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은 전세계적인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반이민정책은 중미 이민자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건설을 추진 중이며, 수천 킬로미터를 걸어 미국 서남부 샌디에이고 국경에 도착한 ‘캐러밴’(Caravan·중미 이민자 행렬)에 대해선 최루탄을 쏘며 미국 입국을 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 이민자들을 향해 ‘범죄자’, ‘마약상’ 등의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국제뉴스가 외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피상적으로 전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우리에게 미칠 영향과 파장을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일보의 ‘트럼프 반이민…위기의 아메리칸 드림’은 그런 의도에서 출발한 기획 시리즈였다. 이 시리즈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라고 자평한다.
첫째, 우리의 시각과 입장에서 트럼프 행정부 반이민정책의 실태를 보도한 최초의 기사라고 평가한다. 지금까지 반이민정책이 한국 이민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분석한 기사는 없었다. 국민일보 시리즈는 반이민정책의 유탄을 맞고 있는 한국 이민사회의 걱정과 고민을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 이 시리즈는 ‘트럼프 반이민정책이 한국 이민사회와 한국 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사회적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둘째, 뉴욕과 워싱턴,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들을 발로 뛰며 취재한 기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국제 이슈를 사회부 사건기자의 취재 방식으로 접근했다. 뉴욕에선 일주일 이상을 머물며 교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직접 만나 얘기를 들은 교민은 30여명이 넘었고, 전화통화까지 합치면 50여명이 넘는 교민들의 사정을 취재했다. 르포 형식의 기사들을 통해 교민사회의 단면을 가감 없이 전했다. 아직은 직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지 않았으나 ‘반이민 쓰나미’가 몰려오는 공포감을 느끼는 이민사회의 분위기를 현장감 있게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셋째,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 여파가 한국 내에도 미치는 영향을 추적해 보도했다. 국민일보 시리즈는 달라진 한국 내 미국 이민 준비 실태를 전했다. 반이민정책으로 취업 이민의 문이 좁아지자 일정 액수 이상의 투자금이 있으면 비자가 나오는 투자 이민에 쏠리는 세태를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이 미국 내 한국 이민 사회와 한국 내 미국 이민 준비 실태에 미치는 영향을 한 그릇에 담으려고 했던 것이 기획의도였다.
국민일보 시리즈는 발로만 뛴 기획 기사는 아니었다. 의미 있는 자료들을 입수해 기사의 깊이를 더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실을 통해 외교부로부터 입수한 ‘최근 5년 동안 미국에서 추방된 한국인 이민자 수’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사였다. ‘최근 4년 동안 미국 수감시설에서 수감 중인 한국인 수’도 국회 외통위 소속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실로부터 받았다.
국민일보의 ‘트럼프 반이민…위기의 아메리칸 드림’ 시리즈는 미국 행정부의 정책이 한국의 이민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현미경처럼 분석한 기사라고 평가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을 우리의 입장에서 재해석한, 국제뉴스의 새로운 시도였다고 자평한다. 이민 문제에 대한 관심과 인식의 폭도 넓히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대에 이민문제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또 ‘아메리칸 드림’으로 표현되는 미국 이민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도 경고음을 보냈다고 평가한다. 이번 시리즈는 상중하 형식으로 12월 3일부터 7일까지 국민일보에 실렸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는 여러 번 벽에 부딪혔다. 반이민정책에 겁을 먹은 일부 교민들이 취재 약속을 막판에 깨는 경우가 번번이 발생했다. 이들 이민자들은 “한국 언론이 들쑤시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보도가 나가면 미국 정부나 미국 내 백인우월주의자, 인종차별자들이 한국 이민자들을 표적 공격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화를 내며 전화를 끊는 이민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주는 이민자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익명으로 자신이 겪은 일들을 전했다. 하지만 “이민자들이 겪는 상황을 한국에 제대로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면 실명으로 기사가 나가도 된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 불법 체류자 신분인데도 직접 만나 아픈 사연을 전해준 이민자들도 있었다. 이 분들의 도움으로 시리즈가 순조롭게 끝날 수 있었다. 취재에 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지금도 고마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취재는 세 가지 루트로 진행됐다. 워싱턴 특파원이 교민들이 많이 사는 뉴욕과 워싱턴, 시카고 등을 돌아다니며 미국 현지 취재를 맡았다. 외교부 출입기자가 외교부의 입장과 자료 수집을 진행했다. 경찰청 출입기자는 한국 내의 달라진 이민 실태 등을 취재했다. 미국 이민국으로부터 실제 추방된 분을 수소문해 만나기도 했다.
아이디어에서 기사화까지 대략 세 달이 걸렸다. 진행이 잘 되다가 난관을 만나는 상황이 반복됐다.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은 미국 현지에서 이민자들을 만나는데 주력했다. 미국 현지에서 취재한 내용은 현지 도시의 바이라인으로 기사가 나갔다. 실명과 익명 여부는 취재원의 뜻에 따랐다. 익명 취재원들의 신분을 보호하는 데에도 실수가 없었다.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취재원은 없었다.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곳은 한인 이민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뉴욕 시민참여센터의 이민자보호 법률대책위원회였다. 위원장인 박동규 변호사와 최영수 변호사는 조언과 코멘트를 해줬을 뿐만 아니라 이민자 취재원을 섭외하는 데에도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외교부와 주미 한국대사관도 취재 대상이었다. 뉴욕 시민참여센터 등 한인 이민자 단체들로부터 자료를 받기도 했으며, 교민 언론들도 참고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앞서 언급하였듯이 국민일보 시리즈는 우리의 시각에서 트럼프 행정부 반이민정책 실태를 보도한 최초의 기사다. 반이민정책이 한국 이민자 사회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해부한 기사는 없었다. 한국 이민자가 미국에서 인종 차별을 당한 사건을 국내 언론이 단신으로 보도한 적은 있었으나 국민일보 시리즈와는 성격과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으로 비자 자격을 박탈당해 합법 이민자가 하루아침에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고, 이민자 사회가 추방과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에 휩싸여있으며, 힘겹게 일군 한인 상권이 얼어붙는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시리즈는 처음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미국 내 한인 이민자의 상황을 현지에서 르포 형식으로 보도한 기사였기 때문에 다른 매체들이 따라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가면서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는 엄청난 반응이 있었다. 이민자 혐오·추방 공포를 다뤘던 12월 4일자 국민일보 4면 톱 ‘“한국인 떠나라”…백인 우월주의자, 침 뱉고 인종차별 발언’ 기사는 당일 네이버 ‘많이 본 세계 뉴스 1위’를 차지하고 댓글이 1400여개가 달리는 등 반향이 컸다고 자평한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뉴욕을 중심으로 한 이민사회에서 호평을 많이 받았다. 뉴욕 시민참여센터 등은 국민일보가 이민자 문제를 정확하게 국내에 전달한 데 대해 고마움을 전달했다. 또 이민자들은 SNS로 국민일보 기사를 많이 공유했다.
특히 제도 개선에 대한 조언도 전했다. 한국 정부가 한국에서는 추방자들에 대한 적응·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주고, 미국에서는 이민자 법률 지원에 대한 관심을 늘려야 한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아직 외교부에서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민자 문제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자평한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 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철저히 준수했다. 취재와 보도 이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한다. 국민일보에서도 출장을 지원하는 등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은 전혀 없었다.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피신청 사항, 법률적 문제 등도 전혀 없었음을 밝힌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