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④ 제보( O )
2. 보도 제작 경위
▶ 취재의 시작 : “바다가 이상하다는 제보”
제보 내용은 단순했습니다. 바다가 이상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제보자는 ‘째복’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째복’은 강원도 연안에서 잡히는 어패류입니다. 공식 학명은 민들조개입니다. 그런데 민들조개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수협에서 해당 지역의 어획량 자료를 받았습니다. 민들조개 하나만 보면 전체적인 흐름을 알기 어려울 것 같아 ‘칼조개’ 어획량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최근 2년 새 민들조개는 3분의 1이 줄어들고 칼조개는 그보다 더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통계에만 의존하면 위험할 수도 있기에, 추가 검증이 필요했습니다. 예고 없이 여러 차례 현장에 방문했습니다. 실제 어선들이 잡은 어패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또 제보가 온 지역 주변의 항구도 갔습니다. 다른 곳도 어획량이 감소하는지 비교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취재를 하면서도, 틈틈이 검증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를 회사에 보고했고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 “3년 동안 취재를 이어온 바로 그곳”
제보가 온 강원도 양양 낙산해변은 취재기자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른 곳입니다. 이곳에 3년 동안 취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 새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국적인 이슈가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대형 생활형 숙박시설 건설 현장 주변에서 편의점이 붕괴됐던 곳이기도 합니다. 곳곳에서 대형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변의 안전 문제를 취재했지만, 이번 취재는 전혀 다른 영역이었습니다. 바로 눈에 보이는 육지 상황이 아닌, 바닷속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했습니다. 먼저 과거 바닷속 모습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해결책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무작정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했습니다. 그러자 답이 보였습니다. 한 스쿠버다이버가 3년 전 이곳 바닷속을 촬영한 영상을 발견한 겁니다.
▶ “유레카” 수소문해 귀인을 만났습니다.
어렵게 찾은 이 스쿠버다이버는 예상보다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당시 이곳에 한 달 가까이 머물며 바닷속을 촬영했습니다. 그의 외장 하드디스크에서 과거 바닷속의 모습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료를 보니, 현재 바다의 모습은 어떨지 더욱 궁금했습니다.
이 스쿠버다이버는 본인 스스로도 현재 바닷속 모습이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바다에 들어가 수중 촬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함께 바다에 들어가자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 전 레저 활동으로 잠깐 바닷속을 들어가 본 것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현장을 검증하고 싶다는 마음이 두려움보다는 조금 컸습니다.
▶ ‘바닷속에 들어갔지만, 꼬리를 무는 의문’
다소 시간이 소요됐지만, 사전 교육과 연습을 한 뒤 수중 취재를 했습니다. 뉴스 영상에는 바닷속의 시야가 가장 좋은 날이 나왔지만, 실제는 며칠 동안 바닷속을 들어가 현장을 최대한 자세히 확인했습니다. 대규모 조개 무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음 단계는 원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양양 낙산해변으로 흘러드는 물을 조사했습니다. ‘하수관망도’를 살펴봤습니다. 주변의 대형 숙박시설 공사장에서 방류하는 물이 주로 모이는 배수관을 찾았습니다.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이곳의 ‘수질 검사’를 확인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우수관의 수질과 매우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를 두고 시멘트 등의 유출이 의심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첫 보도 이후 주변 공사장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러자 한 생활형 숙박시설 공사장 앞 빗물관에서 시멘트 관련 성분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을 포착했습니다. 해당 공사장의 시공사는 긴급 제거 작업을 벌였습니다. 인근 주민의 도움을 받아 이런 모습이 담긴 CCTV도 확보했습니다.
▶ ‘비공개한 과거를 추적’
공사장 방류수가 배출되는 하수관의 문제가 과연 이것뿐일까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확인은 쉽지 않았습니다. 관련된 모든 자료가 비공개였습니다. 정보 공개 규정을 두고 실랑이를 벌인 끝에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그러자 문건으로 공식 기록된 문제만 7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는 1건으로 집계됐지만, 공사장 여러 곳에 대해 빗물관 등 하수관에 쌓인 폐기름 등 오염원을 제거하라는 명령도 확인했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자치단체의 대응 과정도 다뤘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우후죽순 생활형 숙박시설이 생겨 각종 민원이 잇따랐지만, 수질 검사는 보도 이전 한 차례에 불과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야 추가 수질 검사를 진행했고 이상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자치단체 내부 부서간 소통 부재 또한 MBC강원영동의 보도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은 녹색연합의 박은정 팀장께서 큰 도움을 줬고 그밖의 한국하천학회 박창근 회장과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자문도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취재는 MBC 본사 뉴스데스크 등으로 최근 아래와 같이 보도되었습니다. 또 일부 뉴스는 본사 유튜브의 자막 뉴스 등으로 재생산되었습니다.
① '조개 무덤'된 청정 바다‥대규모 숙박시설 공사가 원인? (본사, 지역 뉴스데스크)
② [단독] 조개무덤 된 청정바다 "오염원 무더기 발견" (본사, 지역 뉴스데스크)
③ [단독]공사 초기 수질검사 단 1번...3년 동안 바다는 황폐화? (지역 뉴스데스크)
④ “양양 낙산해변, 기자가 직접 들어가보니” (지역 라디오 출연)
▶ 소속사의 3년을 취재한 과정에서 나온 보도
소속사 MBC강원영동은 양양 낙산해변의 대규모 개발 행위에 관련한 보도를 3년여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4년(앞서 언급한 최근 보도 미표기)
○ 2년 전 땅꺼짐 해변 숙박시설 공사장 지하 '긴급 보수'
○ 법원, '양양 낙산 싱크홀' 안전평가 업체 영업정지 정당
2023년
○ 양양지역 대형 건축 공사장 7곳 합동 안전 점검
○ 담벼락 무너지고 깨지고, 국토부도 조사 나서
○ 개발 빗장 풀린 낙산해변, 곳곳 갈등
○ 해변 10곳 해안침식과 해저지형 조사
2022년
○ 편의점 삼킨 5m 땅꺼짐‥90여 명 긴급 대피
○ 갑작스런 땅 꺼짐 사고‥관광객 떠나고, 상인들 트라우마 호소
○ [단독] 사고현장 땅꺼짐 더 있었다‥27차례 땅 꺼졌지만 양양군은 나 몰라라
○ 양양군의회, 낙산 땅 꺼짐 행정사무조사 결과 보고서
○ “양양 땅 꺼짐 사고, 숙박시설 부실 시공 원인”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 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보도에 익명으로 등장하는 취재원은 없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 여하
특이사항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3년 전 바닷속 영상’을 구한 것 외에는 취재기자가 직접 바닷속을 취재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소속사의 보도처럼 양양 낙산해변의 바닷속 환경 문제를 다룬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타 매체의 반향으로는 소속사의 보도 이후에 SBS 모닝와이드 3부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습니다. ‘미스터리 Re부트’ 라는 프로그램이었고, 제목은 “강원도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무덤 - 민들조개 집단 폐사”입니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을 만든 PD의 제작에 도움을 줬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소속사의 이번 보도를 통해 뒤늦게나마 수질 검사 등의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또한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비공개되었던 환경 등 각종 정보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환경 관련 취재를 하며 안전 문제로 보도가 확장되기도 했습니다. 공사장 방류수가 흐르는 관로를 취재하다가 지반 침하 문제를 포착했기 때문입니다.(5월 24일 본사 뉴스데스크 보도)
6.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 여부
소속사에서는 이번 보도가 3년여간 이어진 취재 때문에 가능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양양 낙산해변에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취재원이 제공하거나 제공할 수 있는 영상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바닷속을 취재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뉴스 분량 등으로 인해 오롯이 담기기 어려운 치열한 검증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이번 보도가 미칠 영향입니다. 보도에서 강조했듯, 앞으로 이곳 해변은 수년간 대규모 숙박시설 공사가 계속 진행될 예정입니다. 도립공원 해제로 개발 빗장이 풀린 뒤 아직 첫삽을 뜨지 않은 공사 예정지가 많습니다. 이번 보도로 행정기관 등에서 더 엄격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특이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5회 전체 총평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심사에는 69편이 출품돼 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이 많았으나 수상작은 적은 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으로 4편의 우수한 기사가 올라왔으나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를 다룬 기사를 놓고서도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13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얼차려’ 훈련병, 가혹행위 사실확인>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군부대에서 발생한 얼차려 사망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먼저 사망 사고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완전군장에 1.5㎞ 구보, 팔굽혀펴기 등의 팩트를 확인해 얼차려가 규정에서 벗어난 것이었음을 보여주면서 사건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구조적 문제까지 짚었더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보안이 철저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기에 손색이 없었다.
10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 조서 입수>가 이견 없이 일찌감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 국가 비상금이나 다름없어 꼭 필요한 곳에만 써야 할 예비비를 정부가 함부로 쓰는 실태를 제대로 짚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이견이 없었다. 정부의 예비비 편법 사용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지적한 문제이기는 하다.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인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어렵게 구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기사라는 평이 많았다. 단발성이 아니라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음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영광을 안았다.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어김없이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 미준수나 소방서와 지자체의 소방점검 부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사용 등에 주목한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관으로서 헌신적인 면모를 조명하고 희생정신을 기리는 기사가 뒤따른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방 현장에서 지휘관의 판단미숙과 현장지휘가 문제가 될수 있고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피해자 이송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서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소방관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두 공감하더라”고 전한 말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심사평이 될 듯싶다. 앞선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후속 기획물을 통해 기획을 더욱 심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점을 전한다.
지역 부문은 우리 지역 언론계의 저력과 노력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라서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함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인천일보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여고생 사망-합창단 연관 의혹>을 선택했다. 종교집단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성역처럼 돼 있는데 지역언론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실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천지역 언론이 타 지역인 대전까지 취재해서 17살 여고생의 죽음이 교회 합창단, 음악학교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 것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었다. 보도 이후 합창단장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에 미친 파장도 컸다.
이 밖에도 지역의 국책사업이나 난개발을 다룬 기획보도물이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작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