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취재착수
① 단독취재(O), ② 단독기획(O), ③ 보도자료 심층기획( ), ④ 제보( ), ⑤ 기타( )
2. 보도제작경위 -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십시오.
지난 7월 전북의 한 정신병원에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를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층에는 근무자들이 4명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성 환자 혼자 있는 병실에 남성 환자가 들어가는 것을 모를 정도로 관리는 허술했습니다. 또 병원은 사건 다음 날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도 취재 전까지 경찰 등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부실한 관리과 은폐 시도 속 정신병을 앓는 피해자는 방치됐습니다. 병원은 여성 환자를 다른 병실로 옮겼을 뿐 성폭력 피해자에게 필요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해당 정신병원에서 성폭행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인터뷰에 응하거나 증거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경찰도 구체적인 정황 없이는 수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아가 끈질기게 물어보는 것만이 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취재 초기 병원은 모든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병원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나 취재진은 “CCTV를 함께 확인해서 성폭행 장면이 없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돌아가겠다.”라며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설전은 1시간 넘게 이어졌고, 결국 병원 책임자는 성폭행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취재에 응했습니다. 이를 통해 모두 6꼭지에 이르는 보도가 시작됐습니다.
KBS전주의 보도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된 경찰은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수사 결과 적극적인 은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 관리자가 성폭행 장면이 담긴 병실 CCTV를 지운 것입니다. 병원 관리자는 ‘CCTV를 고치려다가 실수로 지웠다’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해당 장면만 지운 데다 삭제하려면 확인 단추를 두 차례 눌러야 한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병원 관리자는 증거인멸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이와 함께 남성 환자도 성폭행 혐의로 송치됐습니다. 경찰은 또 병원이 장애인 성폭력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며,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자체에 전달했습니다.
3. 취재 및 보도과정의 특이사항 여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 등 모든 취재원과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해당 지역에는 정신병원이 한 곳뿐이기 때문에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담당 지자체 공무원과의 전화 인터뷰를 익명으로 음성 변조해 보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도 소속과 이름을 정확히 밝히고 인터뷰 의사를 물어본 뒤에 진행했습니다. 또 모든 취재는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직접 진행했으며, 보도 대상인 해당 병원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수차례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4. 타 매체 선행보도 여부 및 타 매체의 반향
사실상 은폐가 이뤄졌던 이번 사건은 KBS전주의 최초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경찰도 보도를 통해 사건을 알게 됐을 만큼 선행보도는 없었습니다. 또 경찰 수사로 병원의 적극적 은폐가 드러난 점을 보도한 뒤에는 후속 기사가 30건 가까이 나왔습니다.
-전북 정신병원 입원 환자가 여환자 성폭행…병원은 은폐 정황(연합뉴스/2021.09.15.)
(https://www.yna.co.kr/view/AKR20210915098700055)
-입원 환자가 여성 환자 성폭행…병원은 CCTV 삭제(뉴시스/2021.09.15.)
(https://newsis.com/view/?id=NISX20210915_0001585016&cID=10808&pID=10800)
-정신병원에서 여성환자 성폭행한 50대…CCTV 영상 삭제한 병원 (뉴스1/2021.09.15.)
(https://www.news1.kr/articles/?4435812)
-정신병원서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성폭행...병원은 증거인멸 시도(서울신문/2021.09.15.)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915500105&wlog_tag3=naver)
-정신병원 여환자 성폭행한 환자…병원 CCTV 삭제한 정황도(노컷뉴스/2021.09.15.)
(https://www.nocutnews.co.kr/news/5625832)
하지만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심층적으로 정신병원 안에서 성폭력을 은폐하기 쉬운 법적, 구조적 문제점을 다루고 제안까지 제시한 곳은 KBS전주가 유일합니다.
5. 사회에 끼친 영향
이번 보도를 통해 가장 크게 공론화한 내용은 ‘의료기관 내 성폭력에 대한 의료진의 신고 의무’입니다. 해당 병원은 성폭행 사실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습니다. 관련 법 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의료진은 19살 미만 청소년과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서만 신고 의무가 부과돼 있습니다. 이번 사례처럼 성인, 비장애인 환자에 대해서는 신고 의무가 없습니다. 경찰이 정신병을 앓는 여성 환자를 장애인으로 봐 지자체에 과태료 부과를 통보했지만, 지자체는 등록 장애인이 아니라며 두 달 넘게 조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이 병원 내 성폭력 은폐를 바라만 본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20만 회 이상 조회한 해당 뉴스 댓글 가운데는 법의 사각지대를 비판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했습니다. 후속 보도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을 취재했습니다.
그 결과 국회 보건복지위원인 정춘숙 국회의원이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성폭력방지법에 의료기관 내 성폭력에 대한 의료진의 신고 의무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신고하지 않으면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조항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정 의원은 이미 청소년 등에 대한 의료진 신고 의무가 있는 만큼 큰 이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담아 추가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법이 만능은 아니지만 숨겨진 피해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6. 자체평가 및 소속사확인여부
이번 보도는 ‘성범죄’를 다루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기자협회와 인권위가 정한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 기준’ 등 관련 윤리규정을 지키려 했습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 피해자의 나이, 구체적인 사건 발생일, 병원 이름 등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나아가 해당 지역에 정신병원은 한 곳뿐이기 때문에 소재지 기초 지방자치단체 이름도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또 자극적인 표현을 배제하고 최대한 사실적인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영상에서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가리거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영상취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피해자에 대한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삽화나 재연도 넣지 않았습니다.
후속 보도를 이어가면서도 단순히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최대한 구조적 문제점과 재발 방지 대책을 찾으려 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의료진 신고 의무 법률 미비 외에도 행정입원 환자에 대한 지자체의 무책임함을 보도했습니다. 또 전문가 등을 만나 해결책과 과제를 방송했습니다.
7. 기타 고려사항
외부 지원은 전혀 없습니다. 두 달여에 걸쳐 모두 6꼭지를 보도하는 동안 해당 병원을 포함해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해당 병원뿐만 아니라 경찰과 지자체, 보건복지부 등 정부 기관과 전문가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거듭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회차 심사평
제373회 전체 총평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은 총 10개부문 67편이 출품돼 이 가운데 6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편이 응모한 취재보도1 부문에서는 CBS의 <화천대유, 곽상도 의원 아들에 퇴직금 50억 지급> 보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첫 보도해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화천대유 특혜 의혹의 일부 실체를 드러냄으로써 ‘정치권 게이트’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고,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창성과 시의성, 영향력 모두 돋보였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10편의 출품작 중 KBS의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독점 문제를 타 매체 보다 앞서 심층적으로 보도했고, 대리기사 등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파헤쳐 호평을 받았다.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해 제도개선의 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출품작 16개 가운데 한국일보의 <건설 노조 갑질, 철거가 필요하다>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타워크레인 노조, 건설기계 노조 등의 불법행태와 이권 다툼, 노조원에 대한 횡포 등의 문제를 신랄하게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 다수로부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동안 파편적으로 보도됐던 건설 노조의 갑질 문제를 완결적으로 지적한 것이 돋보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손해까지 감수하라니”…코로나 전담병원 취소 요청> 보도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상금 삭감과 의료진 인건비 지원 중단 조치를 기사화함으로써 당국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았다. 코로나19 방역 피해를 감당해온 지역병원이 처한 억울한 상황을 토대로 취재를 확장하며 이슈를 전국화한 기자의 노력이 심사위원회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보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역 경제보도부문에서는 KBS제주의 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제주 LPG업계의 오랜 독과점 구조를 끈질기게 파헤쳐 의혹을 제기했고 지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이끌어냄으로써 지역 언론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KBS춘천의 <기상장비(AWS) 난립과 부실관리 실태> 보도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공공기관의 기상장비 중복 설치라는 문제를 지적해 주제의 참신성이 돋보였다. 강원도 지역 전수조사,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AWS 지도를 제작하는 등 기자들이 발품을 많이 판 취재라는 점에서 격려할 가치가 크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고 진실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