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 ② 단독기획( √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는 대부분 남성 주도의 무장 투쟁이나 지식인 활동을 중심으로 상세히 기록 및 보도돼 왔습니다. 반면, 일제 자본의 최전선에서 가혹한 착취를 당하면서도 항일 투쟁의 거대한 불씨를 지폈던 '여성 노동자'들의 숭고한 삶은 역사적 조명에서 철저히 외면돼 온 것이 현실입니다.
취재진은 관련된 학계 자료를 조사하던 중, 1932년 대전 군시제사공장에서 600여 명의 10대 소녀공들이 일제히 기계를 멈추고 일으킨 대규모 동맹파업에 주목했습니다. 이 파업은 단순한 생존권 보장이나 처우 개선을 넘어, '조선인 해고 반대'와 '민족 차별 반대'를 명확하게 내걸었던 항일 파업 사건이었습니다. 시대적으로 파업 자체를 일으키기도 정말 대단한 일인데, 이 파업에서 미성년의 소녀공들이 식민지 거대 자본을 상대로 승리를 쟁취한 최초의 항일 노동운동이라는 중대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토록 중요한 역사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한민국 안에서 잊힌 역사로 제대로 된 단 한 건의 보도도 없이 묻혀 있었습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사료나 기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더욱 참담한 것은, 파업에 참여했던 수많은 소녀공들 중 파업 이후 지속적인 항일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고(故) 박재복 애국지사 단 1명만이 2006년 독립유공자로 서훈되었다는 점입니다. 동맹파업을 이끌었던 나머지 소녀공들은 여전히 공로를 인정받기는커녕, 이름조차 역사에 남기지 못한 채 철저히 잊혀 있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참혹한 상황 속에서도 일제 거대 자본에 당당히 맞섰던 10대 소녀 영웅들의 투쟁사를 직접 발로 뛰어 찾아낸 기록과 사료, 유일한 생존자와 후손의 증언을 통해 제대로 복원하고자 했습니다. 아울러 자신들의 가혹한 수탈과 파업의 진실을 가리고자 했던 일본 모기업 군제의 ‘외면’과 ‘역사 지우기’를 고발하고 묻혀 있던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승리한 파업의 투쟁사를 대한민국 사회가 올바르게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본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2. 출품 보도물 목록(최초 보도부터 순서대로 3건까지 기재)
번호 보도일시 보도 제목
1 6월21일22시30분 더보다‘누에고치 소녀들’
2 6월26일17시30분 KBS대전 특별기획‘누에고치 소녀들’
3
3.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취재진은 파편화된 기록을 하나의 완성된 역사로 복원하기 위해 국내외를 넘나드는 입체적인 심층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먼저 역사의 산증인을 찾는 데 주력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당시 14살의 나이로 참혹한 노동을 견뎌야 했던 유일한 소녀공 생존자, 이용우 할머니(1929년 생)를 어렵게 만나 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100도가 넘는 끓는 물에 맨손을 넣고 명주실을 뽑으며 화상과 물집에 시달려야 했던 고통, 화장실에 가지 못해 서서 소변을 보아야 했던 참혹한 노동 실태와 차별 대우를 생생한 육성으로 담아내 다큐멘터리의 진실성을 확보했습니다.
본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안타깝게도 당시 대전공장의 노동 환경이나 파업 현장을 보여줄 영상이나 사진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시각적 자료의 부재라는 다큐멘터리의 치명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과감히 도입했습니다. 단순한 기술 활용이 아닌, 철저한 문헌 사료와 생존자의 증언, 전문가의 고증을 바탕으로 AI 전문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당시의 현장을 흑백 동영상으로 전면 재현해 냈습니다. 12시간 동안 기계처럼 실을 뽑는 모습, 끓는 화구 앞에서 눈물짓는 여린 소녀들의 모습, 기숙사, 파업의 현장, 승리의 기쁨 등을 당시 사료를 바탕으로 제작된 AI 영상으로 재현하여, 시청자들이 1932년 생지옥 같았던 현장의 참상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영상 저널리즘의 완성도를 한 차원 끌어올렸습니다.
소녀공의 증언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고 일본 측의 은폐를 고발하기 위해 대전공장의 모기업이었던 일본 교토의 '군제' 본사와 박물관을 오랜 시간의 설득 끝에 직접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군제 본사가 보관 중인 대전공장과 관련된 다양한 기록과 사료 등을 철저히 찾고 분석해, 당시 소녀공들의 하루 일과표는 물론 가혹했던 노동 환경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소녀공들이 주도한 파업에 대해서는 '군제 100년사'에 단 세 문장으로 축소 은폐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가혹한 노동이 파업의 주요 원인임에도 이를 '소녀공들의 근로 정신 결여' 탓으로 매도한 당시 대전공장 일본인 관리자의 적반하장식 내부 보고서도 단독으로 발굴하여 식민지 자본의 기만성을 날카롭게 고발했습니다.
4.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본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혁신적인 성과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역사적 시각 자료의 생생한 복원'입니다. 일제강점기 여성 노동자(소녀공)들의 참상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역사적 한계는 '당시의 영상 기록이 전무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사료 검증과 전문가 자문을 거친 고증를 바탕으로 AI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당시 제사공장의 풍경, 끓는 물에 손을 넣는 소녀공들의 모습 등을 흑백 동영상으로 전면 재현했습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1930년대 생지옥 같았던 제사공장의 현장을 현실감 있게 보는 듯한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5.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대전 군시제사공장 파업' 자체는 지역 학계의 논문이나 일부 지역지의 단편적인 향토사 기사로 언급된 바 있으나, 이를 10대 소녀들의 '항일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한·일 양국 현지 취재와 유일한 생존자 증언, 그리고 AI 영상기술을 총동원해 입체적으로 조선인 최초의 승리한 노동쟁의임을 조명한 것은 본 보도가 최초입니다.
6. 사회에 끼친 영향
본 보도는 지역 사회와 학계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대전시립박물관은 그동안 '군시제사 대전공장' 상설 전시에 잘못 알려졌던 정보들을 본 다큐멘터리의 고증을 바탕으로 바로잡기로 했으며, 방송 영상물 또한 실제 전시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1996년 대전공장 소녀공에 관한 최초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던 김형국 교수는 이번에 취재진이 새롭게 발굴한 귀중한 기록과 사료들을 토대로 후속 연구와 책을 집필하기로 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역의 가치 있는 역사의 조명을 넘어, 2026년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 묵직한 '보훈의 과제'를 던졌습니다. 진정한 광복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잊힌 이름들을 되찾는 것에서 완성된다는 숭고한 메시지도 대한민국 사회에 각인시켰습니다.
7.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ㅇ 아래는 방송 후 외부 모니터 평가 내용입니다.
- 1932년 일제의 군시제사 대전공장 소녀공들이 동맹파업을 벌여 승리를 쟁취한 노동쟁의 역사를 조명하였음.
- 일제강점기 10대 소녀공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명주실을 생산했던 제사업, 잊혀져 가던 시대의 아픔을 상기시킨 의미가 컸던 탐사보도였고,
- 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일본 현지의 모기업 군제와 전문가들로부터 오래된 자료와 기록을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당시의 참혹했던 노동현실을 AI영상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 취재와 구성이 돋보였음.
- 무엇보다 단순한 처우개선을 넘어 민족문제와 관련한 부분들을 노동자가 정식으로 제기해 조선 최초로 승리를 쟁취한 노동쟁의로서의 역사적·시대적 의의를 평가하였고,
- 파업에 참여한 600여 명의 소녀공들 중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애국지사는 단 1명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소녀공들의 숭고한 저항에 대한 정당한 예우를 촉구한 엔딩도 주제의식을 호소력 있게 고취하였음.
ㅇ 본 다큐멘터리는 언론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했으며 KBS 자체 심의에서도 어떠한 제재나 지적을 받지 않았습니다.
8. 기타 고려사항
국민의 소중한 수신료로 제작되었습니다.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없습니다.
취재후기
(430회)누에고치 소녀들/KBS대전
누에고치 소녀들
KBS대전 심각현 기자
이번 다큐는 우연히 접한 웹툰 한 편에서 시작됐습니다. 1932년 11월7일, 대전에서 일본 자본 군시제사(현 군제)를 상대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고,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10대 소녀공들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에 맞서 조선인 최초로 승리까지 거둔, 잊혀서는 안 될 지역의 소중한 역사였습니다.
몇 주간 관련 자료를 모았지만 제대로 된 사료가 없어 포기하려던 찰나, 1996년 대전시 역사편찬위원회가 발표한 학술논문 한 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구자를 어렵게 만났지만, 그 논문 외에 이를 뒷받침할 증언도 기록도 국내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길은 늘 현장에 있었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한 공장 터를 수없이 돌며 혹시나 살아 있을지 모를 소녀공 생존자와 후손을 찾았고, 모기업 군제가 있는 일본 교토의 문을 끈질기게 두드렸습니다.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던 옛 공장을 찾고, 일본 현지 연구자와도 만났습니다. 새로운 사실이 나올 때마다 국내 연구진과 교차 검증도 잊지 않았습니다. 흩어진 조각들이 하나로 모이며, 조선인 최초로 승리한 노동쟁의가 바로 군시제사 대전공장 파업이었고 그 중심에 소녀공들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잊힌 역사가 기억되는 역사로 바뀔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기록의 최전선에 선 언론인이 이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믿습니다. 제작에 함께해 준 친구들과 김형국 교수님, 유일한 생존자 이용우 할머니, 소녀공 출신 유일한 독립유공자 고 박재복 애국지사의 둘째 아들 이종재 선생님, 그리고 늘 힘이 돼준 나의 가족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430회 전체 총평
43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분야에 걸쳐 총 64편이 접수됐다. 심사 대상 보도 시점이 지방선거 시기와 겹쳐 응모 총량은 예년보다 적었지만, 제출된 기사들의 완성도가 높아 수상작을 가리는 데는 다른 회차 못지않은 심사 시간이 걸렸다. 현장을 뛴 기자들의 고민과 노고의 흔적을 작품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연합뉴스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보도가 대표적이다. 이 보도는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선거관리위원회 문제를 가장 먼저, 정확하게 제기했다. 기자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투표소 관리책임자까지 취재해 첫 보도를 한 과정 역시 속보 경쟁에 치우치지 않고 저널리즘 기본 원칙을 지킨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 보도를 시작으로 선관위의 부실 관리 문제가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진 만큼,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뜻이 모였다.
취재보도2부문은 한국일보의 <최다 관중의 그림자, 야구장 폐기물>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지만, 국내·외 현장취재를 통해 폐기물 실태를 종합적으로 다뤘다는 점이 호평받았다. 일본 도쿄돔 사례가 눈에 띄었고, 정부의 실태조사·대책 마련 약속을 끌어낸 것 역시 이 보도의 영향인 만큼 후속 보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오래된 사회적 이슈를 우리 사회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도 많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전MBC의 <천안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 보도는 기자들의 ‘발품’이 특종을 끌어낸 사례로 꼽혔다. 사건 발생 2주 후에야 제보를 받았음에도, 피해 학생이 폭행당한 시간대별로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충격적 영상이 담긴 CCTV를 확보해 보도했다. 이후 2차 가해 정황까지 파악해 지속적인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촉법소년’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다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의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의 죽음…이면엔 갑질, 조직은 은폐 급급> 보도도 진실을 찾는 감각이 돋보였다. 취재진은 집회 신고 내역에서 ‘광주소방본부 조직문화 개선 촉구 집회’를 포착해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다. 유족과 노조 등을 직접 만나 소방 조직의 ‘제 식구 감싸기’ 정황을 파헤친 이번 보도는 결국 정부의 특별점검까지 끌어냈다. 자칫 의례적으로 지나칠 수 있었던 집회 신고 내역에서 수상한 사례를 찾아낸 기자의 감이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수면 위로 올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내역 5년치를 전수 조사하고 법인등기부등본을 교차 검증해 실제 명의 대여·공급 조직을 찾아냄으로써 경찰 수사를 이끌어낸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을 보여준 보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수천 건의 판결문 분석과 영국·호주로 이어진 해외 전문가 취재까지 더해 사법부·행정부 간 정보공유시스템 구축이라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중부일보의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반복되는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경기도 31개 시·군 사례로 구체적으로 파헤쳤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지지를 받았다. 인구 감소의 현실을 외면한 채 개발 계획만 남발하는 지자체의 행태가 주민 삶에 어떤 부작용을 초래하는지 실패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냈다. 15편에 달하는 장기 기획으로 경기도를 비롯한 일선 시군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었으며, 나아가 국회 법률 개정안까지 이끌어내며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대전의 <누에고치 소녀들> 보도는 일제 강점기 10대 여성들이 벌인 항일 노동운동의 역사를 발굴, 조명함으로써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일본 현지 기업의 기록을 찾아내 ‘조선 최초의 노동쟁의 승리’라는 의의를 입증했으며, 파업에 참여한 600여명의 소녀공 중 독립유공자로 서훈된 이는 단 1명뿐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오늘날 ‘보훈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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