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 ), ② 단독기획( O ),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누구나 매일 밥을 먹습니다. 밥은 한국인에게 특별한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밥 먹는 일의 중요함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시인 황지우는 노인이 혼자 밥 먹는 모습을 보며 “몸에 한세상 떠 넣어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을 말했습니다.
그토록 거룩한 일이라지만 현실의 밥은 계층마다 다릅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시대, 가난한 사람들은 여전히 밑반찬 한두 가지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아사’(餓死)는 거의 사라졌지만 식사와 영양 문제가 전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초취재를 위해 만난 인권단체 활동가는 “단순히 굶지 않는다고 인간으로서 존엄한 것이냐는 질문을 이제는 던질 때”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먹는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3개월간 취재 과정에서 빈자들의 음식이 담긴 ‘식탁 사진’ 129장을 모았습니다. 사진 속 음식을 영양학적으로 분석해 열악한 식생활이 건강 악화와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방세와 약값에 허덕이는 탓에 가장 먼저 식비부터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이 고독사하기 전 마지막으로 무엇을 먹었는지도 살폈습니다. 코로나 시대, 팍팍해진 삶이 가난한 사람들의 식탁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들여다봤습니다. 빈곤이 저소득층의 식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고, 이것이 인간으로서 존엄한 식사인지 우리 사회에 물음표를 던지고자 했습니다.
<날 것 그대로의 식탁 사진 129장>
내밀한 식사 내용을 남에게 내보이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례 발굴은 쉽지 않았습니다. 취재팀은 빈곤 단체 관계자들에게 기사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했습니다. 취약계층을 돌보는 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 및 자활센터, 구호단체인 기아대책, 민간 주민 조직인 해피인과 삼양주민연대, 특수청소업체 스위퍼스 등 단체 십여 곳을 접촉해 취재원 소개를 부탁했습니다. 단체나 기관의 소개에만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관악구 옛 고시촌이나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푸드마켓센터처럼 저소득층이 거주하거나 자주 찾는 장소에 가서 직접 취재원을 섭외했습니다.
이렇게 발품을 팔아 기초생활수급자 14명, 조건부 수급자 2명, 차상위 계층 2명 등 25명의 가난한 영양 취약계층을 만났습니다. 20대가 6명, 30대 1명, 40대 3명, 50대 7명, 60대 3명, 70대 이상 5명이었습니다. 각각 대면 혹은 전화로 심층 인터뷰를 1시간 이상씩 진행했고, 필요한 경우 추가로 연락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이들에게 매일 식사할 때마다 휴대전화로 식사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응한 13명에게서 모두 129장 사진을 받았습니다. 끼니뿐 아니라 간식까지 포함해 하루에 먹는 음식 사진 전부를 최대한 받았습니다. 그들이 평소에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됐습니다. 영양소 분석을 실시한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취재팀 요청에 응한 뒤 “이렇게 식사 사진 그대로를 매번 찍어 분석하는 것은 최근 영양학계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조사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속 식사는 단출했고 부실했습니다. 라면, 떡, 빵, 장아찌처럼 변변찮은 음식이 ‘복사+붙여넣기’ 된 것처럼 반복됐습니다. 일주일 14번의 식사 중에 9번을 라면으로 먹었다는 분의 사진을 받고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맹물에 삶은 소면과 설탕만 넣어 만든 ‘설탕국수’를 주식처럼 먹는 분의 사진도 취재팀을 놀라게 했습니다.
<전문 프로그램을 통한 영양분석>
취재팀은 식사 사진을 단순히 전시하듯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수집한 식사 사진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식생활을 영양학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5~7일간 꾸준히 식사 사진을 보내준 6명의 사진 85장을 추렸습니다. 윤지현 서울대 교수에게 이 사진을 보내 ‘영양소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윤 교수는 한국영양학회의 식단영양 분석 유료 프로그램 ‘캔프로’(CAN-Pro)로 식단을 분석했습니다. 프로그램에 사진 속 음식을 일일이 분류해 입력, 10시간 넘게 작업을 수행해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분석 결과 대상자들은 음식에서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소득층 6명의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은 1077㎉로 2019년 성인 하루 평균인 1993㎉의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또 모든 사람이 고기·생선·달걀·콩류군과 과일군의 섭취가 부족하다고 판정됐습니다. 탄수화물의 비율은 1960~70년대 식단처럼 지나치게 높았습니다. 식생활의 질과 다양성이 너무 낮고 절대적 섭취량 자체도 적은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취재팀은 다양성이 낮고 불균형한 식단이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취재원 중에는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 등 지병을 앓고 있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이 없어 안 좋은 음식들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습니다. 소득 및 자산 격차가 식생활과 건강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허픈 밥’으로 인한 고립과 죽음>
취재는 식탁 위 음식과 영양분석에만 국한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 고립과 제한된 식생활이 우울감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밥이 취약계층을 보듬는 연결망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취약계층 취재원들은 공통적으로 고립감을 호소했습니다. 서울 한 반지하방에 사는 84세 할머니는 혼자 집에서 맹물에 밥을 말아 먹을 때면 개밥 같아 ‘허프다’고 했습니다. 사전에 없는 말이지만 ‘허전하고 슬프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다른 독거노인은 무료 도시락을 받으러 오지 않은 이웃의 또래 노인 집에 갔다가 숨져 있는 모습을 발견한 이야기를 취재팀에 들려줬습니다. 그는 “나도 죽으면 복지관 선생님이 가장 먼저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재팀은 특수청소업체를 찾아 고독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 생전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도 취재했습니다. 지난 7월 고독사한 30대 청년의 자취방에서는 즉석밥과 카레, 통조림, 잼이 발견됐습니다. 그가 남긴 음식들로 고인의 마지막 식사를 재구성했습니다.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는 답도 밥에 있었습니다. 일선 복지관에서는 무료 도시락을 받으러 오지 않으면 즉시 사고 여부와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민간 무료급식을 하는 해피인의 박보아 대표도 “밥 먹으면서 관계 형성을 하고 모임도 하면서 고독사를 막는 것”이라며 “띠 두르고 캠페인 한다고 (고독사를)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가 심화시킨 식사 빈곤>
취재 과정에서 코로나19 유행 이후 저소득층의 식사 조건이 더욱 악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기사에 담았습니다. 서울 관악동에서 무료급식을 실시하는 천주교 기반 ‘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의 식사 인원이 코로나 이전 20~30명에서 최근 160명까지 늘어났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무료급식을 도시락으로 대체하면서 포장 용기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지만 상당수 복지관이 이 비용을 3500원 예산 안에서 충당하고 있다는 점도 보여줬습니다. 코로나 이후 식사가 부실해져 체중이 감소했다는 분의 이야기와 “실제로 그런 분들이 적지 않다”는 복지관 관계자의 증언을 전했습니다.
<포토저널리즘의 힘을 강조한 맞춤형 인터랙티브>
가난한 사람들의 식탁을 집중 조명한 이번 시리즈는 글만큼이나 사진이 중요했습니다. 취재원들이 보내온 음식 사진 129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특히 일주일 치 식단 사진을 연속해서 받은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사진부 기자들이 찍은 관악구 옛 고시촌의 무료급식 현장과 독거 중년 남성의 식사하는 모습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기존 지면이나 온라인 기사로는 이들 사진을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인터랙티브 페이지가 우리가 취재한 ‘빈자의 식탁’을 보여줄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부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사내 개발팀과 함께 인터랙티브 페이지를 제작했습니다. 인터랙티브 이외에도 각 플랫폼에 맞게 온라인 기사와 지면 기사를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구성하고 출고했습니다.
‘빈자의 식탁’ 인터랙티브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시리즈 1~2회와 6회의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소셜미디어에서 일부 인플루언서를 비롯한 다수의 이용자가 공유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랙티브 페이지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10만 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랙티브 1회(9.12) 주소: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1.asp
인터랙티브 2회(9.14) 주소: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2.asp
인터랙티브 3회(9.16) 주소: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3.asp
인터랙티브 4회(9.21) 주소: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4.asp
인터랙티브 5회(9.26) 주소: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5.asp
인터랙티브 6회(9.28) 주소: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6.asp
인터랙티브 7회(9.30) 주소: http://www.kmib.co.kr/issue/poortable/story7.asp
취재팀이 보도한 기사는 모두 7회이고, 추가로 에필로그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각 회차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깻잎 오이 어묵… 민정씨 반찬은 바뀌지 않는다 (9월12일 인터랙티브·온라인, 9월13일 지면)
-매일 같은 밥을 먹는 사람들
: 복지관에서 주는 세 가지 반찬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오민정(가명·41)씨, 설탕국수를 일주일에 네 번씩 먹는 남승원(가명·63)씨 등의 사례를 통해 ‘무엇을 먹을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없는 이들의 일상을 그렸습니다. 윤지현 서울대 교수의 저소득층 영양분석 내용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이들의 ‘식사 빈곤’이 질병 확대와 국가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② 건더기 없는 사리면으로 버틴다… “60년대 식단인 줄” (9월14일 인터랙티브·온라인, 9월15일 지면)
-빈곤한 식탁은 질병을 부른다
: 매일 라면 수프에 사리면을 끓여 먹는 최상헌(가명·38)씨와 떡과 빵, 장아찌 등으로만 끼니를 때우는 이오경(가명·59)씨 등 저소득층 6명의 일주일 치 식단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6명의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이 보통 성인의 절반 수준이며, 음식의 질과 다양성도 심각하게 낮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식생활이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을 담았습니다.
③ “반찬 없는 맹물밥, 개밥 같아”… 식사 빈곤의 악순환 (9월16일 인터랙티브·온라인, 9월17일 지면)
-월세·의료비에 밀리는 식비
: 저소득층이 식비에 유난히 적은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줬습니다. 이들의 가계부에서 방값과 병원비, 약값은 식비보다 우선순위에 있었습니다. 매번 음식의 질보다 양을 택하고, 건강을 담보로 싸구려 식자재를 사 먹어야만 하는 현실을 전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식품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쳐 취약계층 식생활을 악화시켰을 것이라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④ 1000원 학식, 3000원 컵밥… 눈물겨운 청춘의 끼니 (9월21일 인터랙티브·온라인, 9월23일 지면)
-가난한 청년의 밥
: 젊음과 건강을 담보로 싸고 질 낮은 음식을 먹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저소득층 가구 청년들은 미래를 위한 학습비와 생활비에 쓰는 지출이 많아 식비를 어떻게든 아껴야 했습니다. 영양 불균형의 새로운 사각지대로 20대 1인 가구가 등장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⑤ 카레와 통조림과 잼… 죽은 자의 마지막 음식 (9월26일 인터랙티브·온라인, 9월27일 지면)
-고독한 죽음, 마지막 식사는
: 고독사한 30대 청년의 자취방에서 발견된 음식으로 마지막 식사를 재구성했습니다. 그가 남긴 음식과 다이어리 등을 통해 고립과 가난으로 힘겨웠을 생전 삶을 전했습니다. 또 아시아문화원의 ‘일인가구·무연고자 부엌 조사 및 스토리텔링’ 보고서를 바탕으로 고독사로 숨지기 전 취약계층들의 음식 소비 실태를 보여줬습니다.
⑥ 줄 서서, 한 끼 3500원… “국회의원도 먹어봤으면” (9월28일 인터랙티브·온라인, 9월29일 지면)
-무법지대의 밥, 무료급식 현실은
: 서울 관악구 대학동에서 저소득층 대상으로 무료 식사지원을 하는 길벗사랑공동체 ‘해피인’의 활동을 취재해 르포 기사로 썼습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봉사하는 무료급식 현장의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⑦ 1000원 늘렸을 뿐인데… 따뜻한 밥 한 끼의 기적 (9월30일 인터랙티브·온라인, 10월1일 지면)
-존엄한 식사의 길
: 코로나19 유행 이후 몸무게가 급격하게 빠진 취약계층의 사례를 통해 빈곤한 식사와 사회 환경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도시락·식단 상담을 제공한 서울시복지재단의 연구를 소개, 밥을 통해 영양·건강·우울감 등을 모두 개선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에필로그, ‘빈자의 식탁’ 읽고 57만원 모아 식품 기부한 청년들 (10월4일 온라인, 10월6일 지면)
: 시리즈 기사가 보도된 이후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당사자들을 돕고 싶다는 연락이 와 실제 도움으로 이어진 사례를 기사로 소개했습니다. 온라인 기사 일부 댓글에 표출된 빈자에 대한 혐오 현상을 짚어보며 빈부 격차 심화로 커지는 불안이 원인이라는 전문가 진단을 담았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약계층 취재원 25명 가운데 실명을 사용한 경우는 1명, 익명을 사용한 경우는 24명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시선을 고려,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을 사용했습니다. 기사에 도움을 준 전문가들은 익명을 원한 영양사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실명으로 표기했습니다. 기사에 사용된 모든 바이라인은 직접 취재한 기자의 바이라인입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최근 수년간 청년의 빈곤한 식생활과 노동자의 밥상을 다룬 기존 보도가 있었지만 저소득층의 식사를 일주일간 끼니별로 파악하고 영양소 분석까지 수행한 기사는 ‘빈자의 식탁’ 시리즈가 처음입니다. 특히 취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매일 먹는 식사 사진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것은 최초의 시도입니다.
인터랙티브 보도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면서 언론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CBS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주말엔 CBS’의 요청으로 취재팀 기자가 9월 18일 이 프로그램 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기사를 소개하고 빈곤 계층의 식생활 문제를 이야기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취재팀과 서면 인터뷰를 하고 10월 6일자 ‘국민일보 첫 인터랙티브 ‘빈자의 식탁’, 기사 읽고 기부한 청년도’ 제목의 기사로 국민일보 시리즈를 조명했습니다.
저소득층 영양 문제에 관심을 가진 타사의 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10월 7일자 기사 ‘영양실조로 사망 작년 345명... 외환 위기 후 최다’와 사설 ‘작년 영양실조 사망 345명, 대한민국서 생긴 일 맞나’에서 코로나19 이후 무료급식이 줄거나 중단된 영향 등으로 영양 문제를 겪고 있는 취약계층이 늘고 있으며 복지망을 손질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빈자의 식탁’ 시리즈는 빈곤 문제의 새로운 측면을 부각시켰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선택의 욕구와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습니다.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믿었던 식사 빈곤 문제에서 더 개선될 점이 많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불리는 만큼 이제는 복지의 질이 그에 걸맞은 수준으로 향상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복지 정책을 설계하는 공무원,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입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지난달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리즈 1회 인터랙티브 기사 링크를 공유하고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사는지 살폈다”며 “슬픈, 그러나 고마운 기사”라고 말했습니다. 2회 기사가 보도된 14일에도 “가난한 사람들은 뭘 먹고 사는지에 대한 탐사보도. 아프지만, 그럴수록 꼭 읽어봐야 할 기사”라고 했습니다.
국회 언론중재법 협의체에 외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필성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문제는 식사 자체보다 ‘메뉴를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의 삶’”이라며 “생각할 거리를 주는 공들인 기사다. 일독을 권한다”고 했습니다. 홍순언 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겸임교수는 “대선을 둘러싼 정쟁의 한가운데서 꼭 읽어봐야 하는 기사”라고 평가했습니다.
취약계층 식품영양 문제를 연구해온 윤지현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만날 토론회하는 것보다 이런 기사가 훨씬 중요하다”고 취재팀에 말했습니다.
빈자의 식탁 시리즈는 현실에서 즉각적 반응도 일으켰습니다. 시리즈 1,2회 보도 직후 기사에 나온 저소득층을 돕고 싶다는 연락이 취재팀에 잇따랐습니다. 한 대학생은 취재팀을 통해 당사자들에게 기부 의사를 밝힌 뒤 인스타그램에서 모금 활동을 벌여 서울 대학동 옛 고시촌에 사는 독거 중장년층에게 식품을 기부했습니다. 이 대학생은 하루 만에 18명에게서 57만원을 모아 즉석밥, 카레 등을 전달했습니다. 주부라고 밝힌 한 여성 독자는 시리즈 1회에서 소개된 40대 여성에게 과일 두 박스를 택배로 보냈습니다. 이 독자는 “5년 전 초복에 먹은 수박이 마지막 과일”이라는 기사 내용을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고 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언론윤리강령기준을 준수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보도 당사자의 반론 신청이나 언론중재위원회 피신청 사항은 없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