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 ⑤ 기타: 보도특집 특별 기획
- 보도 제작 경위:
화재, 지진 등 여러 재난·재해가 잇따르면서 ‘안전’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사고, 특히 미리 예방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대형 화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은 여전히 부실하다. 실제로 한국에서 자살, 교통사고 사망자는 계속 줄고 있지만, ‘후진국형 참사’로 분류되는 ‘화재’ 사망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고도의 경제 성장, 그 이면에는 평범한 시민의 삶과 일상을 위협하는 대형 화재, 큰 참사의 가능성이 늘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KBS 특별기획, '또 그날이 온다면'은 69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 화재 참사 1주기를 맞아 끊이지 않는 후진국형 화재, 한국형 참사의 원인과 실태를 진단하고, 또 다른 참사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기획·제작되었다. 충북 제천 참사뿐만 아니라 경남 밀양 세종병원, 서울 종로 고시원 등 여러 사례를 집중적으로 탐사 취재해 대형 사고의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안전 의식 강화, 사회 시스템 변화를 촉구했다.
큰 사고가 나면 일회성·단발성으로 보도하고 마는 뉴스, 금방 잊히는 보도의 한계에서 벗어나 참사의 아픔과 원인, 후유증과 교훈을 깊이 되새기면서 근본적인 예방을 강조한 프로그램으로 언론의 공공성, 공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이 보도특집은 먼저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진 여러 대형 화재 건물이 설계·시공 단계부터 안전에 취약했다는 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평소 사고 대비 소방 관리가 허술했던 점, 긴급 대피 등 화재 대응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점 등 참사의 원인을 차례로 짚었다. 경남 밀양 병원, 서울 종로 고시원 등 잇단 대형 화재 역시 결국 제천과 ‘닮은 꼴 참사’였다는 것을 입증했다.
참사의 구조적·제도적인 원인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분석했다. 도시와 농촌 등 지역별 소방 격차, 대형 화재 이후 안전 기준을 강화해도 이미 지어진 건물에는 적용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 참사 이후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유가족과 소방관 사례 등 참사가 낳은 폐해와 후유증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 개선과 지원을 촉구했다.
제작진은 국민 안전 의식을 살펴보는 전국 단위 여론조사도 실시했다. 최근 1년 간 안전 교육을 받은 응답자는 36.2%, 재난·재해 대피 계획이 있는 사람은 47.3%에 그치는 등 잇단 참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전 대책은 상당히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안으로 대형 화재 등 재난에 대처하는 영국의 시스템 등 해외 사례도 꼼꼼하게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대형 화재 참사와 닮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런던 그렌펠(Grenfell) 화재 사례와 관련해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한 철저한 조사, 실효성 있는 법규, 피해자 상담·치료 등의 영국의 안전 시스템을 심층 취재해 소개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와 대안을 제시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이 특집은 제작 단계부터 소방 당국과 소방 안전 전문가, 자치단체, 유가족 등 지역 사회 전반에 여러 주목과 큰 관심을 받았다. 69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제천 화재 참사 1주기를 계기로 기획·제작되었지만, 경남 밀양 병원, 서울 종로 고시원 등 큰 인명 피해를 낳은 대형 화재 사례를 두루 망라해 심층 분석한 탐사 보도로 호평을 받았다.
연합뉴스, 매일경제, 충청일보 등 10개 언론사가 KBS 특별기획 보도의 내용과 취지, 국민 안전 여론조사 결과 등을 상세하게 인용 보도했다 (주요 매체 반향 기사 목록, 별도 첨부).
4. 사회에 끼친 영향
충북 제천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소방 지휘부 책임 소재 규명 등 유가족의 반발, 후유증이 여전한 가운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KBS 특별기획 취재진에게 ‘참사 사후 진상 평가단’ 구성을 논의하겠다는 대책을 밝혔다. 국회 행안위 3당 간사단의 합의와 관련 논의를 거쳐 평가단을 꾸려 참사 합동 조사단의 인적 구성, 참사 직후 현장 조사 과정 전반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제점이 드러나면 자치단체와 지휘부 등의 책임을 묻고, 유가족 지원 등 대응책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KBS 청주 취재진이 제작한 특별기획, '또 그날이 온다면'은 화재 당시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기자들의 방대한 참사 현장 취재물과 추가 취재, 수백 쪽에 이르는 사고 조사 자료와 보고서, 녹취 등 데이터 분석, 참사의 근본 원인과 실질적인 예방책에 대한 전문가의 대안까지 더한 탐사 보도로 완성되었다.
사상자와 유가족 등 피해자, 소방 관계자 등에 대한 신원 노출, 화면 처리 등에 대단히 신중해야 할 방송이었기 때문에 언론 윤리 강령 기준을 철저히 지켜 방송 이후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취재·제작했다.
6. 기타 고려사항
- KBS 자체 기획 제작 (협찬 등 외부 지원 없음). 그 외 특이사항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