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0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6월22일,오전3시 A1~3면/팔순 노인 전세금까지 빨아먹은‘악마의 통장’
2 6월23일,오전3시 A1~3면/믿고가던 동네금고 전무 대포통장 조직 한패였다
3 6월24일,오전3시 A1~3면/대포통장 신고했더니 되레 소송…피해자90%가 패소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정부 데이터에 숨겨진 12만6866개의 범죄 혈관을 추적하다
취재팀은 12만6866건의 계좌 데이터 전수 분석과 수백 통의 법인등기부등본 교차 검증으로 이번 보도의 밑거름을 만들었습니다. 주목받지 않았던 관성적인 정부 데이터에서 대포통장 공급조직의 생태계는 물론 실제 대포통장 공급조직을 찾아내 경찰의 수사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가 가리키는 실체를 쫓아 광주, 대구, 대전 등 전국을 누비며 대포통장을 찍어내는 유령회사를 추적했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피해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자택 앞을 일주일간 지켰습니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의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시리즈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주목받지 않았던 데이터에 숨겨진 이야기들
정부가 관성적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흘려보내는 공공 데이터는 일종의 거대한 빅데이터입니다. 하지만 매일 쏟아지는 현안과 출입처 관리에 쫓기는 기자들 입장에선 이를 일일이 수집하고 해석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 데이터 속에 우리 사회의 곪은 환부가 담겨 있음에도, 그 함의가 사장되고 있다는 평소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올해 1월 출범한 장기 기획 취재팀 ‘히어로콘텐츠팀’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정부가 공개하는 수많은 데이터 중 그동안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것을 찾아내, 그 안에 숨죽이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보자는 목표였습니다. 기획의 뼈대가 된 것은 금융감독원이 매주 기계적으로 공고하는 ‘채권소멸 사실공고’였습니다.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계좌의 명의인, 계좌번호, 발급 은행과 지점 등 범죄의 흔적이 박제된 5년 치(2021~2025년) 계좌의 총량은 12만6866개였습니다.
12만 개의 엑셀 셀과 수백 통의 법인등기, 집요한 데이터 발굴
워낙 방대한 분량 탓에 언론이 상세히 뜯지 못했던 이 데이터를 취재팀은 전수 분석했습니다. 12만여 개의 계좌 명의인 하나하나를 눈으로 좇으며 개인과 법인으로 분류했습니다. 이름만으로 개인인지 법인인지 모호한 수많은 사례들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접속해 일일이 법인 여부를 교차 확인했습니다.
그 수작업과 수십 번의 데이터 검증 끝에 대포통장 생태계를 알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단순한 통계 도출에 그치지 않고,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통로이자 현금화 창구인 ‘법인 대포통장’의 패턴을 찾아냈습니다.
그 결과 5년간 대포통장 적발 1위에 오른 유령회사 ‘대한퍼스트’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칠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이 회사가 저지른 범행의 궤적을 쫓아 전국 법원에 흩어져 있던 12건의 관련 판결문을 찾아내 분석했습니다. 또 이 회사를 만든 김철민(가명)과 그 배후를 추적하려 김철민의 1심과 2심 변호인, 수사기관 관계자는 물론 그의 자택과 사무실들을 취재했습니다. 김철민의 증언을 끌어내기 위해 편지도 2차례 썼습니다.
그 결과 단 하나의 대포통장이 어떻게 보이스피싱, 주식 리딩방, 온라인 도박 등을 넘나들며 최소 189명의 사기 피해자를 양산했는지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세밀한 분석을 통해 해당 유령회사가 폐업을 신고한 이후에도 대포통장이 버젓이 범죄에 쓰인 사실을 포착, 컨트롤타워 없이 칸막이 행정에 갇힌 국세청과 금융당국 등 관계기관의 직무유기를 고발했습니다.
12만 건 데이터가 지목한 대포통장 조직
취재팀은 데이터를 토대로 현장 취재에 나섰습니다. 사기 피해로 전 재산을 잃은 피해자들은 자책감과 체념에 빠져 세상과 단절된 상태였습니다. 딸의 결혼 자금을 날린 피해자는 가족에게조차 비밀로 한 채 익명의 인터뷰마저 거부했습니다. 시리즈 1화 1면의 주인공인 유종수(가명) 씨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취재팀은 무작정 그의 자택으로 찾아가 일주일간 문 앞을 지켰습니다. 발길을 돌려야 했던 숱한 날들 속에서 취재팀은 진심을 담은 편지 세 통을 자택에 남겼습니다. 언론 보도가 어떻게 제도를 바꾸고 제2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는지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유 씨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습니다.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살아 움직이는 거대 범죄 조직의 위치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1화 3면에 보도한 올해 최대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공급조직인 ‘안준호(가명) 일당’의 실체 역시 취재팀의 추적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올해 채권소멸 사실공고에 다중 적발된 회사들을 줄을 세우고, 회사 하나하나의 등기부등본을 뗀 결과 안준호 일당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이들의 근거지로 파악된 광주로 내려갔습니다. 3일 밤낮을 머물며 서류상에 기재된 유령회사 주소지를 7곳을 모두 찾아다녔습니다. 번듯한 회사가 있어야 할 곳은 이름만 걸어둔 공유 오피스였습니다. 취재팀은 서류상 대표로 이름이 올라간 ‘바지사장’들의 행방을 쫓아 주거지들을 탐문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이 이토록 방대한 데이터를 근거로 대규모 대포통장 공급조직을 적발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취재팀의 제보로 경찰의 수사가 개시되었습니다.
제2금융권에서 법인 대포통장 발급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룬 2화 역시 이러한 통계 분류를 이용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2금융권인 새마을금고와 대포통장 공급조직이 결탁한 사례인 이곡새마을금고 사건에서 판결문 이상의 진실을 취재하기 위해 당시 대구로 내려가 이곡금고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는 한편 피고인들의 변호사를 모두 찾아갔습니다. 피고인 총 5명의 1심과 2심 변호인 모두가 대상이었습니다.
수천 건의 판결문을 뒤지고, 영국·호주까지 쫓은 대안 모색
3화에서는 사기꾼이 통장 지급 정지를 풀기 위해 도리어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적반하장으로 소송을 거는 기막힌 촌극을 파헤쳤습니다. 취재팀은 법원도서관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연간 수천 건에 달하는 채무부존재확인소송 판결문을 뒤졌습니다. 그중 법원이 소송 피고를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특정한 최근 5년 치 306건의 사건 번호를 발라내고, 전국 각급 법원에 일일이 청구해 판결문을 입수함으로써 범죄자들의 수법을 파헤쳤습니다. 특히 소송을 제기한 쪽이 수사 결과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책으로 드러난 이기철 씨(가명)을 인터뷰하기 위해 대전에만 무작정 3차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수 차례의 사기 피해로 마음을 닫았던 70대 노인은 여러 차례 방문 끝에서야 취재팀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취재팀은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경을 넘었습니다. 금융 보안의 선도국인 영국으로 직접 날아가 현지 최고 전문가들을 대면 취재했으며, 국가 주도의 촘촘한 방어망을 구축한 호주 국가안티스캠센터(NASC) 및 싱가포르 당국과 화상·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선진국의 금융 방어 시스템을 심층 보도하며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정부가 관성적으로 공개하던 12만 개의 빅데이터 속에서 범죄의 패턴을 발굴하고, 현장 취재를 결합해 실태를 그려낸 이번 보도가 범죄의 혈관을 도려내는 제도 개선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디지털콘텐츠 제작
대포통장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대포통장 공급조직이 직접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다 보니 분노의 주된 대상에서 뒷편으로 밀어놓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대포통장 공급조직 역시 공범이라는 점을 보이기 위해 피해자가 대포통장 공급조직을 추적하는 내용을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만들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실명 사용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주변에도 알리지 못해 기사에 실명을 쓰지 않기를 원하는 경우나, 범죄자들의 경우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모든 취재원을 만나거나 전화해 직접 취재했고, 현장 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없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존에 대포통장 문제를 짚은 보도는 단편적인 대포통장 공급조직 검거에 그쳤습니다. 시리즈의 뼈대인 ‘채권소멸 사실공고’ 통계 분석 역시 기존 보도에선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계좌가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637445?sid=101)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히어로콘텐츠팀처럼 명의인과 발급된 지점 등 세부 정보에 주목해 데이터를 분석한 건 처음입니다. 아울러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의 맹점을 조명한 보도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히어로콘텐츠의 보도는 국가 기관들의 칸막이를 허무는 실질적인 반향으로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고무적인 변화는 사법부와 행정부의 장벽을 넘나드는 '정보 공유 시스템'의 신설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점입니다. 사기꾼들의 적반하장식 소송(채무부존재확인소송) 문제에 대해 관련 판결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힌 법원행정처는, 한발 더 나아가 대포통장의 근원지인 유령회사를 색출하기 위해 ‘AI 기반 의심 법인 탐지 시스템’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법원(등기소)이 AI를 통해 유령회사로 의심되는 법인을 적발하면, 이를 국세청(세무조사)과 경찰(수사), 은행(계좌 지급정지)에 즉각적이고 신속하게 공유하여 대포통장 조직의 '몸통'을 꼼짝 못 하게 묶어버리는 입체적인 공조 체계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이는 취재팀이 시리즈 내내 뼈아프게 지적했던 '기관 간 소통 부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정부 부처들 역시 취재팀이 지적한 '컨트롤타워 부재'를 통감하고 즉각 움직였습니다. 국무조정실 산하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은 보도 직후인 지난 26일 금융당국 등 관계 기관을 긴급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회의체를 가동하기로 했습니다. 각 기관이 그동안 파편적으로 추진해 오며 사각지대를 방치했던 대책들을 한상에 올려놓고, 중복되거나 텅 비어 있던 맹점을 전면 재점검하는 범정부 차원의 후속 논의에 착수했습니다. 금융당국 또한 이달 2일 은행연합회를 비롯해 취재팀이 새롭게 뚫린 구멍으로 지적한 저축은행, 상호금융중앙회 담당자들을 일제히 불러모아 '대포통장 근절 특별 회의'를 개최하고 촘촘한 방어망 구축을 지시했습니다.
입법부 역시 즉각 화답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유령회사 설립에 대한 심사와 감독 책임을 대폭 강화하여 대포통장 공급의 싹을 자르는 관련 법안 발의를 예고하며 입법적 뒷받침에 나섰습니다. 무관심 속에 버려져 있던 12만 개의 데이터에서 출발한 취재가, 결국 법원과 정부, 국회를 모두 움직여 대한민국의 검은 혈관을 끊어내는 실질적인 국가 시스템의 진화로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했고, 동아일보사 기자윤리위원회의 기자윤리 강령을 준수했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①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② 기존 출품작을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출품 이유와 보완 내용을 아래 적어주시기 바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품부문을 변경하여 다시 출품하시는 경우 감점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취재후기
(430회)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동아일보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동아일보 황성호 기자
“사기꾼이 합의하자고 먼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피해금은 잃어버린 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대포통장을 이용한 주식투자 사기 사건 피해자 김모 씨를 만나기 위해 3월 서울 관악구 한 빌라를 찾았을 때 집주인인 70대 노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김 씨의 장인이었다. 정확히는 전(前) 장인이었다. 김 씨는 수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이혼했지만 집을 구하지 못해 주소지만 노인의 집에 올려놨다. 노인도 김 씨를 보지 못한 지 10년은 됐다고 했다. 경찰로 일하다 은퇴한 노인 역시 수년 전 수천만 원을 잃은 사기 피해자였다. 그가 사기 사건 피해에 대해 냉소적으로 말한 까닭이었다.
사기 사건 주범을 잡아야 피해금을 받아낼 수 있을 텐데 대부분 사기꾼들은 해외에 머물며 범죄를 저지른다. 취재팀이 대포통장에 주목한 이유다. 사기꾼들이 범죄수익금을 세탁하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통장을 필수 도구처럼 쓰기 때문이다. 해외에 있는 사기꾼들을 잡아야 한다는 기사를 쓰기 보다는 국내에서 현실적 대책을 이끌어낼 기사를 쓰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금융감독원 채권소멸 사실공고는 국내 대포통장 흐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데이터였다. 취재팀은 2021~2025년 12만여 개의 계좌를 분석해 기사 뼈대를 구성했다. 숫자에 가려진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어려웠다. 피해자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자택 문 앞을 일주일간 지키기도 했다. 어렵게 들은 이야기들이 모여 시리즈가 완성됐다. 당국은 관련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기획으로 사기 피해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으면 한다. 취재를 적극 지원해 준 회사와 동료 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회차 심사평
제430회 전체 총평
43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분야에 걸쳐 총 64편이 접수됐다. 심사 대상 보도 시점이 지방선거 시기와 겹쳐 응모 총량은 예년보다 적었지만, 제출된 기사들의 완성도가 높아 수상작을 가리는 데는 다른 회차 못지않은 심사 시간이 걸렸다. 현장을 뛴 기자들의 고민과 노고의 흔적을 작품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연합뉴스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보도가 대표적이다. 이 보도는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선거관리위원회 문제를 가장 먼저, 정확하게 제기했다. 기자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투표소 관리책임자까지 취재해 첫 보도를 한 과정 역시 속보 경쟁에 치우치지 않고 저널리즘 기본 원칙을 지킨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 보도를 시작으로 선관위의 부실 관리 문제가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진 만큼,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뜻이 모였다.
취재보도2부문은 한국일보의 <최다 관중의 그림자, 야구장 폐기물>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지만, 국내·외 현장취재를 통해 폐기물 실태를 종합적으로 다뤘다는 점이 호평받았다. 일본 도쿄돔 사례가 눈에 띄었고, 정부의 실태조사·대책 마련 약속을 끌어낸 것 역시 이 보도의 영향인 만큼 후속 보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오래된 사회적 이슈를 우리 사회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도 많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전MBC의 <천안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 보도는 기자들의 ‘발품’이 특종을 끌어낸 사례로 꼽혔다. 사건 발생 2주 후에야 제보를 받았음에도, 피해 학생이 폭행당한 시간대별로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충격적 영상이 담긴 CCTV를 확보해 보도했다. 이후 2차 가해 정황까지 파악해 지속적인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촉법소년’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다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의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의 죽음…이면엔 갑질, 조직은 은폐 급급> 보도도 진실을 찾는 감각이 돋보였다. 취재진은 집회 신고 내역에서 ‘광주소방본부 조직문화 개선 촉구 집회’를 포착해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다. 유족과 노조 등을 직접 만나 소방 조직의 ‘제 식구 감싸기’ 정황을 파헤친 이번 보도는 결국 정부의 특별점검까지 끌어냈다. 자칫 의례적으로 지나칠 수 있었던 집회 신고 내역에서 수상한 사례를 찾아낸 기자의 감이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수면 위로 올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내역 5년치를 전수 조사하고 법인등기부등본을 교차 검증해 실제 명의 대여·공급 조직을 찾아냄으로써 경찰 수사를 이끌어낸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을 보여준 보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수천 건의 판결문 분석과 영국·호주로 이어진 해외 전문가 취재까지 더해 사법부·행정부 간 정보공유시스템 구축이라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중부일보의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반복되는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경기도 31개 시·군 사례로 구체적으로 파헤쳤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지지를 받았다. 인구 감소의 현실을 외면한 채 개발 계획만 남발하는 지자체의 행태가 주민 삶에 어떤 부작용을 초래하는지 실패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냈다. 15편에 달하는 장기 기획으로 경기도를 비롯한 일선 시군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었으며, 나아가 국회 법률 개정안까지 이끌어내며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대전의 <누에고치 소녀들> 보도는 일제 강점기 10대 여성들이 벌인 항일 노동운동의 역사를 발굴, 조명함으로써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일본 현지 기업의 기록을 찾아내 ‘조선 최초의 노동쟁의 승리’라는 의의를 입증했으며, 파업에 참여한 600여명의 소녀공 중 독립유공자로 서훈된 이는 단 1명뿐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오늘날 ‘보훈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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