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단독기획입니다.
- “육개월, 여섯번, 백명” 2018년 6월15일 500여명의 예멘인이 비자 없이 들어와 난민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겨레21>이 취재에 나선 뒤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여섯 번 제주도를 찾아 1백명이 넘는 예멘인을 만났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제주도를 찾아 취재하고 기사를 쓴 것입니다.
- <한겨레21>이 취재를 하는 동안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추방하라”는 게시글이 올라왔고, 20만 명이 넘게 동의했습니다. 그러자 각 언론들은 난민에 대해 적대적인 청원글로만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 이러한 보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겨레21>은 이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한국에 오게 됐는지를 심층적으로 인터뷰하고 확인해 기사를 작성했고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사실상 예멘 난민을 제대로 취재한 첫 기사였던 <한겨레21>의 “한국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에는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사이트와 <한겨레> 홈페이지에서 2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 댓글의 대부분은 이들이 가짜 난민이며 추방해야 한다는 날 선 반응이었습니다. 난민 반대 여론은 인터넷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소수자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한겨레21>이 이들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서 겪는 일들을 끝까지 추적보도하기로 결심한 이유입니다.
-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난민들이 화제로 떠올랐던 2018년, 대부분의 언론은 예멘인을 비롯한 난민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도 언론은 화제의 당사자인 난민을 만나는 것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영어나 아랍어로 주로 소통해야 하는 취재는 평소보다 네다섯 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한겨레21>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2019년 1월4일까지, 원고지 분량으로 800매 안팎에 이르는 기사를 썼습니다. 책 한권에 이르는 분량입니다. 30꼭지가 넘는 기사 쪽수로는 90쪽이 넘습니다.
- <한겨레21>의 난민 기획은 우선 사회의 막연한 난민혐오, 반난민정서에 대한 진단과 살기 위해 고국을 떠나 제주에 온 난민들이 결국 우리와 같은 인간이란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난민의 개인사와 그들 나라에 대한 역사와 정치, 문화, 종교에 대한 무지가 곁들여진 혐오 정서에 맞춰 #난민과 함께 기획 아래 ‘나는 난민이다’라는 고정 꼭지를 두어 예멘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난민의 이름 하나 하나를 호명했습니다. 수단, 카슈미르, 발로치스탄, 로힝야, 이집트, 에티오피아, 콩고 등에서 온 난민이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정치적, 사회적 이유와 난민으로서 이들의 한국살이 등을 다뤘습니다. 기획보도들은 난민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양쪽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 <한겨레21>의 #난민과 함께 보도에는 익명 보도가 많습니다. 이는 현행 난민법 17조의 ‘인적사항 등의 공개 금지’에 따른 것입니다. 난민 스스로가 인적사항과 얼굴 노출을 원하는 경우에도 난민 심사가 진행 중인 점, 반난민 정서가 팽배한 한국에서 추후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등을 우려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 지역 언론인 제주신보가 예멘인들 입국 당시 ‘3년 넘게 내전이 한창인 중동 예멘인 78명 제주공항에 왜?’라는 제하의 기사로 선행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한겨레21> 보도는 선행보도를 통해 제주도로 예멘인들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을 확인했고, 나머지 모든 취재는 자체적으로 진행했습니다.
- <한겨레21>이 예멘인의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보도한 뒤부터 경향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의 주요 일간 매체들과 공중파 언론사가 취재 및 보도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들 보도의 방향은 대체로 <한겨레21>과 비슷한 방향이었습니다.
- <한겨레21>이 단독으로 인터뷰했던 예멘 킥복싱 국가대표 출신으로 한국을 찾은 아흐마드 아스카르 이야기는 제주방송<JIBS> 등의 방송매체가 인터뷰해 보도하는 등 타 매체의 반향을 이끌어냈습니다. 이 밖에 <한겨레21>의 난민 보도는 타 매체가 이른바 ‘따옴표 보도’로 생산하는 가짜뉴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 “한국 도착부터 난민 심사 결과발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취재해 난민들의 그림자 같은 삶을 연중기획으로 보여줬다. 난민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에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가 <한겨레21>에 국제엠네스티 인권상 수상을 결정하면서 밝힌 이유입니다.
- ‘#난민과 함께’, 그리고 그 하부 기획이었던 ‘나는 난민이다’는 근래 보기 드문 장기 기획연재였습니다. 난민과 관련된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려고 노력한 결과 관련 시민사회, 인권단체들로부터도 많은 지지와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 난민인권센터의 상근 변호사인 김연주 변호사는 법무부가 <한겨레21>의 기사를 읽고 나서 예멘 킥복서 아흐마드 아스카르가 한국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해 안내해 준 것에 대해 “법무부가 <한겨레21>이 쓴 예멘 킥복서 국가대표 아흐마드 기사에 피드백을 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기사가 아니었더라면 국내 어려운 여건을 이유로 운동선수로 활동하지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현장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은 인권침해 사례를 많이 보면서 둔감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한겨레21>가 주의를 환기를 시켜줬다”고 평가했습니다.
- 아흐마드 아스카르는 <한겨레21> 보도가 나간 이후에 난민면접을 보러 갔는데 난민 면접관들이 <한겨레21>의 기사를 갖고 면접에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도 <한겨레21>과 인터뷰를 했던 난민들은 난민심사와 면접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한겨레21> 기사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난민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한국에서 <한겨레21> 기사를 보여주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쉽게 전달하고 이해받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예멘 내전 현장에서 한국산 무기가 사용되고 있다는 내용의 ‘예멘 전쟁터의 메이드 인 코리아’ 기사는 한국은 예멘내전과 무관하기 때문에 난민을 도울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줘 큰 관심을 이끌어 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한겨레21>의 난민 보도를 모두 챙겨본다고 피드백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난민과 함께 의 난민과 함께 보도가 어느덧 반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취재에 나섰지만 <한겨레21>은 예멘 난민들이 처음 제주도에 들어와서 일자리를 구할 때부터 2018년 말 2명만 난민으로 인정하는 난민 심사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과정을 입체적으로 취재한 단 하나의 매체였습니다. 2018년 한해 한국사회를 흔든 큰 이슈 중 하나였던 난민에 대해 다각적, 심층적, 지속적으로 보도한 언론은 <한겨레21>이 유일했다고 자부합니다.
-상기 보도는 기자협회의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실천요강 2조인 취재 및 보도 실천요강 중 11항(회원은 지역·계층·종교·성·집단 간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 상호간의 갈등을 유발하거나, 차별을 조장하지 않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한다)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아울러, 기자협회 정관 중 하나인 인권보도준칙 제5장 ‘이주민과 외국인 인권 조항’을 준수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해당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