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V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지난 2021년 6월 광주 한 시내버스 운전원으로 일하던 노동자가 사측의 교통사고 수리비용 전가에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당시 이 사건으로 버스회사가 교통사고 처리 비용을 운전원에게 전가하는 실태가 공론화 됐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3년 6월 29일 광주 한 시내버스 회사의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탈퇴 종용과 부당금전거래 등 사측의 부당한 간섭이 지속되고 있다며 규탄했습니다.
기자회견 이후 노조원을 만난 광주CBS 기자는 추가 취재를 진행하다 교통사고 수리비용 전가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시내버스 업체들은 광주시로부터 1천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으면서, 2년 전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버스회사가 운전원들에게 교통사고 수리비용을 전가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구조와 배경 등에 대해 깊이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극단적 선택...그 뒤에 회사의 ‘강한’ 압박
10명 이상의 운전원들을 만나 버스회사가 교통사고가 발생한 이후 수리비용을 전가한 사례를 취합했습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수십 건이 넘는 제보와 제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녹취록, 수리비용 처리내역 등을 받았습니다. A 운전원은 사고비용을 직접 부담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회사에 밝힌 뒤 재계약이 되지 않으면서 해고됐습니다. B 운전원은 비정규직 때 부담했던 사고 처리비용을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 강력히 요구해 돌려받기도 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운전원의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던 자료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유가족의 요청으로 자료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도하지는 않았지만, 사측의 ‘사고처리 자부담’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이 운전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인과성이 입증돼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점을 확인했습니다.
취재를 통해 사측은 '계약 연장'과 '징계 감면' 등 운전원의 고용 안정을 담보로 사고비용을 전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측은 '당신이 사고비용을 직접 부담하지 않고 공제보험을 통해 사고를 처리하면 징계를 받게 됩니다. 사측은 ‘징계는 재계약에 치명적이다'라는 식의 회유를 통해 사고비용을 부담시키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고용이 보장되는 정규직 운전원들보다 계약을 연장하거나 정규직 전환을 앞둔 비정규직 운전원들에게 사고비용 전가는 쉽게 이뤄졌습니다.
■사고처리 자기부담 종용...결국은 ‘돈’ 때문에
결국 돈이 이유였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광주 시내버스 회사의 노사 간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문제제기를 해왔던 이병훈 노무사를 만났습니다. 회사가 사고비용을 보험을 통해 처리하지 않고, 운전원들에게 전가시키는 이유는 결국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광주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회사가 시내버스의 운행 중 사고에 대해 보험접수를 하지 않고 보험 처리 건수를 줄이고, 보험요율을 낮출수록 광주시로부터 더 많은 보험료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사고 발생률을 낮출수록 경영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성과 이윤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회사는 운전원에게 사고비용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길 종용하고, 운전원들은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버스 운전을 계속하기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처리하고 있는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불투명 행정...증빙도 없이 혈세 ‘1천억 원’ 그대로 지급?
행정은 엉망이었습니다.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한 2007년부터 지금까지 계약직으로 일하던 공무원 C씨가 사실상 혼자서 한 해에 최대 1300억 원의 보조금을 집행하는 업무를 해왔습니다. 해당 부서의 다른 직원들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보조금이 어떻게 산정되고 적용되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담당 과장과 국장 역시, 최근에 부서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손이 혈세 1300억 원을 움직이고 있던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C씨가 업무를 맡고 있었던 지난 2020년부터 버스회사가 정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또 버스회사가 얼마큼의 돈을 어떻게 지출했는지에 대한 정산검사도 이뤄지지 않았고,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성과 평가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광주시는 코로나19 때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버스회사가 어떻게 보조금을 쓰는지에 대한 검토 없이 맹목적으로 한 해에 1천억 원이 넘는 보조금이 그대로 지급되고 있었습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조례상으로 부당행위를 한 업체에는 보조금을 삭감할 수 있었지만 이런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기자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해 시내버스 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시내버스 회사에 부당 행위에 대한 명확한 책무를 규정한 인천광역시, 부당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해 최대 적발 시 퇴출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한 부산광역시, 투명한 표준회계시스템을 구현한 충북 청주시 등 타 지역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전남 나주 시내버스 노조 관계자, 박영민 노무사와 시내버스 준공영제 전문가에게 광주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익명을 요구한 일부 취재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명을 공개해 보도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취재원 누구와도 어떤 이해관계도 맺지 않았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현장 취재를 포함해 보도에 필요한 모든 취재는 박성은 기자가 직접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해당 취재를 위한 자료는 취재 목적을 분명히 밝히고 적법한 과정으로 광주시와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 등으로 직접 받았습니다. 다수 전문가를 만나 법과 조례, 현장 실태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 노력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021년 6월 광주 시내버스 운전원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보도는 타매체에서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광주CBS는 타 매체가 해당 사실에 대해 단편적인 발생 기사로 보도했던 것과 다르게 사고비용이 운전원에게 전가되는 구조, 배경과 맥락에 대해 심층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광주CBS 취재를 토대로 광주광역시의회 채은지 의원이 광주시의 시내버스 업체에 대한 정산검사 미이행 등의 문제를 5분 발언 등을 통해 지적했고 다수 매체에서 관련 보도가 이뤄졌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예산 삭감·행정 원위치·특정감사 시행 이끌어
광주CBS 취재를 토대로 광주시의회 채은지 의원(비례‧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월 19일 열린 제318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관리 부실 문제를 지적하고 관리‧감독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앞서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광주시의 검증이 수년째 허술하게 이뤄진 사실을 지적하고 광주시가 제출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 418억 가운데 절반인 209억 원을 삭감했습니다. 광주시는 광주CBS에 정산검사 미실시 등 문제를 인정하고, 시내버스 회사 10곳에 대해 오는 10월까지 최근 3년 동안의 정산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후 광주시는 광주CBS 보도와 채은지 의원의 지적에 지난 10월 10일부터 30일까지 시내버스 준공영제 업무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실시했습니다.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도 잘못을 인정하고 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특정감사 결과,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 ‘총체적 부실’ 드러나
지난 4월 12일 광주광역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특정감사 결과 16개 항목에 대한 행정 조치 34건과 재정 조치 82억 8300만 원이 내려졌습니다. △표준운송원가 산정 절차 미이행 △운송수입 및 운송비용 정산검사 미실시 △경영평가 미실시 △기타 수입금 정산 누락 △정비·관리직 인건비 미사용액 환수 조치 미실시 △미운행 차량 정산 미실시 등의 부실 행정이 드러났습니다. 특히 앞선 보도대로 경영평가 통해 지급해야 하는 성과이윤을 3년 동안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밖에도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인건비가 부당집행된 사례도 발견돼 행정 부실이 여실히 밝혀졌습니다.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 ‘조례개정’까지 이끌어내
지난 5월 13일 준공영제 도입 17년 만에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참여 중인 버스업체에 대한 광주시의 관리·감독 처분을 의무화한 '광주광역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제324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보도에서 지적한 대로 광주시와 버스운송사업자의 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운영 지침 위반에 따른 운송사업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부정행위로 인한 벌점이 기준 이상을 넘어가는 사업자는 준공영제 운송사업에서 제외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돼 광주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책임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조례가 개정됐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광주CBS는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 지원과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모두 없었습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이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광주CBS 보도를 통해 착수한 특정감사 결과가 지난 4월 나왔고 이후 이를 토대로 조례 개정이 이뤄져 재출품하게 됐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405회 전체 총평
제405회 ‘이달의 기자상’심사에는 69편이 출품돼 4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평소보다 출품작이 많았으나 수상작은 적은 편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으로 4편의 우수한 기사가 올라왔으나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음주 뺑소니를 다룬 기사를 놓고서도 심사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있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13편이 경쟁한 취재보도1부문에서는 KBS의 <‘얼차려’ 훈련병, 가혹행위 사실확인>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 규명의 목소리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또다시 군부대에서 발생한 얼차려 사망 사건이라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먼저 사망 사고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완전군장에 1.5㎞ 구보, 팔굽혀펴기 등의 팩트를 확인해 얼차려가 규정에서 벗어난 것이었음을 보여주면서 사건 흐름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구조적 문제까지 짚었더라면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으나 보안이 철저한 군을 대상으로 하는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뽑기에 손색이 없었다.
10편이 출품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윤석열 정부 예비비 사용내역, 조서 입수>가 이견 없이 일찌감치 수상작 목록에 올랐다. 국가 비상금이나 다름없어 꼭 필요한 곳에만 써야 할 예비비를 정부가 함부로 쓰는 실태를 제대로 짚어냈다는 점에 심사위원들은 이견이 없었다. 정부의 예비비 편법 사용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지적한 문제이기는 하다. 특정 부서를 대상으로 한 개별적인 문제제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 부처에서 사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어렵게 구하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기사라는 평이 많았다. 단발성이 아니라 후속 보도가 이어진다면 더욱 완성도 높은 기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있었음을 사족으로 덧붙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영웅들은 왜 돌아오지 못했나>가 영광을 안았다. 대형화재로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언론은 어김없이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 미준수나 소방서와 지자체의 소방점검 부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나 건물 자재 사용 등에 주목한다.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에 대해서는 평소 소방관으로서 헌신적인 면모를 조명하고 희생정신을 기리는 기사가 뒤따른다. 경향신문 기사는 이런 도식적인 접근이 아니라 소방 현장에서 지휘관의 판단미숙과 현장지휘가 문제가 될수 있고 매뉴얼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피해자 이송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소방서장의 퇴임식에 참석한 한 심사위원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소방관들에게 물었더니 거의 모두 공감하더라”고 전한 말이 기사를 쓴 기자들에게 주는 최고의 심사평이 될 듯싶다. 앞선 수상작과 마찬가지로 후속 기획물을 통해 기획을 더욱 심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점을 전한다.
지역 부문은 우리 지역 언론계의 저력과 노력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라서 심사 때마다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함과 고민을 동시에 안겨준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심사위원들은 숙의를 거듭한 끝에 인천일보가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여고생 사망-합창단 연관 의혹>을 선택했다. 종교집단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 성역처럼 돼 있는데 지역언론이 깊숙하게 파고 들어 실상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천지역 언론이 타 지역인 대전까지 취재해서 17살 여고생의 죽음이 교회 합창단, 음악학교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 것에 대한 좋은 평가도 있었다. 보도 이후 합창단장 구속으로 이어지는 등 사회에 미친 파장도 컸다.
이 밖에도 지역의 국책사업이나 난개발을 다룬 기획보도물이 호평을 받았으나 수상작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