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및 보도제작경위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1세기는 초국적 인권사회입니다. 전 세계는 비슷한 인권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인권은 국가 문제가 아니라 지역 문제이고 세계 문제입니다. 유럽인권재판소처럼 한 나라 최종심 판결을 뒤집는 지역 인권보장 체제가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유엔이 만든 각종 인권규약이 재판의 중요한 근거로 쓰이고 외국 판례를 판결에 인용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가령 동성혼 인정 여부는 대부분 나라에서 헌법재판소가 결정했습니다. 유럽과 미국은 이 단계를 지나 남편이 성별을 변경한 경우 혼인관계가 해소되는 것인지, 동성혼은 인정하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동성부부가 된 경우 민사상 권리가 존속되는지 논의했고 인정키로 결론을 냈습니다. 이렇게 빠르고 섬세하게 인권이 논의되는 이유는 인권의 보편성을 인정하고 판례를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흐름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대법원은 국제기준에는 관심도 없이 괴팍한 이론을 만들어 판결을 쓰고 정권과 흥정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 같은 오래된 사건들을 뒤늦게 선고하면서도 논쟁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민들 스스로도 우리의 인권 상황과 논의 수준이 뒤처진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정적이고 경험에 갇힌 공방만 되풀이할 뿐이다. 갈등은 완화될 기미가 없고 사회 통합은 요원합니다.
경향신문은 예멘 난민이나 이주 노동자 등 인권 문제가 글로벌화하는 점에 주목, 세계 주요 헌법재판소를 찾아 21세기 인권의 현주소를 물었습니다. 스티븐 브라이어 미 연방대법관, 다리아 데 프레티스 이탈리아 헌법재판관, 에드윈 캐머런 남아공 헌법재판관, 비에르라인 오스트리아 헌재소장, 주자네 베어 독일 연방헌재 재판관, 누스베르거 유럽인권재판소 부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단순히 헌법재판의 경향을 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구의 경험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또 우리의 방식을 찾아야하는 것은 아닌지 깊고 다양하게 고민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지 인터뷰에 앞서 국내외 전문가들을 취재해 주요 인권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었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에 반영할 내용을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이러한 과정과 내용을 기사에 담아 독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했습니다.
2.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모든 내용은 바이라인을 적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것이며, 취재원들은 모두 실명으로 처리했습니다. 그 외 취재와 보도과정에 문제가 없습니다.
3.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6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이 같은 연속 인터뷰에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이들은 자국 언론과도 거의 인터뷰를 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미국 연방대법관을 아시아언론이 인터뷰한 것은 200여년 역사에서 처음이라고 합니다. 섭외에만 1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런 인터뷰를 통해 세계의 인권 수준이 어디에 와 있는지 확인하고, 우리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4. 사회에 끼친 영향
세계적으로 유명한 법조인들이 이 시리즈를 소개하고 논문에도 인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애덤 립택(Adam Liptak) 뉴욕타임스 연방대법원 담당기자, 연방대법원 주요 사건 변론으로 유명한 하워드 배시먼(Howard Bashman) 변호사, 염규호 오리건대 석좌교수 등입니다. 이 밖에 미국의 소리 방송(VOA)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에서 취재 과정과 내용에 대해 문의하고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5.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을 모두 준수하였습니다. 이번 연속 인터뷰는 지난해 3월 제331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조선일보의 ‘세계적인 피겨 스타 메드베데바, 자기토바 연속 특종 인터뷰’에 뒤지지 않는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6. 기타 고려사항
한국언론진흥재단 취재지원을 받았습니다.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40회 전체 총평
2018년 마지막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67편이 출품됐다. 전체 편수도 많았지만 길게는 1~2년 넘게 장기간 취재ㆍ보도했거나 아직도 진행 중인 사안이 적지 않아 심사하기가 퍽 까다로웠다. 열띤 논쟁을 동반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1 부문에서는 SBS <청와대 특별감찰반 활동 관련 연속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청와대 특감반 비위 의혹으로 불거진 사안을 끈질기게 취재해 감찰 활동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제기해 주목을 받았다. 심사 과정에서 의혹의 핵심이라 할 ‘민간인 사찰’ 여부 등 실체적 진실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는 등 반론이 적잖이 나왔다. 하지만 특정인의 폭로나 관련 문건에만 의존하지 않고 폭넓게 취재해 ‘합리적 의심’에 기반한 문제 제기를 했다는 의견이 우세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 부문 수상작으론 두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청담뷰티공단 리포트>는 한류의 한 축으로 성장한 K뷰티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속속들이 조명한 수작이다. 일부 알려지긴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미용실 스태프의 열악한 현실을 ‘청담동’이란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잘 풀어냈으며, 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주목도를 높였다.
<웹하드의 황제, 양진호>는 말 그대로 웹하드업계 황제로 군림해 온 양진호씨의 갑질 폭행부터 비자금 조성, 디지털 성폭력 카르텔까지 끈질기게 추적 보도한 문제작이다. 엄청난 충격을 던진 양씨의 폭행 동영상 첫 보도는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보도로 알려졌지만, 당초 제보를 받은 프레시안 등 3사의 공동취재물로 밝혀져 이례적으로 3사의 공동 수상(기자협회 비회원사인 뉴스타파와 셜록은 특별상)을 결정했다. 폭행 동영상 공개 등이 다소 자극적이긴 했으나 직장 갑질 문제를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디지털 성범죄를 부추기는 웹하드계 구조적 문제는 더 깊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 수상작인 MBC <“아직도 안 내셨나요?” 선거비용 미반환자들>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거사범 재판 결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당선무효 형이 확정된 이후 법대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했는지 여부는 그동안 사회적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수상작은 2004년 선거비용 보전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반환 사례를 전수 조사해 공개하고 제도적인 허점까지 다뤘다. 공적 영역에서 언론의 감시망이 좀더 촘촘해져야 함을 일깨운 보도였다. 취재가 어려웠을 것으로 짐작하나 미반환자들을 좀더 끈질기게 취재해 인터뷰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다. 1회성 보도로 끝날 사안이 아닌 만큼 계속 추적 보도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선 두 편의 수상작을 냈다. TJB 대전방송의 <‘엉터리 낙뢰보호기’ 실체 의혹>은 이미 여러 언론사를 거쳤다는 제보 내용을 흘려 듣지 않고 현장 확인, 모의 실험, 전문가 자문 등 치밀한 취재를 통해 밝혀낸 수작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역방송사에서 일궈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대구MBC <천주교 대구대교구의 검은 비리 의혹>은 유력한 지역 언론까지 소유해 자칫 성역으로 치부할 수 있는 지역 천주교의 문제를 줄기차게 추적해 보도한 흔치 않은 작품이다. 발단이 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를 처음 보도한 곳은 다른 신문사였지만 단발성 추종 보도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취재를 이어간 ‘끈기’, 그리고 소송 등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집요하게 의혹을 파헤친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2018년 더 팍팍해진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있어야 할 자리에서 짙은 피, 땀, 눈물을 쏟은 기자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2019년은 조금은 더 빛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