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⑤ 기타( )
경향신문은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에게 수년간 폭행당하고 해외로 도피한 피해자의 변호인에게 제보를 받았습니다. 기자는 전달받은 e메일에 첨부돼 있던 녹음파일 편집본 4개 내용을 들어본 뒤 취재할 만한 사건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곧바로 변호인을 만나 폭행 당시 상황이 담겨 있는 녹음파일 원본 21개와 폭행 동영상 1개를 입수했습니다. 피해자가 폭행당한 당시 사진과 상해진단서도 입수했습니다.
송 대표는 국내에 ‘잊혀질 권리’를 처음 소개했으며 ‘디지털 소멸’ 관련 특허를 보유한 인물입니다. 언론에 수차례 출연하고 강원도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며 성균관대 겸임교수와 시민단체 간부를 맡는 등 디지털 분야 권위자였습니다. 실명 보도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직장 갑질’ 문제를 지적하는 공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동영상과 녹음의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 송 대표가 폭행과 협박을 상습적으로 저지른 것이 구체적 진실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미 고소가 접수됐지만 검찰의 보강수사 지휘에도 경찰이 고소인 조사만 1회 진행하는 등 수사가 느리게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신속한 보도가 필요했습니다.
경향신문은 폭행 동영상과 녹음파일이 별도의 기사로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주요 부분을 영상으로 만든 뒤 지면 기사와는 따로 온라인 보도했습니다. 동영상과 녹음파일에 담긴 내용에만 의존하지 않고 확보된 증거자료를 토대로 직원, 거래처, 관계자 등 송 대표의 주변 인물과 접촉하고 그의 과거 범죄 전력 등을 추가 취재해 후속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경찰에게 전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원도서관 취재를 통해 송 대표가 폭행과 상해 등 동종전과가 10회 이상인 ‘상습범’임을 전했습니다. 송 대표 사무실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감사로 오른 인물이 송 대표의 외삼촌이며 강원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치인임도 밝혔습니다. 끈질긴 설득 끝에 폭행 당시를 목격한 내부자를 인터뷰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보도할 때 쇠파이프, 각목 등은 ‘둔기’, 칼, 도끼, 곡괭이 등은 ‘흉기’로 표기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제보자와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바이라인을 적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것이며, 취재원들은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 외에는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송 대표는 이미 ‘잊혀질 권리’와 관련해 언론에 자주 출연했으며 성균관대 겸임교수를 맡는 등 공인의 위상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 실명 처리했습니다. 그 외 취재와 보도과정에 문제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의 ‘직장 갑질’에 대해 타 매체의 선행보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경향신문이 2018년 12월28일자 1·3면에 처음 이 사건을 보도하고 당일 온라인에 폭행 영상과 녹음파일을 공개하자 종합일간지, 경제지, 통신사, 지상파 방송, 종합편성채널, 온라인매체까지 대부분의 언론이 경향신문 기사를 인용해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이후 29일자 1·4면 보도 등 경향신문은 매일 송 대표 관련 후속 단독보도를 해왔습니다. 후속 보도할 때마다 대부분의 매체가 경향신문 기사를 따라 추종 보도했습니다. 주요 추종 보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KBS)“일하지 말고 맞자”…‘잊힐 권리’ 송명빈, 3년간 직원 폭행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104962
(MBC)폭행도 '잊혀질' 줄 알았나…3년간 직원 폭행
http://imnews.imbc.com/replay/2018/nwdesk/article/5090837_22663.html?menuid=nwdesk
(SBS)"일하지 말고 XX 맞자" 송명빈 대표, 직원에 '갑질 폭행'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076198&plink=THUMB&cooper=SBSNEWSPROGRAM
(조선일보)前정부선 우수멘토, 문재인 대선캠프도 참여… IT기업인, 직원 폭행혐의 구설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9/2018122900189.html
(중앙일보)"가족 청부살인"···'잊혀질 권리' 송명빈, 직원 폭행 논란
https://news.joins.com/article/23245591
4. 사회에 끼친 영향
경찰은 송명빈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습니다. 보도 전까지는 1차례도 하지 않았던 참고인 조사도 시작했습니다. 고용노동부도 송 대표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는지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을 1월 중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모두 준수했습니다. 이 연속보도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한국 사회의 ‘직장 갑질’을 폭로했습니다. 첫 단독보도 이후 매일 꾸준히 후속 단독보도를 이어가며 송 대표의 폭행·협박 사실을 심도 있게 파헤쳤다고 자평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 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