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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회 (2026년 6월)

수상작 7편 · 출품 후보작 5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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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7편

심사평

43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분야에 걸쳐 총 64편이 접수됐다. 심사 대상 보도 시점이 지방선거 시기와 겹쳐 응모 총량은 예년보다 적었지만, 제출된 기사들의 완성도가 높아 수상작을 가리는 데는 다른 회차 못지않은 심사 시간이 걸렸다. 현장을 뛴 기자들의 고민과 노고의 흔적을 작품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연합뉴스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보도가 대표적이다. 이 보도는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선거관리위원회 문제를 가장 먼저, 정확하게 제기했다. 기자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투표소 관리책임자까지 취재해 첫 보도를 한 과정 역시 속보 경쟁에 치우치지 않고 저널리즘 기본 원칙을 지킨 모범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 보도를 시작으로 선관위의 부실 관리 문제가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진 만큼,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뜻이 모였다. 취재보도2부문은 한국일보의 <최다 관중의 그림자, 야구장 폐기물>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는 새로운 주제가 아니지만, 국내·외 현장취재를 통해 폐기물 실태를 종합적으로 다뤘다는 점이 호평받았다. 일본 도쿄돔 사례가 눈에 띄었고, 정부의 실태조사·대책 마련 약속을 끌어낸 것 역시 이 보도의 영향인 만큼 후속 보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오래된 사회적 이슈를 우리 사회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각인시켰다는 평가도 많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두 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전MBC의 <천안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 보도는 기자들의 ‘발품’이 특종을 끌어낸 사례로 꼽혔다. 사건 발생 2주 후에야 제보를 받았음에도, 피해 학생이 폭행당한 시간대별로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충격적 영상이 담긴 CCTV를 확보해 보도했다. 이후 2차 가해 정황까지 파악해 지속적인 후속 보도를 이어가며 ‘촉법소년’ 문제를 사회적 화두로 다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의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의 죽음…이면엔 갑질, 조직은 은폐 급급> 보도도 진실을 찾는 감각이 돋보였다. 취재진은 집회 신고 내역에서 ‘광주소방본부 조직문화 개선 촉구 집회’를 포착해 곧바로 취재에 착수했다. 유족과 노조 등을 직접 만나 소방 조직의 ‘제 식구 감싸기’ 정황을 파헤친 이번 보도는 결국 정부의 특별점검까지 끌어냈다. 자칫 의례적으로 지나칠 수 있었던 집회 신고 내역에서 수상한 사례를 찾아낸 기자의 감이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수면 위로 올렸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내역 5년치를 전수 조사하고 법인등기부등본을 교차 검증해 실제 명의 대여·공급 조직을 찾아냄으로써 경찰 수사를 이끌어낸 ‘데이터 저널리즘’의 모범을 보여준 보도라는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수천 건의 판결문 분석과 영국·호주로 이어진 해외 전문가 취재까지 더해 사법부·행정부 간 정보공유시스템 구축이라는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중부일보의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보도가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반복되는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경기도 31개 시·군 사례로 구체적으로 파헤쳤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지지를 받았다. 인구 감소의 현실을 외면한 채 개발 계획만 남발하는 지자체의 행태가 주민 삶에 어떤 부작용을 초래하는지 실패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풀어냈다. 15편에 달하는 장기 기획으로 경기도를 비롯한 일선 시군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었으며, 나아가 국회 법률 개정안까지 이끌어내며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인 KBS대전의 <누에고치 소녀들> 보도는 일제 강점기 10대 여성들이 벌인 항일 노동운동의 역사를 발굴, 조명함으로써 지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일본 현지 기업의 기록을 찾아내 ‘조선 최초의 노동쟁의 승리’라는 의의를 입증했으며, 파업에 참여한 600여명의 소녀공 중 독립유공자로 서훈된 이는 단 1명뿐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오늘날 ‘보훈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수작이라는 데 심사위원들의 이견이 없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의 전체기사 보기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2000표 묶인 34시간
후보 10-01 사진보도보문 뉴스1 뉴스1 ‘투표용지 부족’ 사진취재팀
수도군단 여군 유산 논란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아주경제 최인혁*·김민재*·박승호*·방효정
경찰서장의 2부제 회피 및 초동대응팀 차량 출퇴근 이용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SBS 안희재·임지현
여성 소방관 죽음이 드러낸 소방 조직의 음주 강요·감찰 묵살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SBS 김규리
경기도의 ‘사용자성 회피법’ 매뉴얼 제작 고발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김태희*
BTS 공연 소식에 숙박비 10배 급등… ‘관광 도시’ 부산의 민낯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김준용*
'3살 학대 사망' 부실 대응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YTN 표정우·이수빈·박재상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인쇄율 50% 축소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CBS 송선교·김태헌*·김수정*·김지은*·곽재화
진종오 의원, 한동훈 지지 유튜브에 보좌진 투입… ‘갑질’ 논란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매일신문 정현환*
개표방송 “우리동네 시·군의원까지”: 화면 밖 81개 선거구, AI 생중계 (온라인 부문)
후보 12-01 전문보도보문 KBS청주 조진영*
에너지 안보, 태양과 바람에서 답을 찾다 (과학·환경 부문)
후보 12-02 전문보도보문 KBS 서영민·권순두
녹색전환 게임체인저, 영농형태양광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머니투데이 권다희
예고된 참사:축구협회 대해부
후보 2-03 취재보도2부문 국민일보 김판·김지훈*·이강민
LNG 발전소의 배신
후보 3-02 지역 취재보도부문 제주MBC 김항섭·이인제
대구법원청사 연호지구 이전 ‘급제동’…수성구 건축위 심의에서 2차례 ‘부결’ 외 5건
후보 3-03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일보 이석수·구아영
해조류에 점령당한 경포호 ‘신음’
후보 3-04 지역 취재보도부문 G1방송 송혜림·김기태*·원종찬*
“돈은 줬지만 돈봉투는 안 줬다”…부산 사상구청장 돈 선거
후보 3-05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임동우
대전시 3칸 굴절버스 파행 실태
후보 3-06 지역 취재보도부문 TJB 전유진*
추적…선관위 부실 개표
후보 3-07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박웅·서윤덕·안승길·정성수*·문영식
광주 대표도서관 붕괴 원인 추적
후보 3-09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광주 손민주·김정대*·조민웅*·안재훈
‘반도체 생태계’ 빗나간 정부 설계도
후보 3-10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김현우*·이경훈*·박다예*·전광현
이천 사립고 비리 추적…횡령·직장 내 괴롭힘·학습권 침해 공론화
후보 3-11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김웅섭·신연경*·이성관·최진규·천민형
‘뚜안, 스물셋 - 죽음 뒤의 벽’ 등
후보 3-12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유혜연
삼전·닉스, 호남에 첫 반도체 공장 추진
후보 4-01 경제보도부문 한겨레신문 배지현*·박종오*
소송늪 빠진 K-방산
후보 4-02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박꽃·조소현·박진희*
AI 구독경제의 비밀: 연쇄 무단결제 사각지대
후보 4-03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임유진*
‘빚투’ 유도하는 증권사 앱(MTS)·HTS
후보 4-04 경제보도부문 TV조선 이낙원
상장사의 배신
후보 4-05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지영의*
軍 떠난 자리, 버려진 땅
후보 5-01 지역 경제보도부문 경기일보 이연우·이지민*
‘2만7000건’ 수의계약 전수 분석..의혹 투성
후보 5-02 지역 경제보도부문 G1방송 박명원*·서진형
'벚꽃엔딩'의 이면, 잠자는 사학 자산
후보 5-03 지역 경제보도부문 부산MBC 김유나·이석 김유나*·이석현
반도체발 ‘격차사회’
후보 6-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례 한겨례 격차사회 취재팀
빚으로 지은 집 ‘덤터기’는 내가
후보 6-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박용필*
병원과 암환자의 ‘은밀한 거래’ 페이백
후보 6-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정종훈·채혜선
왕따부모
후보 6-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뉴스1 신윤하·유채연·강서연
죽어야 끝나는 돌봄
후보 6-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채명준*·김승환*·유경민·소진영
2026 차이나 리포트
후보 6-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신은별·이혜미*·나광현·이유진*·남병진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후보 6-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서울신문 ‘민주주의 망치는 선관위’ 기획팀
앵그리 2030-불공정에 분노한 청년들
후보 6-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중앙일보 특별취재팀
"단순 학생시위 아니다"…총독부가 숨긴 6·10만세운동의 실체 등 총 6건
후보 6-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머니투데이 이정혁·정한결·조성준
제복 영웅의 그늘
후보 6-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 변문우·정윤경
필리핀 경찰 한인 살해 10년…재외국민 보호를 묻다
후보 6-1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연합뉴스 김범수*·박진형*·성도현*
잊혀진 ‘지게 부대’
후보 7-01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조희원
안녕, 나의 선생님
후보 7-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백인성*·이정태
지방선거의 무게
후보 7-03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이경원*·배여운
의사 없는 수술실
후보 7-04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김혜린·송수현·윤소정
‘투표용지 부족’ 선관위 추적
후보 7-05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SBS 정치부 정치팀
대구·경북 지방의회 전수조사- ‘혈세 낭비부터 유령 조례까지’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영남일보 윤정혜*·권혁준*
먹통 충전기 전국에 수천대, 주차도, 충전도 불량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광주일보 양재희·박준원
부치지 못한 편지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일보 이주영*·라다솜*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
후보 8-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기일보 김정오*·황호영·윤준호*·김도균*·오종민
‘3천만의 가능성’-잊지 않고 잇고 싶습니다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JB 조혜원·조형준·오인균·성낙중·박금상
꽁꽁 싸맨 '알 권리'... 헐값에 팔린 '시민 자산'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JTV전주방송 김학준
중증 지적장애인 50년간 착취..장애인 학대 현주소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G1방송 박명원*·김윤지·손영오
통합특별시 성공의 조건, 갈등을 넘어 미래를 묻다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목포MBC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취재팀
차가워진 심장, 멈출 수 없다
후보 9-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손준수*·김선오
간첩이 된 어부들
후보 9-07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JTV전주방송 강훈*·최유선·정희도*·강경진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7편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투표용지가 다 떨어져서 투표를 못하고 있다는데, 가서 확인해 보자.” 헐레벌떡 달려간 그곳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할 수 없게 된 데 항의하는 목소리로 한껏 달아오른 현장을 마주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전에도 앞으로도 내가 이런 현장을 취재하는 일은 없겠지.’ 매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날의 현장’이었습니다. 역사에 기록될 장면 속에 들어와 있다는 마음으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바삐 담아 보도했습니다. 온라인에 자신이 경험한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이 시대에는 뉴스 기사보다도 SNS가 세상을 접하는 창이라고들 합니다. 제 취재 역시 한 사람이 보고 들은 많은 것들을 모아 올려놓은 것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 이름 뒤에는 ‘기자’라는 신분이 붙습니다. 이 혼란스러운 사태의 진실을 반드시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실립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취재하며 이를 더욱 절감했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사태가 앞으로 무엇이 될지 알지 못했기에, 눈앞에 펼쳐진 현장에 충실해야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기자의 양심을 걸고 현장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겠다는 우직한 진심 하나가 그날 취재를 이끈 원동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 함께 고생해서 받은 상입니다. 밤낮없이 현장을 지켰던 사건팀 동기들과 선배들, 망망대해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끌어 주신 캡과 바이스, 아낌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 부장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최다 관중의 그림자, 야구장 폐기물 한국일보
최다 관중의 그림자, 야구장 폐기물 한국일보 김형준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 역시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관중석에서 음식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쓰레기를 버려왔습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야구장에 들어서면 배부터 고프니, 일회용기에 포장된 음식들을 들고 들어가곤 했죠. 야구를 좋아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일입니다.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경험은 경기가 끝난 뒤 마주하게 되는 쓰레기 산이었습니다. 팬이자 기자로서 문제의식을 품고 있었으나 정치부에 있던 지난해까지는 제가 직접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3월 스포츠부로 자리를 옮긴 뒤 폐기물 문제부터 빠르게 들여다 봤습니다. 우선 각 구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현황부터 파악해야 했는데, 공개된 자료가 없었습니다. 의원실을 통해 자료를 구해 보니, KBO와 각 구단이 정부와 일회용품 감축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폐기물이 줄기는커녕 폭증했습니다. 일회성 보도로 끝나선 안 된다는 생각에 야구팀이 함께 나서 연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앞면에 나갈 수 있는 스포츠 기사’를 적극적으로 발제하라며 멍석을 깔아주신 강철원 편집국장, 취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강주형 스포츠부장 및 스포츠부 선후배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해외출장을 간 틈을 타, 일본 도쿄돔을 여행 삼아 다녀온 점이 취재 과정에서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보도 역시 풍성해질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도쿄에서 수행해야 할 심부름을 잔뜩 안겨 주긴 했지만, 그래도 혼자 야구 보러 일본 가겠다는 남편을 이해해 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천안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 대전MBC
천안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 대전MBC 김성국 기자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취재는 한 중학생 아버지의 절박한 제보에서 시작됐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중3 아들이 중학생 7명에게 2시간가량 집단폭행을 당했고, 가해 학생들이 달팽이를 먹이고 옷을 벗겨 불법 촬영까지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 학생의 진술을 토대로 아버지와 함께 주차장과 코인노래방, 건물 옥상, 공원 등 폭행 장소를 찾아다녔습니다. 여러 차례 CCTV 제공을 거절당했지만, 건물주와 관계기관을 설득한 끝에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영상을 확인하던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한 아이의 삶과 일상을 무너뜨린 사건이 솜방망이 처분으로 끝나지 않도록 끝까지 추적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보도 이후 충남교육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7명 전원에게 중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사실상 최고 수위의 처분인 강제전학을 결정했습니다. 경찰도 추가 혐의를 수사해 촉법소년이 아닌 학생 4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이 가운데 2명은 이례적으로 구속됐습니다. 촉법소년 3명에게도 긴급동행영장이 발부돼 소년분류심사원에 인치되는 등 사법 절차가 엄중히 진행됐습니다. 힘든 기억을 꺼내며 용기내 준 피해 학생과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사회를 움직이는 뉴스는 결국 취재원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소중히 귀담아듣고 집요하게 취재해 누군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작은 위로가 되겠습니다.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 죽음...이면엔 갑질, 조직은…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 죽음...이면엔 갑질, 조직은 은폐 급급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이현행 기자 취재 후기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이번 취재는 일선 경찰서의 ‘광주소방본부 조직문화 개선 촉구 집회’ 신고서 한 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방공무원들이 직접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야만 했던 이유를 파헤치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은 끈질긴 추적 끝에 7개월 전 단순 변사로 묻힐 뻔한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을 최초 보도했습니다. 실상은 회식 강요와 사적 심부름 등 차마 말 못 할 직장 내 괴롭힘이 빚어낸 비극이었습니다. 사망 석 달 전 접수된 익명 제보 시스템 ‘레드휘슬’조차 조직적으로 묵살됐던 실태를 단독 보도하며 소방 당국의 무책임한 은폐 행태를 공론화했습니다. 이후 국무조정실의 특별점검으로 이어졌고, 보도된 의혹 대부분이 사실로 확인돼 관련자 17명에 대한 중징계 요구라는 결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최근에는 전남광주통합소방본부가 비위 관계자 15명에 대해 파면과 중징계 등의 처분을 내렸고, 소방청 역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무관용 원칙과 함께 특별감찰, 익명 제보 시스템 개편 등 전면적인 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도는 한 개인의 불행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폐쇄적인 소방 조직 내부의 오랜 악습을 끊어내는 마중물이 됐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건강하고 바르게 바뀔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동아일보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동아일보 황성호 기자 “사기꾼이 합의하자고 먼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피해금은 잃어버린 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대포통장을 이용한 주식투자 사기 사건 피해자 김모 씨를 만나기 위해 3월 서울 관악구 한 빌라를 찾았을 때 집주인인 70대 노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김 씨의 장인이었다. 정확히는 전(前) 장인이었다. 김 씨는 수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이혼했지만 집을 구하지 못해 주소지만 노인의 집에 올려놨다. 노인도 김 씨를 보지 못한 지 10년은 됐다고 했다. 경찰로 일하다 은퇴한 노인 역시 수년 전 수천만 원을 잃은 사기 피해자였다. 그가 사기 사건 피해에 대해 냉소적으로 말한 까닭이었다. 사기 사건 주범을 잡아야 피해금을 받아낼 수 있을 텐데 대부분 사기꾼들은 해외에 머물며 범죄를 저지른다. 취재팀이 대포통장에 주목한 이유다. 사기꾼들이 범죄수익금을 세탁하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통장을 필수 도구처럼 쓰기 때문이다. 해외에 있는 사기꾼들을 잡아야 한다는 기사를 쓰기 보다는 국내에서 현실적 대책을 이끌어낼 기사를 쓰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금융감독원 채권소멸 사실공고는 국내 대포통장 흐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데이터였다. 취재팀은 2021~2025년 12만여 개의 계좌를 분석해 기사 뼈대를 구성했다. 숫자에 가려진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어려웠다. 피해자의 닫힌 마음을 열기 위해 자택 문 앞을 일주일간 지키기도 했다. 어렵게 들은 이야기들이 모여 시리즈가 완성됐다. 당국은 관련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기획으로 사기 피해가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으면 한다. 취재를 적극 지원해 준 회사와 동료 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중부일보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중부일보 강현수 기자 막상 출품하려니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행정기관이 도시·군기본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주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기사를 쓰면서, 정작 그 삶의 현장은 비중 있게 다루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기획보도를 위해 2016~2025년 사이 작성된 경기도 31개 시·군별 도시·군기본계획을 전수 분석하고, 문제점과 궁금증을 정리했습니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그 밑그림은 왜 이렇게 엉성할까. 엉성한 밑그림은 어떻게 번지르르한 사업으로 포장됐나. 번지르르한 사업에는 얼마만큼의 재정이 투입됐으며, 이로 인해 어떤 기회비용을 날렸나. 무엇보다 도시·군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승인하고, 이행하는 이들은 왜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까. 고민과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도시·군기본계획은 여전히 생소한 개념입니다. 제목만 들어도 아는 ‘특종’ 기사에 비하면 파급력과 변화를 체감하기까지 시간도 걸릴 것입니다. 주민이 모를지언정 주민의 관점에서 잘못된 제도·관행을 바로 잡으려 노력하고, 시·군청부터 국회, 정부 기관을 상대로 질문하는 일을 앞으로 더 잘해나가라는 의미에서 이번 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수상한 최민서 기자와 기획보도 ‘대장’ 역할을 맡겨 주신 정진욱 사회부장께 감사드립니다. 첫 기자상 수상을 격려해 주신 최윤정·김광범 대표이사, 엄득호 편집국장, 문완태 정치부장을 비롯한 데스크, 기사를 돋보이게 작업해 주신 편집부에도 감사드립니다. 응원하고 기사 챙겨봐 준 선후배·동료들과 보람을 나누고 싶습니다.
누에고치 소녀들 KBS대전
누에고치 소녀들 KBS대전 심각현 기자 이번 다큐는 우연히 접한 웹툰 한 편에서 시작됐습니다. 1932년 11월7일, 대전에서 일본 자본 군시제사(현 군제)를 상대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고,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10대 소녀공들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에 맞서 조선인 최초로 승리까지 거둔, 잊혀서는 안 될 지역의 소중한 역사였습니다. 몇 주간 관련 자료를 모았지만 제대로 된 사료가 없어 포기하려던 찰나, 1996년 대전시 역사편찬위원회가 발표한 학술논문 한 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구자를 어렵게 만났지만, 그 논문 외에 이를 뒷받침할 증언도 기록도 국내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길은 늘 현장에 있었습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한 공장 터를 수없이 돌며 혹시나 살아 있을지 모를 소녀공 생존자와 후손을 찾았고, 모기업 군제가 있는 일본 교토의 문을 끈질기게 두드렸습니다.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던 옛 공장을 찾고, 일본 현지 연구자와도 만났습니다. 새로운 사실이 나올 때마다 국내 연구진과 교차 검증도 잊지 않았습니다. 흩어진 조각들이 하나로 모이며, 조선인 최초로 승리한 노동쟁의가 바로 군시제사 대전공장 파업이었고 그 중심에 소녀공들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잊힌 역사가 기억되는 역사로 바뀔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기록의 최전선에 선 언론인이 이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믿습니다. 제작에 함께해 준 친구들과 김형국 교수님, 유일한 생존자 이용우 할머니, 소녀공 출신 유일한 독립유공자 고 박재복 애국지사의 둘째 아들 이종재 선생님, 그리고 늘 힘이 돼준 나의 가족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