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산림청, 환경부뿐 아니라 경기도, 서울시, 강원도 등 한북정맥이 지나는 13개 지자체 관계자가 모였습니다. 경인일보도 주제 발표로 이 자리에 배석했습니다. 한북정맥을 비롯해 정맥의 보호방안을 찾고자 지자체가 한자리에 모인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백두대간처럼 정맥 대상의 특별법 필요성, 인식 제고, 홍보 방안 등 이날 나온 다양한 대안들을 경인일보는 특집 보도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비대면으로 만난 취재원이 아닌 포천, 파주, 양주 등 경기북부 한북정맥 산줄기와 인근에서 만난 주민과 등산객의 목소리를 지면과 디지털스페셜 기획에 최대한 반영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취재원을 제외하고 실명 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기타 특이사항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한북정맥을 포함해 전국에 있는 9개 정맥을 중심으로 기획 연속보도한 것은 경인일보가 처음입니다.
경인일보 보도 후 산림청은 '토지피복 변화 예측 기반의 정맥 관리방안 현장토론회'를 열고 정맥의 과학적 보전방안을 공개하며,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산림청은 지난 5일 단절된 정맥 등 10개소에 대한 생태축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다음은 타 매체 반향입니다. 아래 나열된 타사 보도 외에도 산림청이 본보 보도를 계기로 관련 대책으로 낸 공식 보도자료 <산림청, 백두대간과 정맥의 생태적 가치 높인다>, <백두대간·정맥, 빅데이터 기술로 과학적으로 관리한다>를 참조한 수십 개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국민일보]방치된 ‘한북정맥’ 대책 세운다…경기도서 간담회 열려
[서울경제]무관심 속 난개발 '한북정맥' 대책 첫발…정부·지자체 생태축 복원 나선다
[뉴스1] 산림청, 단절된 백두대간 정맥 10개소 생태축 복원 추진
[헤럴드경제] 산림청, 백두대간과 정맥의 관리 개선방안 간담회 개최
[파이낸셜뉴스]"백두대간·정맥, 빅데이터 기술로 과학적 관리“
5. 사회에 끼친 영향
"'정맥'을 주제로 한 자리에 모인 건 30여년 만에 처음 입니다."
경인일보 한북정맥 기획보도 계기로 열린 관련 간담회에서 허남철 산림청 산림생태복원과장이 한 말입니다. 전례 없는 한북정맥 기획 보도를 통해 정부 부처뿐 아니라 경기도, 서울시, 강원도 등 광역시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들은 향후 정례적 만남을 통해 9개 정맥의 현실적인 보호 방안에서 나아가 백두대간처럼 정맥을 뒷받침할 법제도 근거 마련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5회 전체 총평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심사에는 69편이 출품돼 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이 많았으나 수상작은 적은 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으로 4편의 우수한 기사가 올라왔으나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를 다룬 기사를 놓고서도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13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얼차려’ 훈련병, 가혹행위 사실확인>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군부대에서 발생한 얼차려 사망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먼저 사망 사고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완전군장에 1.5㎞ 구보, 팔굽혀펴기 등의 팩트를 확인해 얼차려가 규정에서 벗어난 것이었음을 보여주면서 사건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구조적 문제까지 짚었더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보안이 철저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기에 손색이 없었다.
10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 조서 입수>가 이견 없이 일찌감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 국가 비상금이나 다름없어 꼭 필요한 곳에만 써야 할 예비비를 정부가 함부로 쓰는 실태를 제대로 짚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이견이 없었다. 정부의 예비비 편법 사용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지적한 문제이기는 하다.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인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어렵게 구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기사라는 평이 많았다. 단발성이 아니라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음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영광을 안았다.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어김없이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 미준수나 소방서와 지자체의 소방점검 부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사용 등에 주목한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관으로서 헌신적인 면모를 조명하고 희생정신을 기리는 기사가 뒤따른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방 현장에서 지휘관의 판단미숙과 현장지휘가 문제가 될수 있고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피해자 이송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서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소방관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두 공감하더라”고 전한 말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심사평이 될 듯싶다. 앞선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후속 기획물을 통해 기획을 더욱 심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점을 전한다.
지역 부문은 우리 지역 언론계의 저력과 노력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라서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함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인천일보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여고생 사망-합창단 연관 의혹>을 선택했다. 종교집단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성역처럼 돼 있는데 지역언론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실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천지역 언론이 타 지역인 대전까지 취재해서 17살 여고생의 죽음이 교회 합창단, 음악학교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 것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었다. 보도 이후 합창단장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에 미친 파장도 컸다.
이 밖에도 지역의 국책사업이나 난개발을 다룬 기획보도물이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작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