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
“지구 공존·공생의 가치를 ‘UHD 영상’으로 재구성”
생각이나 가치, 이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대양탐사-적도의 비밀’은 한 마디로 적도바다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 적도해역을 탐구하는 해양과학자들의 정신을 UHD 영상으로 재구성한 ‘과학·자연다큐멘터리’입니다.
제작진은 인류보편의 자산인 ‘적도’의 무한한 생명력에 주목했습니다. 수심 6천 미터 이상 심해에서의 화산 활동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중인 적도해역은 언뜻 우리와는 아주 먼 세계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의 가치나, 한반도를 강타하는 태풍의 진원지(warm pool)라는 점에서, 또 플라스틱 섬(plastic island)의 미세플라스틱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우리연안까지 흘러온다는 점만 보더라도 적도의 바다는 사실 우리의 실생활과 뗄 레야 뗄 수 없는 가까운 바다입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바다는 늘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인간의 욕망이 지배해온 곳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욕망이 해양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돈이 되는 과학’ ‘지배를 위한 과학’만이 가치 있는 걸까요? ‘대양탐사-적도의 비밀’은 ‘돈이 되지 않지만’, ‘공존과 공생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해양과학자들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바다사랑을 영상으로 풀어냈습니다.
제작진은 14년째 부산과 울산에서 바다와 관련된 취재활동을 해왔습니다. 지난 2013년 지구의 끝 ‘북극’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지구의 중심 ‘적도’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영상기록 - 대한민국 최초 적도 심해 6천 미터 생태계 탐사”
제작진은 경남 거제항에서부터 북위 6도 부근 적도해역까지 항해하며 연구 활동을 한 대양탐사선 ‘이사부 호’의 전 일정을 동승 취재했습니다. 육지와 달리 깊이 6천 미터 해역에서의 항공촬영은 기상조건이나 항공술, 장비의 성능에 따라 크게 제약받는 작업입니다. 취재진은 대한민국 최초로 적도해역에서 심해 6천 미터 생태계 탐사의 현장을 갑판 위에서 하늘에서, 물속에서 다각도로 촬영해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특히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연방 ‘축(chuuk)’ 주에 위치한 세계최대 환초지역에서의 수중촬영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침몰한 선박이나 항공기가 즐비한 해역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진행된 작업이었습니다. UHD영상으로 재현한 환초지역 내 수중촬영은 한국 방송사에서 처음 시도한 일이며 실제 그 곳의 생태계가 어떤 모습이며 어떤 생물들이 서식하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영상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습니다.
지금까지 적도 해역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는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2008년 태평양에서 5주간의 탐사여정을 담은 BBC의 ‘태평양 심해-미 기록종을 찾는 사람들’을 비롯해 일부 해외 방송국에서만 ‘적도 해역’과 ‘과학자들의 여정’을 다뤘을 뿐 국내에서는 대부분 ‘여행지 소개’ 수준의 제작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양탐사-적도의 비밀’은 심해 6천 미터 탐사 장면에서부터 환초지역 내 수중촬영, 탐사선 갑판 위에서의 활동과 적도 지역에서의 항공촬영 등 거의 100% 실제 촬영화면으로 구성한 정통 다큐멘터리입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단독기획 다큐멘터리로 선행보도가 없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시간과 예산’ - 로컬 방송국 제작진이 가장 허탈해하는 부분입니다. 뉴스를 주로 취재하고 촬영해온 제작진이 ‘PD저널리즘’에서 구현하는 영상미 이상의 고품질 영상을 촬영, 편집했다는 점에서 지역 보도저널리즘의 ‘영상美의 한계’를 스스로 넘어섰다는 내부평가를 받았습니다.
‘적도’라는 주제는 지역성(locality)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적도바다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 적도바다에서부터 연안까지 떠밀려오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우리의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문제들입니다. 서울 중심의 중앙집권적 사고로는 바다가 변방이 되지만, 해양도시 부산에서 보기에는 바다가 중심이 됩니다. 적도해역이 로컬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지역에서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창(窓)으로 로컬저널리즘의 취재영역과 관점을 확대시켰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한편, 제작진은 본 다큐멘터리의 기획에서부터 취재, 후반작업 등 전 과정에서 언론윤리강령을 철저히 준수하였습니다. 또 언론윤리강령에 위배되는 어떠한 제재도 없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KBS지역방송국의 열악한 제작여건 하에 현행법과 KBS내부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아 제작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