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② 단독기획(O)
대구국제공항은 공군과 활주로를 공유하면서도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독특한 특징을 지녔다. F-15K를 운용하는 제11전투비행단을 비롯해 공군 군수사령부와 공중전투사령부 등 공군의 핵심 부대들이 대구공항에 밀집해있다. 그러면서도 가장 가까운 공동주택은 직선거리로 450m 앞에 있다. 인근 지역거점국립대학인 경북대와도 2.5km 정도로 가깝다. 소음 문제로 인한 운항 제한과 공군과의 공유 문제에 따른 활주로 슬롯(시간당 이착륙 가능한 항공기 수) 부족은 필연적이다.
그런데도 대구공항은 최근 5년간 전국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 부족한 수요 탓에 ‘절간’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2013년 108만 명에 그쳤던 이용객 수도 지난해 개항 이래 57년 만에 처음으로 400만 명을 돌파했다. 3개뿐이었던 국제선 정기노선도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활발한 취항으로 21개까지 증가했다. 전체 운항 편수는 149%, 탑승객 수도 250%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까지 3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재무제표도 2016년 흑자로 돌아섰다. 2017년에는 72억여 원의 흑자를 올렸고, 올해는 1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이 확실시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취항 릴레이라는 호재도 있었지만, 시민들이 대구공항에 쏟는 각별한 애정이 없었다면 이같은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지역사회의 시각이다. 대구시민들은 소음 문제로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공항 자체에 대해서만큼은 각별한 애착을 표해왔다. 1961년 처음 민간 공항이 개항한 이래, 반세기 가까이 언제나 시민들의 곁에서 든든한 하늘길로 자리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매일신문은 지역일간지로서 이처럼 지역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 대구국제공항에 관해 일찌감치 관심을 두고 취재를 이어왔다. 지난해 초부터 진행된 갖가지 기획 보도를 통해 가파른 성장의 원인과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고, 급히 몸집을 불린 탓에 생기는 여러 부작용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아울러 공군(제11전투비행단)과 활주로 및 시설을 공유하며, 도심에 있는 공항의 특성상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한 영향 및 해결방안에 관해서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법무부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공항 국제선 출입국 심사 인력 부족 문제로 보도를 시작했다. 당시 대구공항에는 파견인력을 포함해 고작 10명의 인원으로 연 150만 명 이상의 출입국 인원을 심사하고 있었다. 직원 1명당 월평균 심사시간만 250시간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승객 불편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아 안전 문제로 번질 위험도 컸다.
이용객 급증으로 콩나물시루가 된 주차장 문제도 다뤘다. 대구시와 한국공항공사는 거듭된 불법주차 및 주차공간 부족 민원을 견디다 못해 1km 이상 떨어진 강변 광장을 주차장으로 안내하는 촌극까지 벌였다.
공항 소음으로 인해 배상금을 받고 있는 인근 주민들 틈에서 일부 변호사들이 많은 수임료를 챙기고 있다는 문제도 지적했다. 대구공항은 공군과 활주로 등을 공유하는 특성 상 전투기 이륙으로 인한 소음이 크고, 최근 급격한 활성화로 민항기 소음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많은 실정이었다.
그러나 소음피해의 청구시효는 3년까지여서 3년마다 새로 소송을 제기해야 했고, 이미 관련 판례가 모두 나온 상황이라 서류만 제출하면 법원이 화해권고를 내리는 이른바 ‘쉬운 소송’으로 전락해 있었다. 매일신문은 해당 단독 보도를 통해 일부 변호사들이 쉬운 소송으로 챙긴 수익만 최소 360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세상에 알렸다. 아울러 소송 없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군 소음법 제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대구공항을 둘러싼 잡음은 한둘이 아니었다. 지난 5월에는 공항과 직선거리로 2km쯤 떨어진 재개발 부지에 대해 공군이 동구청에 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해 문제가 됐다. 바뀐 고도제한 규정을 어겼다는 논리였지만, 법원이 이를 각하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항공기 야간운행통제시간(커퓨 타임)을 놓고 벌어진 공군 측과 대구시, 동구청의 갈등도 단독으로 보도했다. 대구시는 공항 활성화를 명분으로 현재의 줄어든 커퓨 타임을 유지하려 했지만, 주민 민원에 시달리는 공군 측은 주민들의 명시적 동의를 요구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협상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된 끝에 대구시는 주민 동의를 받아 커퓨 타임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는 대구공항이 올해 거둘 열매와 감내해야 할 문제점에 대해 다뤘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열띤 대구공항 취항 경쟁과 적응기를 상세히 취재해 소개했고, 지역거점 공항으로 거듭나며 텅 비었던 터미널이 갖가지 편의시설로 채워지는 모습도 구체적으로 알렸다.
급속 성장으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대구공항의 모습도 소개했다. 셔틀버스 부재나 내부공간 협소, 슬롯 부족 문제 등 낡은 시설이 빠른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생긴 문제점들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의 ‘전국 4개 지방공항 시설활용법 로드맵 용역 결과를 상세히 취재해 단독 보도했다. 애초 한국공항공사 측은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이유로 알리길 꺼렸으나, 오랫동안 여러모로 취재한 끝에 내용을 상당 부분 파악해 단독 보도할 수 있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대부분의 보도는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국토교통부, 대구광역시, 대구시 동구청, 공군 제11전투비행단,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항공사 등에 관계기관에 대한 지속적 소통과 오랜 직접취재 끝에 이뤄졌습니다.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제보가 들어온 것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평시 다른 기사나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꾸준히 관련 사안에 관심을 두고 자료 및 인터뷰를 모아왔기에 가능했던 연속 기획 보도였다고 자평합니다.
취재 과정에서는 어려운 항공 관련 용어와 대구공항의 태생적 한계점, 그리고 정보 접근의 제한이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기술적 측면에서 일반인에 가까운 기자들에게 항공 용어는 벽에 가까웠고, 그마저도 쉽게 구할 수 없어 정보공개청구를 하거나 정보의 파편이라도 얻고자 꾸준히 관계기관에 공을 들였습니다. 해결방안을 찾는 데는 대구공항의 좁은 터미널이 문제가 됐습니다. 여러 전문가를 찾았지만, 물리적으로 확장이 어렵다는 부분만큼은 해결방안이 요원했습니다.
다소 상투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결국 해답은 사람에 있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공항 소음이나 고도제한 관련 소송을 취재할 때는 지역 법조인들과 수차례 만나 논의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의 시설활용 로드맵 용역 결과는 한 달 넘는 취재 끝에 여러 관계기관의 취재원들이 조금씩 모아준 정보를 종합했습니다.
일부 기사에 관해서는 현장취재를 병행했고, 이 과정에서 관계기관과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었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은 상당수가 관련 기관의 관계자이며, 현장취재를 통해 인터뷰한 경우 되도록 실명을 밝히고자 노력했습니다.
‘年 155만명 대구 출입국자 심사 인력 고작 10명’, ‘K2 소음 피해 언제까지 소송만…’, ‘3년마다 소송 반복…변호사 가져간 돈 300억대’, ‘대구공항 ‘커퓨 타임’ 조정 신경전’, ‘400만 명 버거운 대구공항 내년 ‘환골탈태’’ 등 다수는 본지 단독 보도였습니다. 단순히 이용객 수가 증가했다는 내용 등 보도자료가 나왔던 내용은 모두 제외하고 직접 기획취재해 나온 기사만 첨부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기획보도의 특성 상 타 매체의 직접적인 후속 보도는 많지 않았으나, 대부분 통합신공항 이전사업 이슈에 집중하던 상황에서 매일신문이 현 대구공항에 대한 분석과 문제점을 발굴해나가면서 이를 다른 기사 취재에 활용하거나 관련 기획보도 소스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연합뉴스 2018.08.19. ‘대구공항 야간 운항통제 현행 5시간 유지’
(https://www.yna.co.kr/view/AKR20180819011000053?section=search)
영남일보 2018.10.30. ‘잦은 송사에 지친 K2 주변지역 주민들’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81030.010030718020001)
TBC 2018.12.17. ‘4백만 시대 연 대구공항, 편의시설 확충 시급’
http://www.tbc.co.kr/tbc_news/n14_newsview.html?p_no=20181227150929AE09959
4. 사회에 끼친 영향
수 차례의 기획보도로 현황을 분석,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방안을 내놓은 끝에 몇 가지 측면에서 해결의 길이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해 여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구공항을 찾아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을 만나고, 현장 직원들의 고충을 들은 끝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후 올해부터 현장 심사인력 5명이 확충돼 업무 고충 및 안전상 우려가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입니다.
부족한 주차장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 뾰족한 해법이 없지만,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요금을 올려 주차수요를 억제하고, 새로운 주차빌딩 신축을 검토하는 상황입니다.
변호사들의 배만 불리는 공항 소음 소송 문제에 관해서는 ‘군 소음법’ 입법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커퓨 타임의 경우 대구시와 동구청이 주민들의 동의를 받는 데 주력한 끝에 간신히 현상 유지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국토부와 공항공사는 현재 지방공항 시설활용 로드맵 용역을 마치고 이를 토대로 내년부터 69억 원의 예산을 들여 대구공항 리모델링에 나설 방침입니다. 우선 단기적인 부분을 해결하면서, 활주로 문제나 터미널 확장 문제 등은 장기적으로 지켜보며 검토해나가겠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
다양한 후속 조치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취재진은 지역언론으로서 1년에 걸친 여러 기획 보도를 통해 지역민들이 소중히 여기는 대구공항을 A부터 Z까지 되짚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신문기사는 시대의 기록으로서 역할도 중요하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구시는 주민들의 소음 피해와 공간 협소 등 문제를 들어 공항을 인근 지역으로 통합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구공항이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속 기획 보도가 57년 동안 시민들이 품고 살았던 대구공항의 역사와 실태,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정리하고 점검하는 이정표로서 기능할 수 있길 바랍니다. 매일신문은 시민들이 대구공항에 갖는 관심과 사랑에 걸맞게 앞으로도 대구공항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해결방안을 지속해서 보도해나갈 계획입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하였음.
6. 기타 고려사항
외부지원 또는 반론신청, 언론중재위 피신청 등의 사실이 없음.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