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중 선택 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적발된 선거사범 중 재판에 넘겨진 출마자는 모두 1천809명. 이들과 관련된 기사 말미에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백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보전받았던 선거비용 전액을 반환해야 합니다."라는 구절이 어김없이 덧붙습니다. 궁금했습니다. 그동안 당선무효가 확정된 선거사범들은 선거비용을 잘 반환하고 있을까?
선거비용 관련 보도를 찾아봤습니다.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은 특정인 몇몇에 관한 기사는 있었지만, 미반환자들의 명단 전체를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선관위에 확인해보니, 지난 2004년 선거비용 보전제도가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 미반환 보전비용은 220억원, 1백여명의 정치인들이 아직 반환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왜 안 내고 있을까. 당국은 반환을 안 받는걸까, 못 받는걸까. 제도 자체에 허점이 있는 건 아닐까? 궁금했습니다. 이 물음에 답을 구하기 위해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미반환자들의 명단을 확보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선관위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미반환자들의 명단과 미반환 금액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선거와 관련된 다른 공개 가능한 자료를 수집해 교차분석을 해야 했습니다. 지난 14년 간 치러진 7번의 선거에서 당선무효가 된 출마자 중 아직까지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사람을 모두 추렸습니다. 모두 108명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이 중에서 당선이 돼 공직에 있었던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방의원 전원과 특별히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감의 경우에는 낙선자를 포함, 63명의 명단을 미반환금액과 함께 홈페이지를 통해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돈이 없어서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걸까? 기본적인 재산 현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선자나 공직자 출신들의 경우 '공직자재산신고' 내역을 확보한 뒤, 일일이 부동산등본을 떼 봤습니다. 현재 소유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랬더니, 수상한 미반환자들이 여럿 발견됐습니다. 수십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돈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전 국회의원, 수억원의 토지수용보상금을 받고도 선거비용을 갚지 않고 있는 교육감 출마자, 그리고 아내와 자녀 명의로 재산을 돌려놔 정작 본인은 무일푼인 미반환자들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음은 미반환자들을 만나 해명을 들을 차례. 간신히 전화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했지만, 무응답. 집을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안 내거나 못 내는 이유도 가지가지였습니다. 이들의 해명을 듣고 관할 선관위와 세무서를 방문 취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선관위는 선거비용 환수와 관련된 매뉴얼조차 없이 환수 업무를 하고 있었고, 누가 얼마를 반환하지 않고 있는지 기본적인 현황 관리조차 안 되고 있었습니다. 또, 징수 대상자의 재산 현황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하는 국세청은 고유의 국세 체납 업무와 달리 선거비용 징수대상자에 대해서는 부동산 외의 재산에 대해서는 챙겨보지 않는 등 사실상 손을 선거비용 징수 업무에 대해서는 손을 놓다시피 해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강제 징수를 당하고 안 당하는 게 ‘복불복’이었던 겁니다.
제도에도 허점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선거비용 환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법률 개정안까지 이미 발의가 돼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법률안들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문가들에 물었더니, “국회의원 본인들이 당사자가 될 수 있는데, 개정하겠느냐”고 꼬집었습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 위원들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냈습니다. 법률 개정 의지가 있는지 물었고, 상당수 위원들로부터 “개정에 동의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받아내 보도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 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특이사항 없음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의 전체 명단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선거비용 반환 업무를 담당하는 선관위의 부실한 현황 관리와 강제징수 업무를 위탁받은 국세청의 허술한 징수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것 또한 최초입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는 향후 미반환 선거비용 관리를 위한 별도의 매뉴얼을 만들고, 아예 국세청에 담당자를 파견하는 등의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선거비용 반환 대상자들 중 미반환자들의 경우에는 고액상습국세체납자들과 같이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과, 기소가 되거나 고발되면 아예 선거비용 지급을 확정판결 후로 미루는 안 등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국세청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선거비용 징수와 관련된 매뉴얼을 별도로 마련하고, 체납 국세에 준해 선거비용을 징수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재산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도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일부 미반환자들은 취재가 시작되자, 조만간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윤리강령을 준수하였습니다.
6.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이사항 없습니다.
취재후기
(340회)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 / MB…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
MBC 탐사기획팀 정동훈 기자
상습 고액체납자들의 집을 뒤지자 고가의 명품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 1년에 한두 번은 꼭 등장하는 뉴스입니다. 지난 14년간 당선무효형을 받은 선거출마자들이 미납한 선거 보전비용은 230억원. 시효 5년이 지나 영영 못 받게 된 돈도 57억원인데, 수십억원의 선거비용을 미납한 정치인의 집을 뒤지는 뉴스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누가’ ‘왜’ 반납을 하지 않고 있는지, 당국은 그들의 집은 뒤지지 않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우선 미납자 명단이 필요했습니다. 선관위는 내놓지 않았습니다. 개인 정보라는 이유였습니다. 품을 팔 수밖에 없었습니다. 범위도 당선자로 좁혔습니다. 선관위로부터 어렵게 받아낸 역대 선거 관련 자료를 짜 맞춰 미납자 리스트를 채웠습니다. 미납자들을 만나러 갈 차례. 빈손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공직자였던 그들이 신고한 재산 현황을 확보해 부동산 등본을 떼 봤습니다. 돈이 있는데도 반납을 안 하는 건지, 차명재산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미반납자의 비양심적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수억 수십억원짜리 부동산을 소유하고, 월급에 연금까지 받아가는가 하면 땅이 수용돼 수억원의 보상금까지 챙겨간 미반납자도 있었습니다. 선관위는 국세청에 징수 업무를 위탁했다며, 국세청은 고유 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미납자에게 선거비용은 “안 내도 그만인 돈”이었던 셈입니다.
일부 미반납자는 반환 의사를 밝혔고, 선관위와 국세청은 징수 시스템을 뜯어고치고 관련 제도도 보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 얼마나 잘 지킬지 두고 볼 일이고요. 취재팀은 세금을 내 선거비용을 마련해 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미납자 명단을 MBC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