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세계일보>는 그간 아동·청소년 성범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취재해왔습니다. 이번 보도는 지난해 8월 교원들의 학생 성비위 문제를 취재를 하며 접한 십대여성인권센터 활동가들의 우려의 목소리에서 시작됐습니다. 활동가들은 “채팅앱을 이용한 아동·청소년 성범죄가 더욱 잔인하고 대범해지고 있는데 정부가 수년 동안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채팅앱이 성매매와 각종 범죄의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관련 기사가 수천건 이상 보도된 바 있습니다. 여성가족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각각 실시한 조사만 보더라도 아동·청소년 성매매 범죄 60∼70%에 채팅앱이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채팅앱 규제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 단골 손님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조치도 없다’는 주장에 취재팀은 일단 정부의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유관 부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본인인증 의무화 등 규제를 하게 되면 IT산업 위축이 우려되며 통신비밀보호법으로 인해 채팅앱에서 실제 성매매가 성사되는 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부처 관계자는 “대부분 채팅앱이 건전하게 운영되며 장난으로 그런 채팅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습니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성매매 실태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취재팀은 정부의 말대로 채팅앱들이 정말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그것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만연하게 아동·청소년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취재기자와 영상팀 기자가 한 달 넘게 서울 각지에서 청소년 성매매 시도 남성들을 현장에서 만났고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무수한 실패와 끈질긴 설득 끝에 경찰에 한 차례 적발되고도 채팅앱을 끊지 못한 남성 등의 사례를 발굴하고, 스마트폰과 SNS가 익숙한 20‧30대 남성들이 별다른 죄의식이 없이 ‘본인인증’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아이들의 성(性)을 사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밖에도 취재 과정에서 채팅앱을 발판 삼아 점점 어려지고 잔인해지는 아동‧청소년 성매매 강요‧알선 범죄 양상과 대상아동‧청소년 제도의 허점을 확인하고, 아동‧청소년 성착취 문제에 대한 국민들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취재원과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습니다. 모든 기사는 현장·직접 취재를 원칙으로 했습니다. 보도에 등장하는 성범죄 피해 청소년 사례의 경우 피해자 측 주장과 수사기관의 수사기록, 법원 판결문을 교차검증한 뒤 보도했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동·청소년 성매매 문제는 정부의 실태조사 발표, 국정감사,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다수의 매체에서 기획성으로 다룬 바 있습니다. 채팅앱을 이용한 성매매 남성 인터뷰도 이미 여러 차례 시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보도들이 1∼2건의 사례를 바탕으로 주로 ‘개인의 일탈’에 초점을 맞췄다면, <세계일보>는 인터뷰 표본을 늘리고 두 달 동안 채팅앱 문제 전반과 정부 부처들을 취재하며 ‘구조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는 점에서 기존 보도와 차별점이 있습니다.
또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 20년 동안의 우리나라 청소년 성매매 흐름을 분석하고, 채팅앱 운영자의 목소리와 이 문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 등을 확인해 하나의 시리즈로 묶은 보도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일보> 보도 이후 채팅앱 규제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전향적이고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일보> 보도 이후 18개 정부 부처 협의체인 ‘성매매방지대책추진점검단’ 내에 채팅앱을 전담해 관련 규제와 정책을 정리하는 ‘채팅앱 실무대응팀’이 꾸려졌고, 1월8일 1차 회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관련 규제를 전제로 채팅앱에서 벌어지는 성매매 실태를 보다 광범위하고 집중적으로 파악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보도가 나간 뒤 채팅앱 유해매체물 심의를 목적으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했고, 12월24일 공포했습니다. 2017년 4월 국무조정실 주재로 열린 유관 부처 실무회의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요구한 안을 20개월 만에 받아들인 것입니다. 여가부는 또 채팅앱 내 경고문구 의무화를 위한 시행령 개정 추진과 ‘2019 성매매 실태 조사’에서 채팅앱 성매매 실태를 집중조사할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성매매 알선·강요 등 피해 청소년에 대한 국선변호인 지원 범위가 법무부 규칙과 청소년성보호법이 상이한 점과 관련해 “법무부 규칙을 개정할 것이며 대검찰청에 피해자 지원이 누락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수의 여성·청소년단체는 <세계일보>가 처음으로 수행한 ‘한국 사회의 청소년 성착취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정부에 채팅앱 운영자에 대한 처벌 조항과 채팅앱 본인인증 의무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 등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에서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장애인인 아동·청소년에 대한 간음 등에 준해 처벌하는 등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12월27일)를 통과했습니다. 이와 관련 여가부 관계자는 “해당 법률안이 국회 계류 중이었는데 세계일보 보도 덕분에 통과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를 두고 회사 내부에서는 “오랜만에 보는 현장감이 생생히 살아있는 기사”, “채팅앱 청소년 성매매 실태와 정부 부처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잘 지적했다” 등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취재팀은 청소년 성매매 시도자 인터뷰와 관련해 가장 먼저 법률전문가와 수사기관의 자문을 구하는 등 취재윤리를 지키는 것을 우선시했습니다. 인터뷰는 십대여성인권센터가 아동·청소년 성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지목한 5개의 채팅앱에서 성매매와 유사성행위를 적극 제안하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했고, 채팅 과정에서 미성년자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여성 청소년의 대화 패턴, 청소년임을 암시하는 닉네임과 소개 등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또 ‘주제 특성상 선정성만 부각될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나옴에 따라 기사에 등장하는 성범죄 피해 사례와 르포타주 기사의 경우 자칫 자극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관계 위주로 건조하게 기술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이번 보도는 세계일보와 십대여성인권센터, 공공의창이 공동으로 기획했습니다. 이밖에 외부 지원이나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