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O ), ② 단독기획(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지난 9월 2일,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국민의힘 쪽에 범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사주한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보도 직후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의혹이 사실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보도를 뒷받침할 구체적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여야 정쟁이 벌어졌고, 타 언론사들은 실체를 확인하지 못한채 의혹을 분석하는 기사들을 생산했습니다. 권력 기관인 검찰이 특정 정당과 결탁해 국민의 선택을 뒤흔들려 한 '국기 문란', '헌정 유린' 사태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한겨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의혹에 편승하지 않고, 그 실체를 찾아 나섰습니다. 의혹의 몸통인 구체적 물증이 드러나야 사상 초유의 검찰 정치 개입 문제를 또렷하게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취재 결과 <뉴스버스> 보도에 나온 고발장 전문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의혹이 물증으로 증명된 첫 시발점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한겨레>는 고발 사주 의혹 고발장 전문을 지난 9월 6일 최초로 보도하게됐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① 기사에 등장하는 익명취재원의 상당성여하
②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여하
③ 직접취재(바이라인), 현장취재(데이트라인)여하
④ 기타 특이사항 여하
지난 9월 2일 <뉴스버스> 고발사주 의혹 첫 보도가 나왔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물증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겨레> 법조팀은 고발사주 의혹의 실체를 찾아 나섰고, 9월 5일 고발장 전문을 단독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4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총선에 출마한 검찰 출신 김웅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고발장이었습니다. 고발장은 지난해 4월3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김 후보가 미래통합당 쪽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것으로, 고발장 이미지마다 받은 메세지를 다른 사람에게 재전송할 때 자동으로 뜨는 텔레그램 표기(‘전달된 메시지 손준성 보냄’)가 달려있었습니다. 또 고발장 뿐만 아니라 고발 증거자료로 첨부된 페이스북 게시글 갈무리 87건과 검-언 유착 의혹 제보자 지씨 실명 판결문 3건 이미지도 확보했습니다.
<한겨레>는 고발장을 입수하자마자 분석에 나섰습니다. 관련 자료는 이미지 파일로 100여쪽에 달했습니다. 우선 지난해 4월 3일과 8일 전달한 고발장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뉴스버스>가 보도한 고발사주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도 따져봤습니다. 또 고발장에 나오는 표현들과 기재된 혐의, 고발 내용이 일반인이 썼다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문적인 점을 고려해, 해당 내용 일부를 10여명 법조계 전문가들에게 설명하고,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고발장에 담긴 사건들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실제 고발이 접수된 사실이 있는지, 수사기관에서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있는지 등을 따져봤습니다.
또 텔레그램에 등장하는 '손준성'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한겨레>는 입수한 고발장 전문을 분석한 결과, 최소 '손준성 보냄'이라고 적힌 텔레그램 이미지 파일이 조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현직 검사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보필하던 검찰총장과 그의 가족들이 피해자로 적힌 고발장을 특정 정당에 전달한 사실만으로도,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보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반론과 해명을 듣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고발사주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4월 당시 대검에서 근무한 대검차장 등에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반론과 해명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사안의 특수성으로 제보자의 신원을 밝힐 수 없었고, 제보자와의 특별한 이해관계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단독보도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1)9월6일치 1면 검찰 공소장 뺨치는 ‘고발장 20장’ “여권 총선 이기려…윤석열 헐뜯어”
2)9월6일치 2면 김웅, ‘손준성 보냄’ 자료 100여건 나르고 “확인 후 방폭파"
3)9월6일치 3면 부인·장모 의혹 단정적 부인…고발장, 사실상 윤석열 대변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선행보도 또는 타 보도에 관한 표절여부도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뉴스버스>의 선행보도가 있었습니다. 다만, <뉴스버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 실체인 고발장 전문과 구체적인 내용은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고발장 전문과 구체적 내용, 고발 증거자료로 첨부된 페이스북 게시글 갈무리 87건과 검-언 유착 의혹 제보자 지씨 실명 판결문 3건 이미지를 보도한 것은 <한겨레>가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한겨레> 보도가 나오기 전, <뉴스버스> 보도 이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쪽은 <뉴스버스>가 인터넷 매체라는 이유로 ‘지라시’ 취급했고 자칫 의혹이 묻힐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겨레>가 <뉴스버스> 보도 이후 고발장 전문을 단독 입수해 전격 보도했고, 의혹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이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 결탁해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과 고발장에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등이 피해자로 적시돼 있다는 점에서, 검찰이 고발장을 작성한 것이 맞다면 ‘총장 보위’를 위해 검찰권을 사유화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충분한 상황이었습니다. 자칫 묻힐 뻔한 ‘고발 사주’ 의혹을 수면 위로 다시 끄집어냈다고 자부합니다.
보도가 나가자 당일 오전부터 법조계 출입 기자를 중심으로 고발장 전문을 전달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연합뉴스>, <SBS>, <JTBC>, <문화일보>, <뉴스1>, <아시아투데이>, <아시아경제>, <이데일리>, <매일경제>, <MBC>, <KBS>, <채널A>, <법률신문>, <TV조선> 등에서 고발장 전달 요청이 왔고, 보도 당일 오후 고발장을 실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고발장을 받은 매체들은 당일 오후부터 <한겨레> 보도를 인용해 고발장 전문 내용을 담거나 분석한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정활동을 위해 <한겨레>에 고발장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후속적인 제도개선 등이 이루어진 사정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은 ‘검찰의 선거 개입’과 ‘검찰권 사유화 의혹’ 입니다. 고발장 전문 단독 보도를 통해 이같은 의혹을 구체화했고, 수사 기관의 발빠른 움직임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한겨레> 보도 직후 윤 전 총장 쪽과 김 의원, 손 검사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검찰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등 관련 수사 기관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수사에 나섰습니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곧바로 진상 조사에 나섰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고발장에 적힌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고소, 고발에 나섰습니다.
결국 서울중앙지검과 공수처는 각각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습니다. 대검 감찰부는 제보자 조성은씨로부터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과 미래통합당 당직자가 주고받았다는 고발장, 실명 판결문 등이 찍힌 스마트폰 텔레그램 이미지 100여건 등을 제출받아 디지털 포렌식에 나섰습니다. 이후 손 검사가 사용했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 컴퓨터를 확보해 포렌식을 진행했고,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 지아무개씨의 실명 판결문을 유출한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을 통한 열람기록을 분석했습니다.
대검 감찰부 진상조사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에서도 본격적인 수사가 이어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지난 9월 15일부터 수사에 나섰고, 압수수색 형식으로 대검 감찰부로부터 '고발사주 의혹'에 관한 진상조사 자료를 제출받았습니다. 이후 손 검사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 검사의 사무실과 컴퓨터를 압수수색하기도 했습니다. 수사팀은 수사를 통해 지난달 30일 손 검사가 사건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공수처에 사건을 이첩한 상태입니다.
공수처 역시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공수처는 지난 9월 10일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입건하고, 손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 사건 관련자 집과 사무실 등 5곳을 동시다발 압수수색했습니다. 또 손 검사와 함께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근무한 동료 검사의 사무실과 업무용 컴퓨터를 압수수색했습니다. 지난 10월6일에는 옛 미래통합당 법률지원단장인 정점식 의원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의 준수여부까지 포함시켜 자체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론 윤리강령 기준을 준수하였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여부, 보도당사자의 반론신청, 언론중재위원회에의 피신청사항이 있으면 이를 언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한겨레>는 취재 과정에서 고발장을 전달한 의혹의 당사자인 손준성 검사와 고발장을 전달받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4월 당시 대검찰청에서 근무하던 간부급 검사들에게 반론과 해명을 수차례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보도가 될 때까지 답변을 거부했고, 보도가 나가자 손 검사와 김 의원은 공식적으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이후 <한겨레>는 이들의 반론(해명)을 기사로 후속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손 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한겨레> 보도 등에 대해 형사 조치를 할 것이라 예고했지만, 현재까지 별도의 형사 조치는 없는 상태입니다. 또 언론중재위 정정보도 신청조차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한겨레> 보도의 진실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겨레>는 단독 입수한 고발장 전문 등 자료에 근거해 합리적 의심이 드는 의혹을 제기했고, 취재 과정에서 보도 뒤 제기될 수 있는 민형사 소송 및 준사법 절차 등을 대비해 증거자료를 확보해 둔 상황임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