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려한 동네, 청담동. 미국 빌보드 차트를 정복한 케이팝(K-POP) 아이돌도, 전 세계인이 보는 한류드라마의 주인공들도 모두 이곳에서 머리를 하고 화장을 한다. 그러나 이들의 헤어·메이크업 치장을 돕는 ‘청담동 미용 스태프’들은 하루 12~18시간의 육체·감정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월 120만원 안팎의 저임금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청담동은 대한민국 대표상품인 ‘K-뷰티’의 중심지이자, 한류를 이끄는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밀집한 지역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한류산업의 밑바닥에는 숙련기술을 위한 도제식 교육을 명분으로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20대 미용노동자들의 희생이 존재한다.
1970~80년대 구로공단은 ‘시다’로 불리던 어린 노동자들의 희생을 담보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우리는 묻고 싶었다. 2018년 청담뷰티공단은 그들을 부르는 이름만 ‘스태프’로 바뀌었을 뿐, ‘사람 값’을 아껴 돈을 버는 구조는 그때와 무엇이 달라졌냐고.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2018년 5월 중순 기획안을 발제, 8월 말 본격적인 취재에 돌입해 12월 초 기사가 출고됐다. 이 중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의 취재원 6명을 섭외하는 데만 두 달여의 시간이 걸렸다. 헤어 디자이너와 스태프들이 구인구직 정보를 얻기 위해 찾는 온라인 카페, 20대 초반 여성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등에서 ‘청담동 미용실’에 근무하는 스태프들을 수소문했다. 메일과 메신저 등을 통해 접촉했던 스태프들을 어렵게 설득해 최종적으로 6명의 20대 미용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기에 앞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고용노동연수원, 청년유니온,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조, 전국사회교사모임 소속 전문가 및 관계자 10여명을 대면‧전화로 접촉해 취재와 관련한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사의 가장 큰 중심축인 ‘청담동 미용실’의 운영 실태에 대한 이야기는 오롯이 청담동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의 생생한 증언이었다. 미용업계는 노조가 결성되지 않아 연구자들이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가장 어려운 업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익명 보도를 전제로 인터뷰에 응해준 ‘청담동 스태프’들에게 집중적으로 물었던 질문은 ‘왜 당신은 청담동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문제의식을 느끼면서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가?’였다. 2013년 2월, 청년유니온이 발표한 ‘미용실 스태프 근로조건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미용업계 전반의 ‘열정페이’ 문제가 알려졌지만, 스태프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개인적 동기, 사업주의 논리를 내면화하는 과정, 제도의 허점으로 문제제기를 포기하는 상황들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또한 ‘청담동 미용실’(청담·압구정·신사)과 ‘외곽숍’(비 청담동 미용실)의 비교 분석과 사업주의 입장 등을 들어보기 위해 타 지역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스태프, 청담동 유명 미용실 ‘ㅊ’사 관계자, 전문대 뷰티학과 교수 등을 추가 취재했다. 지난 10년 사이 청담동 미용실의 노동조건 변화를 따지기 위해 2006~2008년 사이 이 일대 미용실에서 스태프로 생활했던 30대 여성 2명도 취재원으로 인터뷰에 응해줬다.
분량이 긴 기획기사의 특성상 독자들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했다. 기획시리즈의 내용을 압축한 디지털페이지(▶goo.gl/hJaqLu)와 유튜브 영상물(▶goo.gl/BVKLj1)을 별도로 제작해 독자와의 접점을 넓히고자 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3년 2월, 청년유니온이 ‘미용실 스태프 근로조건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직후 보도자료를 토대로 한 미용실들의 최저임금 위반 실태가 보도됐다. 이후 5년여 동안 미용실 스태프들의 처우 문제는 ‘열정페이’ 논란을 중심으로 단발성 보도가 나왔다. 대부분 전문가 등의 멘트에 기댄 기사일 뿐, 미용실 스태프들의 적나라한 현실은 보여주지 못했다. 나아가 연예인과 웨딩고객 등 ‘특수고객’을 상대하는 청담동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오롯이 전한 기사는 없었다. <한겨레> 기획은 미용 노동자 열정페이의 맨 꼭대기에 위치한 ‘청담동’을 조명하며, 그들의 ‘입’을 통해 구조적 문제를 파헤쳤다. 특히 샴푸와 중화제 독이 오른 미용실 스태프들의 손은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2월3일 <1부 을의 꿈을 태워…‘청담 뷰티공단’은 오늘도 빛난다>가 보도된 당일, 프랜차이즈 미용실 업계 1위 업체인 준오헤어 본점 ‘애브뉴준오’(청담동 소재)는 스태프들의 출근시간을 기존보다 1시간여 늦은 오전 10시로 조정하고, 퇴근 시간을 7시로 앞당겨 초과노동 시간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부 ‘미용계 귀족’ 꿈꾸며 ‘청담 버프’에 홀린 청춘>이 보도된 12월4일에는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관계자가 취재기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 “지난 2016년부터 대한미용사회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는 ‘미용분야 산학일체형 도제센터’ 사업을 통해 미용실 스태프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일경험 수련생 보호에 관한 법률’(정세균 의원실 대표발의 법안)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책임연구원 양정승)에 ‘청담뷰티공단 리포트’에 등장한 미용실 스태프들의 사례를 연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오는 3월 개관 예정인 전태일기념관의 자료집을 제작하는 출판기획사 ㈜크리에이티브 다다는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전태일의 삶이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잘 담아낸 기사인 만큼 내용 일부를 각색해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자료집에 수록하고 싶다”며 기사 인용 허락을 요청해왔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본 보도는 모든 취재원의 동의를 구해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고, 취재에 앞서 취재원에게 보도목적을 명확히 설명하는 등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다.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지난 5년간 ‘열정페이’ 이슈와 맞물려 소비됐던 미용실 스태프들의 노동 실태를 단순히 20대 청년들의 문제로만 국한시키지 않고, 현행 교육과정의 미비한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과 노동자들에게 무용한 정부의 근로감독제도에 대한 문제 지적으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기존 보도와 차별화를 이뤘다.
또한 스태프들의 처우 문제를 둘러싼 미용실 사업주-피고용인의 갈등을 부각시키기보다 과거의 ‘스태프’가 현재의 ‘사장님’이 돼 청년을 착취하는 미용업계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줬다. 이는 처우 개선을 위해 노조 설립을 시도했던 미용노동자들의 노력이 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고, 이같은 업계의 특성을 고려한 정부 당국의 제도개선과 개입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자료 수집의 어려움으로 제대로 된 연구가 없었던 미용업계의 노동실태에 대해 급여명세서 등의 실증적인 데이터와 양질의 현장 인터뷰 내용을 제공함으로써 실제 스태프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외부의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 모두 없었다. (2019년 1월7일 기준)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