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경찰 취재원으로부터 양구군이 시끄럽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수의계약과 관련한 특혜라는 정보도 입수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업체를 골라 수의계약을 주는, 어쩌면 뻔한 아이템 같았지만 곧장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그러자 양구군 간부 공무원의 석연찮은 결재 행적이 수면 위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특혜와 비리에 취약한 수의계약 제도의 허점도 있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10억대 정원석 매입 ‘조작과 날림’
국내 1호 람사르 습지 ‘용늪’을 품은 대암산 자락엔 양구수목원이 있습니다. 양구수목원을 방문하면 탐방로를 따라 놓여 있는 기암괴석 모형의 큼지막한 정원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취재진은 양구군이 정원석을 부적절하게 사들여 강원도 감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과연 부적절한 매입은 무엇일까. 취재 결과, 양구군은 정원석 매입을 위한 첫 수의계약을 맺기도 전에 정원석 60여 점을 수목원에 납품받았습니다. 그러고는 2021년 4월과 5월, 2022년 6월 등 3차례에 걸쳐 11억 3천여만 원을 업체 2곳에 지급했습니다. 제품을 미리 받아놓고 마치 3번에 걸쳐 정원석을 구매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던 겁니다. 특히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정원석은 정식 감정평가를 받아 가격을 매겨야 하지만, 양구군은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감정평가를 맡기고 ‘날림’으로 받은 감정평가서에 따라 비싸게 돌값을 지급했습니다. 이 모든 계약을 주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양구군 산림과장이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양구군은 담당 과장을 직위해제했습니다.
■ 정원석 납품업체가 카페?
1차 취재와 보도를 마치고 정원석을 납품한 업체 2곳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양구군으로부터 각각 3억 3천여만 원과 7억 9천여만 원을 받아간 업체 2곳의 주소가 어쩐 일인지 똑같았습니다. 업체들이 있는 경기 남양주시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한 업체는 현재 리모델링으로 문을 닫고 있는 대형 카페였고, 나머지 한 업체는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정원석을 납품한 업자가 자신의 가족 명의 카페를 빌려 양구군과 수의계약을 맺었던 것이었습니다. 사업자등록증도 없는 업자에게 10억대 정원석 납품을 주도한 산림과장은 양구군 계약부서에 이 업체 2곳을 찍어 수의계약을 맺도록 요청했습니다. 계약부서는 서류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척척 수의계약을 내줬습니다.
■ “세상에 똑같은 정원석은 없어서...”
수의계약 근거는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25조. 수의계약을 금액 제한 없이 허용하는 근거를 담은 조항입니다. 특히 양구군이 수의계약 근거로 삼은 ‘ 1항 4호 아목’은 ‘해당 물품의 생산자나 소지자가 1인뿐인 경우로서 다른 물품을 제조하게 하거나 구매해서는 사업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산림과장은 이 조항을 근거로 계약부서에 정원석 매입을 요청했습니다. “세상에 똑같은 정원석은 없다”라는 게 수의계약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양구군은 담당 부서장의 석연찮은 계약을 한 번도 제동하지 않고 1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무자격 업자에게 내준 뒤, 지난해 업자가 대금을 더 줘야 한다며 3억여 원을 요구하고 나서야 강원도 감사위에 감사를 의뢰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 배우자 컨테이너 빌린 조경업체에 ‘5억’
산림과장이 주도한 조경계약,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양구군 산림부서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4년 9개월간 특정업체에 5억 원이 넘는 조경계약을 줬습니다. 취재진이 양구군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자료를 받아본 결과, 해당 업체는 나무 이식 작업과 수목 정비사업, 풀베기 사업 등 조경계약 98건을 수주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 알고 보니 산림과장 배우자의 땅과 컨테이너를 빌려 쓰고 있었습니다. 산림과장은 해당 업체와 조경계약을 대부분 수백만 원대 소액으로 체결했습니다. 5백만 원이 넘지 않으면 과장 전결을 통해 계약을 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자체 지출 한도가 천만 원으로 확대되자 이 업체가 받아가는 금액도 2배 커졌습니다.
■ 김영란법 어기고 입장 표명도 ‘거부’
산림과장은 올해 가족상에서 청탁금지법이 정한 조의금보다 수백만 원 많은 돈을 받은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도 감사위는 법이 정한 조의금보다 더 많은 돈을 낸 사람들은 직무관련성이 높은 지역사회 조경업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은 정원석 매입 과정과 배우자 관련 업체 특혜 의혹, 청탁금지법 위반 등에 대한 입장을 산림과장 측에 수차례 물었지만 일체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직접취재, 현장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양구군의 조경계약 특혜 의혹을 단독으로 연속보도했습니다. 보도 이후 양구군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전반적인 조경계약 수의계약 실태를 짚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취재가 시작되자 양구군은 산림과장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또 실무부서 결재권자가 특정 업체에 계약을 몰아주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부서의 자체 지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해당 업무를 담당할 인력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보도 이후 강원도 감사위원회는 양구군에 산림과장을 중징계 처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중징계는 파면과 해임, 강등, 정직 등입니다. 또 도 감사위는 강원경찰청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양구군 산림과장을 수사 의뢰했습니다.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현재 참고인 조사를 거쳐 조만간 산림과장을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취재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5회 전체 총평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심사에는 69편이 출품돼 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이 많았으나 수상작은 적은 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으로 4편의 우수한 기사가 올라왔으나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를 다룬 기사를 놓고서도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13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얼차려’ 훈련병, 가혹행위 사실확인>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군부대에서 발생한 얼차려 사망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먼저 사망 사고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완전군장에 1.5㎞ 구보, 팔굽혀펴기 등의 팩트를 확인해 얼차려가 규정에서 벗어난 것이었음을 보여주면서 사건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구조적 문제까지 짚었더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보안이 철저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기에 손색이 없었다.
10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 조서 입수>가 이견 없이 일찌감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 국가 비상금이나 다름없어 꼭 필요한 곳에만 써야 할 예비비를 정부가 함부로 쓰는 실태를 제대로 짚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이견이 없었다. 정부의 예비비 편법 사용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지적한 문제이기는 하다.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인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어렵게 구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기사라는 평이 많았다. 단발성이 아니라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음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영광을 안았다.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어김없이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 미준수나 소방서와 지자체의 소방점검 부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사용 등에 주목한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관으로서 헌신적인 면모를 조명하고 희생정신을 기리는 기사가 뒤따른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방 현장에서 지휘관의 판단미숙과 현장지휘가 문제가 될수 있고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피해자 이송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서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소방관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두 공감하더라”고 전한 말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심사평이 될 듯싶다. 앞선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후속 기획물을 통해 기획을 더욱 심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점을 전한다.
지역 부문은 우리 지역 언론계의 저력과 노력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라서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함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인천일보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여고생 사망-합창단 연관 의혹>을 선택했다. 종교집단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성역처럼 돼 있는데 지역언론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실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천지역 언론이 타 지역인 대전까지 취재해서 17살 여고생의 죽음이 교회 합창단, 음악학교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 것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었다. 보도 이후 합창단장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에 미친 파장도 컸다.
이 밖에도 지역의 국책사업이나 난개발을 다룬 기획보도물이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작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