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O), ⑤ 기타( )
■“의대 증원 이슈에 가려진 의대 전과제”
“전과제랑 의대 증원은 무슨 연관이지?.”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 시리즈를 기사화한 바 있습니다. 이후 의과대학 증원과 관련된 새로운 발표가 등장할 때마다 기사 속 취재원들과 통화를 나누게 되는 ‘친구’ 사이가 됐습니다.
여느 때처럼 의과대학 증원과 관련된 통화를 나눌 무렵, 한 친구는 “예전 의대 전과제를 다시 한다는 것 같기도 하고...”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곧바로 사전 조사를 시작했고, 꼬박 이틀 밤을 찾고 분석해서야 원광대학교(이하 원광대)가 추진하고자 하는 ‘글로컬대학30’ 의대 전과제 문건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의과대학 증원은 취지는 의료 보호체계를 최대한 확대하고, 비상진료 체계의 저변을 다지기 위한 조치일 것입니다. 그런데 파악한 문건은 필수 의료가 중요한 상황에서 의대 증원분이 ‘현대판 음서제’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경고음을 내고 있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4개월의 의대 증원 논의는 시시각각 기사화되면서, 의대 증원으로 인한 입시 제도는 왜 공론화되지 않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이 경고음을 분석해 의대 증원을 통한 의대 입학 제도를 실증하고자 마음을 먹었고, 그렇게 CBS노컷뉴스는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단독]'작전명 프리-메드스쿨'…원광대, 의대 '꼼수 입학' 추진
원광대가 정부로부터 1천억 원을 지원받기 위한 ‘글로컬대학30’ 사업, 2024년 4월에 제출한 기획 문건에 비 의대생을 의대생으로 전환하는 ‘프리-메드스쿨’ 즉 의대 전과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CBS노컷뉴스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비 의대생을 의대생으로 전환하는 것은 입시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입니다. 특히 원광대는 과거 의대 전과제를 운영하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12명의 전과생 중 9명이 교직원 자녀로 구성돼 특혜 논란으로 결국 폐지된 바 있습니다.
공론화 없이 진행된 강행 추진의 배경이 궁금했고, CBS노컷뉴스는 취재를 더 했습니다.
원광대의 이 같은 계획은 의대 증원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원광대 의예과 150명을 포함한 의‧치‧한‧약 입학생은 총 421명으로 추산됩니다. 추진계획서에 따르면 이 중 10% 범위 이내에 프리-메드스쿨 즉 '비 의대생' 42.1명 정원 분(TO)를 만들어 이들이 의‧치‧한‧약 전공생이 된다는 게 핵심입니다.
프리-메드스쿨은 총 4단계로 운영, 생명융학대학 입학을 시작으로 생명과학몰입교육과 의료인프라연계융합교육 등 정해진 교육을 진행해 의‧치‧한‧약 등 선호 전공으로 최종 전공이 확정될 방침입니다.
원광대의 계획대로라면, 놀랍게도 교내 생명학과 등 자연계열로 진학을 한 후 학점과 영어 성적 등 ‘원광대 내 자체시험’을 통해 의‧치‧한‧약 전공생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는 과학 전공도 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대한민국 교육 분위기상 ‘프리-메드스쿨’ 입학생들의 모든 목표는 의‧치‧한‧약 전공생이 되는 것뿐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의과대학 학장을 포함한 교수진은 이와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곧바로 찬반투표를 통해 전원 반대 의사를 내비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학생들 역시 전공의 이탈 문제로 자리를 모두 비운 상황에서 마치 ‘작전’처럼 진행된 원광대의 프리-메드스쿨을 지적함과 동시에 의대 입시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기사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교육부는 CBS노컷뉴스의 취재 결과에 ‘입시 공정성을 헤칠 수 있다’고 공감을 표했고, 곧바로 원광대에게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 '프리-메드스쿨' 논란, 손 뗀 원광대…교육부 "공정성 담보해야"
원광대는 ‘단순 아이디어 차원으로 계획하던 것을 모두 철회하겠다’고 교육부와 출입 기자들에게 보내며 사건을 일단락시켰습니다. 사전 취재 과정과 정반대의 내용입니다.
입맛대로 ‘의대 전과제’ 계획을 바꾸고, 입시 공정성 담보에 대한 본질을 흐리는 등 지난한 취재 이야기는 하지 않겠으나, 입장문을 본 이상 새로운 취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했습니다.
입장 변화의 배경은 교육부의 ‘제고’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교육부는 CBS노컷뉴스의 첫 번째 보도 이후 입시 공정성을 헤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원광대에게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만큼 의대 증원과 관련된 부분은 민감한 사안으로 그 중 의대 증원에 따른 ‘TO’ 역시 공론화된 바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물론 교내에서 역시 합의되지 않은 계획임이 드러난 만큼 ‘철회’ 과정을 밝히는 일이 요구됐습니다. 무엇보다 사전 논의가 없었던 만큼 향후 남은 ‘글로컬대학30’ 절차까지 민주적인 계획을 수립하는지 그 과정을 명문화할 두 번째 이야기가 필요했습니다.
■ 원광의대 교수들 "의대, '현대판 음서제' 전락 막아야"
원광대의 ‘프리-메드스쿨’ 즉 의대 전과제는 지역 사회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습니다. 이유는 원광대가 과거 ‘의대 전과제’로 홍역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원광대는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12명의 전과생 중 9명이 교직원 자녀로 구성돼 특혜 문제로 '의대 전과제'가 폐지된 바 있습니다.
CBS노컷뉴스의 첫 번째 보도 이후 의과대학 일부 교수들은 메일을 통해 인터뷰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과거의 ‘뼈아픈 기억’대로 학교가 퇴보해선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그렇게 의과대학 사무실에서 10년 전 교육 사회의 폐단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원광대 전과생 명단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총 12명 중 9명이 교직원 자녀였으며, 이들은 생명학과 등에서 의예과, 치학과로 전과했습니다.
학적 기록부 일부와 전과 당시 시험성적을 대조하며 폐단이 담긴 방대한 양의 문서를 취감했습니다. 전 대학 총장의 특정 직군의 자녀 2명이 차례로 전과한 내용, 모 교직원 딸의 전과 시험 성적 등 과거의 부조리가 낱낱이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핵심은 과거의 문제를 과거로 두는 것이 아닌, 지금 시점에 두는 것이로 판단했습니다. 의과대학 정원 분에 대한 운영 방안은 지금 이 시점까지도 변경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 의대생을 모집하기 위해선 똑같은 입시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논의가 필요했습니다. 특히 의대 증원이 '의대 전과제' 혹은 유사한 변형 형태로 의료 수준 저하를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 또한 공론화되어야 할 부분으로 판단, 현직 교수들의 현장 목소리를 담아 진단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기사에 등장하는 취재원 가운데 익명 처리된 이는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진입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해당 없음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직접 취재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 해당 없음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작전명 프리-메드스쿨'…원광대, '꼼수 입학' 추진>은 즉각적인 추종 보도를 이끌어냈습니다.
▲원광대, '프리-메드스쿨' 논란 일자 철회(JTV)
▲"일반 학생들도 의대 진입"..원광대, '프리-메디스쿨' 계획 철회(전주mbc)
▲원광대, '프리-메드스쿨' 갈등…의대 교수들 "의대전과제도 부활"(연합뉴스)
▲'인문계열도 의대 전과가능?' 원광대 프리-메드스쿨 추진 논란(뉴시스)
▲원광대, 자격·시험 통한 '프리-메드스쿨' 추진…의대 반발(뉴스1)
▲"유사 의대 전과제 논란"… 원광대 '프리-메드스쿨' 철회
5. 사회에 끼친 영향
교육부는 CBS노컷뉴스의 <'작전명 프리-메드스쿨'…원광대, '꼼수 입학' 추진 등> 연속보도 이후 원광대 측에 제고 입장을 전해 추진 계획을 철회토록 했습니다. 또한 ‘글로컬대학30’ 예비 지정 학교에 대한 혁신기획서 전면 검토를 실시하고, 추후 계획서 공개를 통해 ‘입시 공정성 확보’를 위한 심사 규정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의과대학 증원은 ‘의료 보호체계를 최대한 확대하고, 비상진료 체계의 저변을 다지기 위한 조치’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증원분을 필수 의료가 중요한 상황에서 고위층 자녀의 입학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시선과 객관적 사례가 필요했다고 생각했고, 공감을 이끌어낸 것으로 사료됩니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TF를 구성해 의과대학 차원의 소통 창구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원광대 ‘프리-메드스쿨’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의대 정원 분을 계획하는 학교 또 정부의 추진 계획을 다시 다듬는 첫 단추가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슈’에 갇히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만성화된 의대 증원 이슈에 그치지 않고 이에 따른 ‘입시 제도’라는 다른 시선과 자료에서 집중하고 진단했습니다. 의대 증원 문제가 불거진 4개월 동안 전무했던 의제인 의대 입시 문제를 공론하고 추진 과정을 감시한 좋은 보도라고 평가했습니다.
CBS노컷뉴스는 관련 내용을 취재하고 보도하며 언론윤리강령 또한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CBS노컷뉴스 보도와 관련,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한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5회 전체 총평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심사에는 69편이 출품돼 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이 많았으나 수상작은 적은 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으로 4편의 우수한 기사가 올라왔으나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를 다룬 기사를 놓고서도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13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얼차려’ 훈련병, 가혹행위 사실확인>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군부대에서 발생한 얼차려 사망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먼저 사망 사고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완전군장에 1.5㎞ 구보, 팔굽혀펴기 등의 팩트를 확인해 얼차려가 규정에서 벗어난 것이었음을 보여주면서 사건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구조적 문제까지 짚었더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보안이 철저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기에 손색이 없었다.
10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 조서 입수>가 이견 없이 일찌감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 국가 비상금이나 다름없어 꼭 필요한 곳에만 써야 할 예비비를 정부가 함부로 쓰는 실태를 제대로 짚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이견이 없었다. 정부의 예비비 편법 사용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지적한 문제이기는 하다.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인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어렵게 구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기사라는 평이 많았다. 단발성이 아니라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음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영광을 안았다.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어김없이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 미준수나 소방서와 지자체의 소방점검 부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사용 등에 주목한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관으로서 헌신적인 면모를 조명하고 희생정신을 기리는 기사가 뒤따른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방 현장에서 지휘관의 판단미숙과 현장지휘가 문제가 될수 있고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피해자 이송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서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소방관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두 공감하더라”고 전한 말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심사평이 될 듯싶다. 앞선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후속 기획물을 통해 기획을 더욱 심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점을 전한다.
지역 부문은 우리 지역 언론계의 저력과 노력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라서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함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인천일보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여고생 사망-합창단 연관 의혹>을 선택했다. 종교집단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성역처럼 돼 있는데 지역언론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실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천지역 언론이 타 지역인 대전까지 취재해서 17살 여고생의 죽음이 교회 합창단, 음악학교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 것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었다. 보도 이후 합창단장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에 미친 파장도 컸다.
이 밖에도 지역의 국책사업이나 난개발을 다룬 기획보도물이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작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