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0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 “곽상도, 신보라를 찾아라!”
2018년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난달 27일, 국회는 유치원 법과 김용균 법을 연내 처리할 수 있을지를 두고 시끄러웠습니다. 여야 지도부는 종일 수차례 만나기를 거듭하며 절충점을 찾기 바빴고, 기자들은 상임위원회를 밀착방어하며 귀를 쫑긋 댔습니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관심이 쏠린 뜨거운 상임위에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소속 교육위원회 곽상도, 환경노동위원회의 신보라 의원이 그들. 잠시 바쁜 일이 있었던 걸까, 당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이콧을 한 걸까. 이상했습니다. 이들의 공백은 상임위에 이어 본회의장까지 이어졌습니다.
대체 어딜 간 걸까. 안건 80여건이 상정돼 있었지만 ‘이상하다는 촉’에 백방으로 연락망을 가동했습니다. 상임위 행정실과 의원실, 동료 의원 등 닥치는 대로 전화를 돌렸습니다. 그러다 모 의원 비서관의 말에 귀를 의심했습니다. “베트남 다낭에 해외 시찰 일정이 있어서 공항으로 떠나셨다”는 황당한 얘기. 본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채 유명 휴양지인 베트남 다낭으로 떠났다…. ‘뜨거운 감자’를 다룬 곽상도, 신보라 의원 외에도 김성태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와 장석춘 의원까지 넷이 떠났다는 정보도 추가로 입수했습니다.
확인까지는 매 순간이 고비였습니다. 모 의원실은 ‘영감님 일정은 모른다’며 모르쇠로 일관했고, 다른 의원실은 ‘본회의가 끝나고 출발한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상임위 행정실과 당에서도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하지만 의원실에 직접 쳐들어가는 결기(!)와 다양한 취재원들의 정보 조각조각을 모은 끝에 대략적인 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짧지만 굵었던 치열한 취재 끝에 본회의 당일 <한국당 일부, 본회의 불참하고 '다낭' 출장 논란>이라는 제목의 첫 기사가 나갔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한 방’을 먹이고 끝낼 수는 없었습니다. 해외 시찰이라는 이름으로, 의원 최우선 업무인 ‘입법’까지 미루고 떠난 의원들이 과연 다낭에서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운영위원회와 의원실 등을 수차례 두드려 일정표를 입수했습니다. 다낭시 인민위원장과 면담, 한인 간담회, 코트라 다낭 무역관 방문이 공식 일정의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현지 대사관과 다낭한인회, 의원들이 방문한다는 코트라 측을 꼼꼼하게 추가 취재해 이번 시찰이 관광, 사실상 외유에 가깝다는 사실을 확신했습니다. 심지어 이들이 머무는 숙소가 5성급 골프리조트라는 것도 확인해 <텅텅 빈 '다낭 일정'…숙소는 5성급 리조트>라는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24시간 뉴스채널의 특성상 관련 내용은 수차례 전파를 탔습니다. 촘촘한 ‘팩트’로 짜여진 리포트는 물론 구체적인 정황과 뒷얘기까지 스튜디오 출연으로 다뤘습니다.
YTN의 보도 이후 부랴부랴 현지 일정을 급조하며 버티던 한국당 운영위원들은 결국 일정을 채우지 못한 채 비밀리에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YTN의 단독 보도를 눈여겨 본 관광객의 제보로 단독으로 확인해 기사를 쓸 수 있었습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다른 의원들도 잇달아 사과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단발성 보도로만 끝내지 않고,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시찰의 실정과 비판 목소리, 국회에서 내놓은 대책 등을 다룬 후속 보도까지 다뤘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 익명 취재원은 사건 주변 인물로 구체적인 신분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 제보자와 취재진 사이에는 이해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 취재 기자들이 분야를 나눠 직접 취재에 나섰습니다.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주요 방송과 일간지가 100%‘자유한국당 의원의 다낭행’ 을 기사화했습니다. YTN의 관련 기사는 포털 사이트의 ‘많이 본 뉴스’와 ‘댓글이 많이 달린 뉴스’에서 나란히 1위에 올랐습니다. 추종 보도를 한 타사 기사 역시 종일 순위권에 있었습니다. 수천 개씩 댓글이 모두 공분, 그 자체였습니다. 연말이면 관행처럼 이뤄졌던 ‘외유성 출장’이지만 본회의를 불참하고 떠났다는 사실이 특히 공분을 자극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기사화해달라는 격려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는 이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일제히 관련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숨고르기’를 하며 분위기를 살피던 자유한국당 역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느슨한 분위기를 경고하고, 문제점 파악을 지시하며 무겁게 받아들였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 YTN의 단독․연속 보도가 나가고 첫 반응은 ‘문제 의원’들의 일정을 앞당겨 급거 귀국한 것입니다. 비슷한 시기 ‘외유성 시찰’을 나갔던 운영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역시 온천 체험과 관광 일정을 급히 취소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국회 차원의 진일보한 개선책이 나왔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터진 뒤 문희상 국회의장은 곧바로 국회의원들의 해외 시찰이 외유성으로 흐르지 않도록 개선안을 마련했습니다. 외교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해외 시찰의 적절성을 사전에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또 구체적인 일정이나 예산이 포함된 사후 보고서를 받아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과 언론의 감시를 받게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국회 사무처는 이 같은 내용의 내부 규정을 변경했고 올해부터 바로 시행하기 위해 현재는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물론 강제력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한계는 분명해보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기사와 국회의 후속 조치를 통해 국회의원들에게 다시 한 번 경각심을 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입법의 주체로써 입법 활동을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국회의원들이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됐길 바랍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 해석과 흐름이 중요한 정치판에서도 결국 중요한 건 ‘팩트’ 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점이 소득입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의원의 제1 의무인 ‘입법’을 저버리고 해외시찰을 갔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정당의 문제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다른 정당과 국회 전체의 문제, 대응 방안까지 큰 그림으로 외연을 확대시켰다는 것에 의미가 큽니다.
당사자들이 항의하기보다 아파했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경험 많은 모 의원조차 YTN에 “앞선 제기된 다양한 비판이나 의혹제기들보다 훨씬 힘들고 아프다.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겠느냐”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파업으로 긴 시간 부침을 겪었던 YTN이 국회에 새 진용을 꾸린 이후 사실상 처음 파급력 있는 보도를 했습니다. 많이 고무된 상태입니다. <진실을 전합니다, 진심을 다합니다>라는 새 슬로건에 맞게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은 없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